102세·97세 美 유대인 노부부, 마침내 이스라엘로 '알리야(이민)' 결심
샌디와 로잘리 골드스타인(Sandy and Rosalie Goldstein) 부부에게 이스라엘로의 이주는 수년간 미뤄왔던 결정이었다. 그러나 2023년, 각각 102세와 97세의 나이에 이 유대계 미국인 부부는 마침내 뉴저지주 잉글우드에 있던 오랜 보금자리를 떠나 이스라엘 해안 도시 네타냐에서 새로운 인생의 장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현재 샌디는 다음 주 105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으며, 로잘리는 오는 1월 101세가 된다. 오는 9월 두 사람은 결혼 79주년을 맞이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미국에서 평생을 보낸 후에도 유대인 국가로 이주하기에 결코 늦은 때란 없음을 증명하는 특별한 알리야(이스라엘 이주) 사례로 꼽힌다.
샌디는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미국 태평양 함대 공습을 기억할 만큼 고령이다.
그는 "진주만 공습 직후 매일 워싱턴에서 나를 필요로 한다는 전보를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워싱턴의 전쟁부(War Department)에서 1년 동안 근무한 뒤 뉴욕으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1947년 추수감사절 저녁 식사 자리에서 처음 만났다.
로잘리는 "친구에게 '여기 있는 남자들이 다 작아서 제일 키 큰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했는데, 마침 샌디가 친구들과 함께 와서 제일 키 큰 여성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샌디는 브루클린 출신의 로잘리 아론(Rosalie Aron)을 지역 회당의 댄스파티에 초대했다. 두 사람은 1948년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과 딸 하나를 두었다.
초기에는 종교적 계율을 엄격히 지키지 않았던 샌디는 점차 유대인 공동체와 유대인 관련 활동에 깊이 관여하게 되었으며, 소련 내 유대인 지원 운동과 동유럽 공산권 국가 유대인들의 이스라엘 이주를 돕는 활동에도 참여했다.
이후 딸 리사(Risa)가 종교적 삶을 살게 되면서 부모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리사는 이스라엘의 종교 교육기관(세미너리)에서 1년간 수학했다. 부모는 그곳으로 딸을 방문했고, 이 여행을 통해 유대인 국가와의 유대감이 한층 깊어졌다.
리사는 1995년 이스라엘로 처음 이주한 뒤 2008년 다시 알리야를 단행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샌디와 로잘리는 딸이 있는 이스라엘로의 합류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로잘리는 "이전에는 항상 우리를 가로막는 무언가가 있었지만,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생각했을 때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2023년 네타냐에 정착한 리사는 부모의 이사 짐 싸기를 돕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부부가 이스라엘에 도착했을 때 새로운 이웃들은 축하 행사로 이들을 맞이했다.
로잘리는 "이웃들이 노래하고 춤추며 성대한 파티를 열어주었는데, 나는 그들을 알지도 못했고 그들도 나를 알지 못했다. 그 환대에 정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번 이주를 통해 부부는 5명의 손주와 13명의 증손주를 포함한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노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연세에 다른 나라로 이주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인정한다.
로잘리는 "97세와 102세에 이주하는 것은 거대한 도전이었다"며 "사실 익숙한 환경에 안주하느라 오랫동안 알리야를 미뤘지만, 절실함이 우리 인생 최고의 결정을 내리도록 이끌었다. 그 한 걸음을 내딛지 않았다면 13명의 증손주를 포함한 대가족에게 둘러싸이는 믿기 힘든 기쁨을 놓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부는 이후 딸 리사의 재혼과 증손자의 할례식 등 수많은 가족 행사에 함께 참여했다.
로잘리는 "정말 놀랍다"며 "대부분의 증손주를 잘 알지 못했는데, 이제는 아이들이 다가와 뽀뽀하고 안아주며 '보고 싶었어요'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는 다행히 아이들 모두 영어를 할 줄 안다고 덧붙였다.
히브리어가 서툰 샌디는 영어로 성경을 여러 차례 완독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땅을 유대 민족에게 약속하셨다는 점을 강조하며 "모든 사람이 성경을 주의 깊게 읽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경의 첫 부분에서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이스라엘로 가라고 명하시며 그 땅 전부가 너의 것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전부'라는 사실이다. 82%도 아니고, 여기저기 일부가 아니라 그 전부를 주신 것이다. 그리고 이삭과 야곱에게도 같은 메시지를 전하셨다"고 강조했다.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 이스라엘 건국, 그리고 10월 7일의 기습 공격을 모두 겪은 로잘리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과 남편은 이주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잘리는 "때로는 두려울 때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다른 선택지보다 낫다. 다른 선택지는 미국에 남는 것이었다. 미국에서는 반유대주의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이곳에는 우리를 위해 싸워주는 군인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샌디는 평화를 확보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PLO를 궤멸시켜야 한다고 믿는다.
그는 "지금은 완전한 승리가 필요한 때이며,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살아남기를 기도하고 바라기만 해서는 안 된다. 먼저 싸워야 하고, 그다음에 기도해야 한다."
샌디는 후손들과 알리야를 고민하는 다른 유대인들을 향한 조언으로 말을 맺었다.
샌디는 "절대 포기하지 말라"며 "높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향해 노력하라. 교사가 필요하면 교사를 구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도움을 받으라. 끝까지 인내하라"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