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내 기독교인 단 541명 남아… 지도자들 "불확실한 미래" 우려 표명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직후, 가자지구에 약 1,000명의 기독교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긴급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오늘날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청에 따르면 남아 있는 기독교인은 단 541명에 불과해, 공동체로서의 미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라틴 총대주교청 개발국장인 조지 아크루시(George Akroush)는 지난 8월 21일 이번 사태와 관련한 공개 서한을 발표하고,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 영토의 기독교인들을 지원해 줄 것을 호소했다.
아크루시 국장은 전쟁 중 많은 기독교인이 목숨을 잃었고 일부는 피난길에 올랐다고 적었다. 그럼에도 남아 있는 이들 중 다수는 자신들이 자란 이 땅에 머물러야 한다는 강한 소명을 느끼고 있으며, 단순히 "기독교가 시작된 땅에서 존엄하게 살아가고, 일하며, 자녀를 키우고, 신앙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구하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지난 5월, 가자지구에서 자란 복음주의 팔레스타인인 칼릴 사예그(Khalil Sayegh)는 상황이 "매우 비참하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사예그는 올 이스라엘 뉴스(ALL ISRAEL NEWS)에 "가자에 남아 있는 기독교인은 600명도 채 되지 않는다. 이전에는 1,500명에 달했다. 떠날 수 있었던 사람들은 이미 지난 5월에 모두 떠났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의 기독교 공동체는 방공호나 정상적인 의료 서비스, 생필품조차 없는 상태에서 전쟁의 공포에 직면해 있을 뿐만 아니라, 서안지구의 기독교인들과 마찬가지로 종교적 박해로 인해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2007년 가자시티에서 성서공회 지부장 라미 아야드(Rami Ayyad)가 살해된 이후 많은 이들이 가자지구를 떠났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현재 베들레헴에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다.
이집트 검문소를 통과하는 과정과 현장의 위험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인해 가자에 남아 있는 기독교인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는 데 상당한 난관이 따랐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마주해야 할 도전 과제 역시 막대해 보인다.
아크루시 국장에 따르면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과 함께 가자의 기독교인들은 전국 평균의 약 두 배에 달하는 54%의 실업률에 직면해 있다. 이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은 고향에 머물기를 원하는 일부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조차 떠나도록 내몰고 있다.
이스라엘 어린이들이 학교로 돌아가는 시점에 아크루시 국장은 이 지역의 다른 가정들이 겪는 설렘과 기대감, 그리고 가자지구 기독교 가정들이 겪는 "압도적인 불안감" 사이의 극명한 대비를 강조했다. 그러나 다음 세대가 번영하기 위해 교육은 필수적이다.
인도주의적 위기로 인해 수천 명의 가자지구 어린이들이 교육을 중단해야 했다. 라틴 총대주교청의 "백투스쿨(Back-to-School)" 이니셔티브는 교육 관련 비용을 지원하고 아이들이 학습을 지속하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교육 위기를 완화하고 가자지구 어린이들을 돌보기 위한 또 다른 이니셔티브는 이스라엘 비영리 단체인 나탄(NATAN Worldwide Disaster Relief)으로, 이들은 파트너 기관인 가자 어린이 마을(Gaza Children Village)을 통해 수만 명의 어린이들에게 의료 및 교육을 제공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나탄의 앨리스 밀러(Alice Miller) 대표는 올 이스라엘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은 아침에 아카데미로 온다. 혐오 없는 교육을 받고, 월드 센트럴 키친(World Central Kitchen)으로부터 따뜻한 식사를 제공받으며, 나탄 재난구호팀으로부터 의료 치료를 받는다"며, 이 모든 과정이 이스라엘 국방부 민간협조관(COGAT)의 승인 하에 진행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치들이 떠나고자 하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아크루시 국장은 "청년이 대학이나 직업 훈련을 마치고도 취업 전망을 찾지 못할 때, 이민은 피하기 어려운 선택이 될 수 있다. 조상의 땅을 떠난다는 것은 집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의 일부, 즉 자신이 물려받고 증언하도록 부름받은 이야기와 어떤 의미에서는 자신의 소명을 뒤로하고 떠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다른 대안 없이 갇혀 있다고 느낀다"며 "이 고통스러운 현실은 한 세대 전체가 자신의 미래가 다른 곳에 있다고 믿기 시작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라는 깊은 질문을 던진다"고 덧붙였다.
가자지구의 기독교인들이 엄청난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생계를 관광 산업에 의존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영토 내 기독교인들 역시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에 짓눌려 있다.
아크루시 국장은 "수 세대에 걸쳐 기독교 공예가, 호텔 노동자, 상인, 여행 가이드, 운전기사, 식당 주인들은 성지를 찾는 순례자들에게 의존해 왔다. 관광 산업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수많은 이들의 생계 수단이 거의 하룻밤 사이에 사라져 버렸다"고 역설했다.
그는 "기독교인이 없는 성지"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전 세계 신자들이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지만, 서한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영토에 거주하는 수많은 다른 복음주의 신자들의 존재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영국 성공회의 총회(General Synod) 결의와 유사하게, 아크루시 국장은 수만 명에 달하는 이스라엘 내 아랍계 복음주의 신자들과 메시아닉 쥬(예수 믿는 유대인)의 존재를 완전히 지워버림으로써, 성지에 예수를 따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엄연한 사실을 간과했다.
기독교의 발상지가 '산 돌(Living stones)'이 없는 고고학적 유적지의 텅 빈 박물관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그의 우려는 다소 기우일 수 있으나, 현재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 특히 가자지구의 기독교인들에게 역사와 정체성, 신앙의 위기가 닥쳐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크루시 국장은 "이 참상 속에서도 어떤 이들은 남아 있기를 선택한다. 그들은 끊임없이 기도한다. 서로를 돌본다. 그리고 견뎌낸다. 그들이 그곳에 존재하는 것 자체가 매일매일의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