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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된 이스라엘 인질의 어머니, 유엔서 테러 희생자 대변… "파괴적 세력 배척하라" 전 세계에 호소

 
2026년 8월 21일, '유엔 국제 테러 희생자 추모 및 연대의 날' 행사에서 영상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레이첼 골드버그-폴린(Rachel Goldberg-Polin). (사진: 영상 캡처 / 레이첼 골드버그-폴린 제공)

2023년 10월 7일 피살된 인질 허쉬 골드버그-폴린(Hersh Goldberg-Polin)의 어머니 레이첼 골드버그-폴린(Rachel Goldberg-Polin)이 21일 매년 열리는 '세계 테러 희생자 추모 및 헌정의 날'을 맞아 유엔에서 중동 지역 테러 희생자들을 대표해 연설했다.

유엔총회는 "테러 희생자와 생존자들을 기리고 지원하며, 그들의 인권과 기본적 자유의 완전한 향유를 증진하고 보호하기 위해" 2017년 이 기념일을 제정했다.

레이첼은 사전 녹화된 영상 메시지에서 "제 이름은 레이첼이며, 저는 언제나 허쉬 골드버그-폴린의 어머니일 것입니다"라고 운을 뗐다.

레이첼은 "제 아들은 근거리에서 처형당했고 330일 만에 제게 돌아왔습니다"라며 "먼 옛날 9개월 동안 내 몸에 품었던 그 몸, 내가 사랑하고 바라보았던 그 몸과 영혼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허쉬는 언제나 저의 유일한 아들일 것이며, 허쉬는 언제나 저의 맏이일 것이고, 허쉬는 영원히 스물세 살일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였던 그의 아들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 기습 침공 당시 노바 음악 축제에서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됐다. 이후 하마스는 억류 중이던 허쉬를 다른 5명의 인질과 함께 살해했다. 2024년 9월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의 한 하마스 터널에서 이들의 시신을 수습했다. 허쉬의 유해는 가족에게 인도되어 수천 명의 이스라엘인이 참석한 가운데 예루살렘에서 장례식이 치러졌다.

고통스러운 개인적 경험을 전한 레이첼은 1932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주고받은 서신을 언급하며 인류 역사에 만연한 갈등 문제를 다뤘다. 그는 "프로이트는 우리 대다수가 이러한 실존 방식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적극적인 갈등을 지속한다고 설명합니다"라며 "문명은 전쟁을 향한 우리의 타고난 성향을 끊임없이 억제하는 도전에 맞설 것인지, 아니면 이기적인 욕망의 노예가 되어 굴복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이트가 본질적으로 말하고자 한 것은, 어떤 갈등에서든 상대방을 파괴하려는 동기가 완전히 동일한 사람들이 양측 모두에 존재하며, 따라서 역설적으로 대립하는 양측의 파괴적 세력은 자신들이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바로 그 사람들보다 서로 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레이첼은 전쟁의 희생자들은 "희망과 삶, 그리고 사랑"에 의해 움직인다고 덧붙였다.

레이첼은 인류를 향해 "옳은 일을 행할 수 있는 지혜와 힘, 용기"에 기초한 선택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그는 "선택은 어렵지만, 그 선택은 우리의 몫입니다"라며 "우리는 절벽을 향해 스스로 행진하면서도 쉬운 길을 택해 맹목적으로 따를 것입니까? 아니면 우리 앞에 놓인 가장 숭고한 도전과 목표에 부응하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할 것입니까?"라고 반문했다.

대니 다논(Danny Danon)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레이첼의 발언을 높이 평가하며 이스라엘 유엔 대표부가 "이스라엘의 테러 희생자들이 유엔에서 마땅한 인정을 받고 그들의 이야기가 결코 잊히지 않도록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레이첼과 그의 남편 존 폴린(Jon Polin)은 생존해 있는 모든 인질의 석방과 하마스 억류 중 살해된 이들의 유해 송환을 촉구하는 운동에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목소리가 되었다.

올해 초 레이첼은 아들 허쉬의 납치와 살해 이후 가족이 겪은 고통과 상실을 다룬 회고록 "다시 만날 때까지(When We See You Again)"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