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네타냐후 체포영장 청구… 이스라엘은 에르도안 향해 '반유대주의 독재자' 맹비난
튀르키예는 가자 전쟁에서 벌어진 '제노사이드(집단학살)' 혐의와 관련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국제 체포영장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아킨 귀를렉(Akin Gurlek) 튀르키예 법무장관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앙카라 당국이 네타냐후 총리와 또 다른 '용의자'에 대해 '인도에 반한 죄' 및 '집단학살'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이들에 대한 국제적 수배를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Red Notice)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귀를렉 장관은 "국제 차원의 적색수배서 발부를 위해 내무부에 요청서를 제출했으며, 관련 서류는 외무부로 전달되었다"고 적었다.
이번 조치는 올해 초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선단을 이스라엘이 나포한 사건에 대한 튀르키예의 수사에서 비롯되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 사이에 고의로 숨어 활동하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테러 단체 하마스에 맞서 합법적인 자위권 차원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튀르키예의 고발과 가자지구 내 '집단학살'이라는 광범위한 혐의를 일축해 왔다.
예루살렘의 네타냐후 총리실(PMO)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반유대주의 독재자"라고 맞받아치며 대응했고, 이는 이미 경색된 양국 관계가 새로운 최저점으로 치닫는 계기가 되었다.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에르도안은 쿠르드족을 학살하고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을 비호하며 키프로스의 절반을 점령하고 자신에게 반대하는 언론인과 정치인들을 기록적으로 투옥한 반유대주의 독재자"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제 이스라엘에 대한 침략을 시리아로까지 확대하려 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리실은 또한 "중동 유일의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인 이스라엘의 지도자들과 군인들을 위협하려는 에르도안의 한심한 시도는 결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갈등의 격화는 이스라엘 공군이 시리아의 아부 알두후르 공군기지를 폭격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일어났다. 이스라엘은 튀르키예가 시리아 내 군사적 주둔을 확대하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했으며, 이를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시리아에 추가 병력을 배치할 의도가 없다고 부인했으나 아흐메드 알샤라(Ahmed al-Sharaa) 시리아 대통령 정권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왔다.
공습 이후 이스라엘은 튀르키예를 향해 시리아 내에서 벌이는 이른바 "위험한 모험주의"에 대해 경고했다. 이스라엘 카츠(Israel Katz)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에르도안이 "튀르키예를 시리아 내 위험한 모험으로 끌고 가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어떠한 행위자도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츠 장관은 "자신을 방어하려는 이스라엘의 결의를 시험하려 들기보다는 튀르키예 의회에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공허하고 비현실적인 연설이나 계속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튀르키예 국방부는 시리아의 군사 역량 개발 노력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맞받아쳤다.
튀르키예 국방부는 "이스라엘이 이러한 무모한 공격을 중단하고 국제법의 요구 사항을 준수하는 것이 시리아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시리아 공군기지 폭격 전 튀르키예에 사전 경고를 보냈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9일 "우리는 튀르키예에 '멈추라(Don't)'고 분명히 밝혔다"며 "그들이 메시지를 제대로 듣지 못한 것으로 보여,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튀르키예는 1,200명이 살해되고 251명이 인질로 잡힌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주도의 학살 이후 이스라엘을 가장 강력하게 비판하는 국가 중 하나로 부상했다. 하마스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튀르키예 정부는 이스라엘 민간인을 상대로 자행된 잔학 행위를 규탄하기를 거듭 거부해 왔다.
지난달 하칸 피단(Hakan Fidan)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을 "인류가 감당할 수 없는 짐"이라고 표현하며 단순한 비판을 넘어 반유대주의적 선을 넘기도 했다.
2024년 3월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하마스를 테러 단체로 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마스가 테러 조직이라는 점을 부인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를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에 거듭 비유하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한 이스라엘 침공을 위협한 바 있다. 2024년 7월 그는 당 연설에서 튀르키예가 과거 리비아와 나고르노카라바흐에 들어갔던 것처럼 이스라엘에도 "들어갈 수 있다"며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