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수녀 공격한 남성, '정신 질환' 사유로 무죄 선고
판사, 가해자에 '6년 정신과 치료 감호' 명령
예루살렘 법원 판사는 26일 지난 4월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프랑스인 수녀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유대인 남성에 대해 정신질환을 이유로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무죄(형사책임 무능력에 따른 면책 판결)를 선고했다.
오피르 티슐러(Ofir Tishler) 판사는 가해자 요나 슈라이버(Yona Schreiber)에게 6년간 정신의료시설에 강제 입원할 것을 명령했다.
사건 당시 영상에는 슈라이버가 수녀의 뒤로 달려와 바닥으로 강하게 밀쳐 넘어뜨려 머리에 출혈을 일으키는 상처를 입힌 모습이 포착되었다. 그는 잠시 걸어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바닥에 쓰러진 수녀를 발로 찼으며, 이후 지나가던 행인이 개입해 그를 제지했다.
인근 보안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긴 4월 28일의 이 폭행 사건은 국제사회의 공분을 샀으며 이스라엘과 프랑스 간의 외교적 긴장을 촉발했다. 사건 직후 이스라엘 외무부를 비롯해 정계 전반의 지도자들 역시 이 폭력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 바 있다.
해당 공격은 가톨릭과 정교회 기독교인들에게 거룩한 성지로 여겨지는 예루살렘 시온산의 마가의 다락방(최후의 만찬 장소, Cenacle) 앞에서 발생했다. 유대 전통에서는 이 장소를 다윗왕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도 여긴다.
판결이 나온 후 구시가지 내 기독교인 보호 활동을 이끌고 있는 한 이스라엘 유대인 활동가는, 가해자의 정신적 무능력이 인정되었다 하더라도 그의 가족이나 그가 속한 공동체가 "초래된 피해에 대한 도덕적·공동체적 책임"을 면제받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종교자유데이터센터(RFDC)의 설립자인 이스카 하라니(Yisca Harani)는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통해 "2주 전 야파(Jaffa)의 한 교회에서 발생한 증오 범죄 당시, 가해 무슬림의 가족들은 수도원을 직접 찾아와 아들을 대신해 용서와 사죄를 구했다"며 "이는 중요한 인간적 도리였다. 그들은 아들의 행동이 법적·의학적 측면에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누군가가 상처를 입었으며 관계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라니가 설립한 종교자유데이터센터는 실질적인 법 집행 강화를 목표로 이스라엘 내 기독교인을 겨냥한 증오 범죄를 기록 및 추적하고 있다.
슈라이버에 대한 기소장에는 종교 집단을 향한 적대감에 기인해 실질적인 신체적 상해를 입힌 혐의(종교 증오 가중처벌)가 포함되었으며, 이는 일반적인 특수폭행 사건보다 법리적 판단을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예루살렘 치안법원의 티슐러 판사는 판결에서 슈라이버의 정신질환을 핵심 근거로 참작했다. 관할 정신과 전문의는 슈라이버가 중증 정신질환(조현병)을 앓고 있으며, 수녀를 공격할 당시 정신병적 착란(사이코시스) 상태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슈라이버의 변호인 이단 감리에리(Idan Gamlieli)는 성명을 통해 "지방 정신과 의사는 이 불행한 사건이 피고인의 정신질환에서 비롯된 것이며 정신과 치료를 위한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우리는 의료적 치료를 통해 그가 다시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고소인이 느꼈을 심적 고통을 충분히 이해하며, 이 불행한 사건의 후유증을 잘 극복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점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이스라엘 유대인들이 기독교인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기독교 상징물을 훼손하는 장면이 촬영되고, 심지어 스스로 이를 촬영해 유포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내려졌다.
최근 이번 주에도 한 유대인 청년이 아르메니아인 지구의 교회 입구를 지나가며 침을 뱉는 모습이 방범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스라엘 내 기독교인들은 대체로 안전하게 생활하고 있으나, 이번 폭행 사건은 최근의 다른 사건들과 맞물려 이스라엘의 기독교인 및 기독교 성지 보호와 대우, 그리고 이러한 공격들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외교적 파장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아시시를 방문한 피에르바티스타 피차발라(Pierbattista Pizzaballa)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추기경)는 기자들에게 일부 사람들은 다가오는 이스라엘 총선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동의 문제들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성격의 것들"이라며 "우리에게는 새로운 인물, 새로운 지도자들이 필요하며 그것은 유권자들이 결정할 몫"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