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美에 "현 이스라엘 정부 체제에선 하마스 무장해제 진전 불가" 입장 전달
이집트 고위 당국자들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 측에 이스라엘 현 정부 체제에서는 하마스 무장 해제 작업이 진전을 이룰 수 없으며, 오는 10월 27일 치러질 이스라엘 총선 이후 차기 내각이 구성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Ynet)이 보도했다.
이집트 당국자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내각의 강경 정책이 오히려 하마스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평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이자 특사인 재러드 쿠슈너가 포함된 미국 대표단과의 이집트 현지 회담에서 전달됐다.
이집트 정부의 이러한 입장은 주요 아랍 국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 이행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가운데 나왔다.
쿠슈너 특사는 17일 예루살렘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 틀(프레임워크)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위원장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주요 인사들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의제로는 가자지구 재건과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 철수 문제가 다뤄졌다. 회담 이후 쿠슈너 특사와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가 선행되지 않는 한 가자지구 재건과 군 철수는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하며 가자 전쟁을 촉발한 테러 단체 하마스는 지금까지 무장 해제 요구를 거부해 왔다.
이와 관련해 주요 이슬람권 국가들은 외교적 진전이 없는 책임을 이스라엘에 돌리고 있다. 쿠슈너-네타냐후 회담 전날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카타르, 요르단 등은 공동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및 팔레스타인 영토 내 평화 정착 노력을 지연시킨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국가는 가자 평화안을 거부하는 행위가 전쟁을 끝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주 평화위원회가 제시한 15개 항목의 종전 제안을 공식 거부했다. 그는 특히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 철수를 요구하는 조항에 강하게 반발하며, 하마스의 완전한 무장 해제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무장 해제되기 전까지 이스라엘군은 어떠한 철수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마스의 무장 해제란 중화기와 경화기를 포함한 모든 무기의 포기를 의미하며, 이는 형식적인 해제가 아닌 실질적인 무장 해제를 뜻한다"고 강조했다.
쿠슈너 특사는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기 전 이집트에서 하마스 고위 지도부와도 비공개 접촉을 가졌다. 사우디 매체 알아라비야(Al Arabiya)는 소식통을 인용해 쿠슈너 특사와 믈라데노프 위원장이 자체 보관소에 무기를 보관하겠다는 하마스 측의 역제안을 일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가자 재건이나 이스라엘군 철수가 이뤄지기 전에 하마스가 무기를 완전히 넘기고 군사 인프라를 해체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쿠슈너 특사는 하마스 지도부에 조직의 모든 무기가 가자지구 밖으로 반출되어야 하며, 영내에 어떠한 형태로도 보관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발언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만약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하마스 조직원이 가자지구 내에 무기를 보관할 수 있도록 허용될 수도 있다는 기존 일부 관측을 뒤집는 내용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무기 보관 제안을 거부하며, 하마스의 손이 닿지 않도록 모든 무기를 가자지구 외부로 완전히 반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