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가 '이스라엘 집단학살(제노사이드)' 주장의 배후는 기존 BDS 반이스라엘 운동"…연구 보고서 발표
26일 발표된 새로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제기된 대이스라엘 집단학살(제노사이드) 비난은 기존에 반이스라엘 '보이콧·투자철회·제재(BDS)' 운동을 지지해 온 학자들에게 압도적으로 집중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옹호가 학문적 권위를 획득할 때: 미국 캠퍼스에서의 BDS와 집단학살 비난(When Political Advocacy Acquires Academic Authority: BDS and the Genocide Accusation on US Campuses)"이라는 제목의 이 연구는 2024~2025 학년도 동안 미국 내 51개 대학 캠퍼스에서 개최된 278건의 학술 행사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BDS 활동 이력이 있는 연사가 참여한 행사는 그렇지 않은 연사가 참여한 행사에 비해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할 가능성이 무려 40배나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연구는 미국 교육기관 내 반유대주의를 조사·기록하고 이에 맞서 싸우는 비영리 단체인 암차 이니셔티브(AMCHA Initiative)가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이미 이스라엘의 고립을 주장해 온 학자들이 10월 7일 이후 대학 캠퍼스에서 점점 더 확산된 집단학살 비난에 학문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10월 7일 이전의 BDS 지지 활동과 집단학살 비난 사이의 강력한 연관성이 "단순히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 관한 학문적 논의에서 광범위하게 공유되는 특징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오히려 이러한 비난의 사용은 10월 7일 사태 이전부터 이스라엘에 대한 행동에 나설 것을 약속했던 연사들에게 압도적으로 집중되어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분석된 278건의 행사 중 93건은 10월 7일 공격 이전에 이미 BDS 담론을 수용한 연사들이 참여한 행사였다. 연구진은 소셜 미디어 게시물, 이스라엘 보이콧 촉구, 친(親)BDS 저술 활동, BDS 청원 서명 등을 통해 과거 BDS 지지 여부를 식별했다.
BDS 성향 연사가 참여한 행사 중 85%는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는 비난을 포함한 반면, BDS 연사가 참여하지 않은 행사에서는 단 2%만이 해당 비난을 포함했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BDS를 옹호하는 연사가 참여한 행사는 반이스라엘 운동을 지지하는 학과장이나 기관장이 이끄는 학술 부서의 후원을 받을 가능성이 9배 더 높았다. 이러한 학과장 및 기관장들은 BDS 연사가 참여한 행사의 56%와 연관되어 있었던 반면, BDS 연사가 참여하지 않은 행사에서는 그 비율이 6%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지상 작전을 개시하기 전부터 이미 이스라엘을 겨냥한 집단학살 비난이 제기되고 있었다는 점도 밝혀냈다.
일례로 보고서는 2023년 10월 20일 6개 대학의 중동학 연구과가 공동 주최한 "가자 인 컨텍스트(Gaza in Context)" 온라인 행사를 기록했다. 이 행사 동안 연사들은 "명백한 집단학살 전쟁", "집단학살 의도", "집단학살 기계", "실시간으로 목격되는 집단학살의 현실"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지상 작전을 공식 개시한 시점은 2023년 10월 28일이었다.
해당 행사에 참여한 대학은 조지타운 대학교, 조지메이슨 대학교, 럿거스 대학교, 하버드 대학교, 브라운 대학교, 시카고 대학교였다.
보고서는 집단학살 비난의 핵심 목표가 이스라엘을 악마화하고 이 나라와의 모든 교류를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드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 결과는 학술 프로그램에서의 집단학살 비난과 이스라엘을 보이콧하고 고립시키려는 기존의 정치적 노력 사이에 깊은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관계는 집단학살 비난이 BDS 운동 내에서 '관계 정상화 반대(anti-normalization)'의 한 형태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고서는 집단학살 비난이 친이스라엘 성향의 학생들에게도 위해를 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의 생존권과 자위권을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마치 "엄청난 도덕적 범죄"를 옹호하는 것처럼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집단학살 비난 문구가 포함된 홍보물의 96%는 친BDS 성향의 학과장이 이끄는 학술 부서의 후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차 이니셔티브 연구진은 "특정 국가가 집단학살을 저지르고 있다고 규정하는 것은 단순히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차원을 넘어선다"며 "그 국가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행위 자체를 거대한 도덕적 악에 잠재적으로 공모하는 것으로 치부하게 만든다"고 명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0월 7일 이후 미국 대학 캠퍼스 전반에서 고조된 반유대주의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 속에서 나왔다. 2023년 11월 전염네트워크연구소(NCRI)의 연구에 따르면,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증가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로부터의 비공개 기부금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이 존재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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