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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랍비 회의, ‘증오의 인프라’ 뿌리뽑을 7대 대응책 전격 발표

 
2026년 9월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 랍비 회의(Conference of European Rabbis). (사진: 유럽 랍비 회의 페이스북)

유럽랍비회의(CER)는 금요일 브뤼셀에서 7개 항으로 구성된 행동 강령을 발표하고, 유럽 각국 정부와 종교 지도자, 그리고 시민 당국을 향해 단순히 유대인 시설을 경비하는 수준을 넘어 대륙 전역에서 점점 더 폭력화되고 있는 유대인 혐오를 부추기는 네트워크와 급진주의 세력에 맞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폭력적 혐오 종식을 위한 호소(A Call to End the Violent Hatred)'라는 제목의 이 강령은 극단주의적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감독과 교육을 강화하는 동시에 테러 단체에 대한 해외 자금 지원, 극단주의 네트워크, 종교적 급진화, 그리고 혐오 행진 문제를 정면으로 다룰 것을 유럽 당국에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핀하스 골트슈미트(Pinchas Goldschmidt) CER 총재 겸 수석 랍비는 유럽 지도자들을 향해 대륙 내에 집요하게 뿌리내린 이른바 '혐오의 인프라(infrastructure of hatred)'에 대해 경고했다. 서유럽 전역의 유대인 기관과 시나고그(유대교 회당)는 수년 동안 무장 경비원과 물리적 방벽을 통해 보호받아 왔으나, 골트슈미트 총재는 단순한 물리적 보안 조치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골트슈미트 총재는 쥬이시 크로니클(Jewish Chronicle)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개별적인 고립 사건의 연속이 아니다. 극단주의 조직, 해외 자금 지원, 급진적 기관, 그리고 디지털 환경 위에 세워진 조직적인 '혐오의 인프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럽의 대응이 또 다른 심각한 우려 표명에 그쳐서는 안 되며, 더 높은 담장을 쌓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도 없다"며 "현재 유럽의 거의 모든 유대인 학교와 회당은 경비 인력, 철제 방벽, 콘크리트 바리케이드 뒤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골트슈미트 총재는 "오늘날 경고는 피와 불로 쓰여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호소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학살 참사 이후 유럽 전역에서 반유대주의 및 반이스라엘 사건이 급증한 가운데 나왔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유대인 공동체에 대한 위협이 극에 달해 일반 경찰력만으로는 유대인 시설을 방어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에 이르렀다.

벨기에 당국은 지난 3월 자국 내 유대인 시설 경비를 위해 군 병력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테오 프랑켄(Theo Francken) 벨기에 국방장관은 "모든 시민의 안전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며 "반유대주의와 유대인을 향한 증오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안보 우려는 유럽 전역에서 발생한 일련의 폭력 공격으로 현실화되었다. 지난 3월 대규모 유대인 인구가 거주하는 런던 골더스 그린(Golders Green) 지역에서 반유대주의 방화 테러로 유대인 공동체 구급차 4대가 불에 탔으며, 런던 경찰은 이후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올해 초 벨기에 리에주(Liège)의 한 시나고그가 폭발물 공격의 표적이 되었고, 같은 시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유대인 학교를 겨냥한 반유대주의 방화 등 일련의 공격들이 잇따랐다.

2025년 10월에는 욤 키푸르(속죄일) 기도 예배 중 영국 맨체스터의 한 시나고그에서 시리아 출신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유대인 2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CER의 강령은 유럽 당국이 유럽 전역에서 자행되는 테러 해외 자금 조달, 극단주의 네트워크, 그리고 혐오 행진에 맞선 대응 노력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CER은 특히 유럽과 서방 전역에서 유대인, 이스라엘인, 정치적 반체제 인사들을 상대로 테러 공격을 자행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이란 정권의 정예 부대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테헤란 정권은 대륙 전역에서 범죄 조직망을 동원해 유대인을 표적 공격해 온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한 강령은 유럽 각국이 외국 태생 종교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민주주의적 권리와 책무를 포함한 유럽의 핵심 가치에 대한 자격 검증과 교육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증오나 테러를 조장하는 종교 지도자에 대한 비자 및 활동 허가 발급을 거부하고, 극단주의 단체로 자금이 흘러 들어가는 경로를 원천 차단할 것을 당국에 요구했다.

이와 함께 종교 기관에 대한 감독 강화, 극단주의 폭력을 식별하고 예방하기 위한 지역사회 공직자 교육, 그리고 공공장소에서 유대인 및 타 집단을 겨냥한 증오 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 적용을 제안했다.

지난 2월 이스라엘 디아스포라부 및 반유대주의 퇴치부는 보고서를 통해 무슬림 형제단 연계 네트워크가 유럽 전역에서 혐오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