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쉬 하샤나: 새로운 계절로 들어서는 성경적 문턱
나팔절, 즉 '한 해의 머리'를 뜻하는 '로쉬 하샤나(Rosh Hashanah)'는 최근 들어 새해의 시작이라는 점을 둘러싸고 종종 논쟁적인 주제로 다뤄지곤 한다. 유대 전통 라비 전승의 역법 계산에 따르면, 이때는 5786년에서 5787년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일종의 거대한 '문턱(경계)'에 서는 셈이다.
대속죄일인 욤 키푸르(Yom Kippur)를 불과 열흘 앞두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지나간 한 해를 돌아보고, 묵은 것을 털어내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며 새 계획을 세우는 시간을 갖는다. 매년 1월이면 새해 결심을 다지는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내가 이를 두고 '한 해의 머리'라는 주장이 논쟁적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성경적으로 볼 때 한 해의 시작은 봄철 유월절이 있는 니산월(Nisan)부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을 절기들의 시기를 성경적 달력의 중대한 분기점으로 바라볼 만한 성경적 근거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레위기 25장을 보면 희년(Jubilee)의 시작은 욤 키푸르에 나팔을 불어 공포되었다. 또한 7년마다 땅에 안식년을 주는 '슈미타(shmita)'는 신명기 15장 1절, 31장 10절, 그리고 출애굽기 23장 16절에 명시되어 있다. 이러한 제도들의 목적상 초막절(수콧)은 '연말(연종)'으로 묘사된다.
"맥추절을 지키라 이는 네가 수고하여 밭에 뿌린 것의 첫 열매를 거둠이니라 수장절을 지키라 이는 네가 수고하여 이룬 것을 연말에 밭에서부터 거두어 저장함이니라" (출애굽기 23:16).
출애굽기 34장에서도 '연말'을 뜻하는 히브리어로 '트쿠파트 하샤나(תְּקוּפַת הַשָּׁנָה)'라는 표현이 사용되는데, 이는 '한 해가 바뀌는 주기(계절의 순환점)'를 의미한다. '해(년)'를 뜻하는 히브리어 단어 '샤나(shanah)'는 '변화'를 뜻하는 단어와 동일한 3개의 어근 철자를 공유한다.
따라서 로쉬 하샤나로 시작되는 가을 대명절의 시기를 문화적으로나 전례적으로 하나의 문턱, 즉 새로운 계절로 들어서는 관문으로 이해하는 것은 결코 비성경적인 시각이 아니다.
유대 세계 전역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과 영적 상태를 점검하며, 이스라엘 당국 역시 이 시기에 맞추어 우리 국가가 겪은 인구 통계학적 변화를 담은 수치들을 발표한다. 알리야(귀환 이민)와 출생을 통해 유입된 인구, 여러 이유로 이스라엘을 떠난 인구, 그리고 다양한 지표를 바탕으로 살펴본 국가의 전반적인 건강과 안녕에 관한 사실과 통계들이 공개된다.
히브리력의 하루는 해 질 녘에 시작되어 밤과 이튿날 낮을 지나 다시 해가 질 때까지 이어진다. 이는 창세기 1장에 기록된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라는 창조의 패턴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새해의 시작 또한 전날 저녁부터 맞이하게 됨을 뜻한다.
올해 5787년으로의 전환은 9월 11일 저녁에 찾아온다. 이 날짜는 여러 면에서 한 시대의 종말과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렸던 중대한 상징성을 지닌 날이다. 옛것이 물러가고 새것이 들어서는 것이다. 물론 새로운 출발이 일반적으로 안겨주는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언제나 좋은 것만은 아니다.
쌍둥이 빌딩을 강타한 9·11 테러가 뉴욕을 훨씬 넘어 세계의 현실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듯, 약 3년 전 가을 절기 기간에 감행된 하마스의 기습 공격 또한 지구 끝까지 거대한 파장을 일으켰다. 세상은 결코 이전과 같을 수 없게 되었다.
2023년 10월 7일 촉발된 이 분쟁은 하마스, 헤즈볼라, 그리고 무기를 내려놓지 않은 채 세계 지배의 망상을 버리지 못하는 이란 이슬람 정권으로 인해 여전히 요란하게 지속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우리가 이 기나긴 전쟁의 종착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희망도 품게 된다.
믿는 자들로서 우리는 늘 소망을 품고 살아가지만, 우리에게는 기도라는 은사 또한 주어져 있다. 우리는 그저 무기력하게 더 나은 날이 오기만을 바라는 처지에 머물러 있지 않으며, 하늘 아버지께 직접 개입해 주시기를 간구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계절의 문턱에 서 있다. 진정한 평화의 계절이 도래하기를 함께 기도하자. 이슬람 정권이 마침내 무너지고, 이란 국민들이 자유를 되찾으며, 테러리스트 군대들이 무장 해제되기를 기도하자.
레바논과의 항구적인 평화 협정이 체결되고 중동 전역에 걸쳐 평화 조약들이 맺어지기를 기도하자. 그러나 우리 국경 내부에서도 서로 다른 집단 간의 수많은 갈등이 존재하는 만큼, 이스라엘 내부의 평화를 위해서도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
스가랴 8장에서 하나님은 예루살렘과 유다를 향해 해악이 아닌 선을 행하기로 작정하셨음을 약속하시며, 그들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하신다. 그러나 동시에 그분은 국가의 문턱인 성문에서 반드시 행해야 할 바를 명시하신다.
"너희가 행할 일은 이러하니라 너희는 이웃과 더불어 진리를 말하며 너희 성문에서 진실하고 화평한 재판을 베풀고 마음에 서로 해하기를 도모하지 말며 거짓 맹세를 좋아하지 말라 이 모든 일은 내가 미워하는 것임이니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오직 너희는 진리와 화평을 사랑할지니라" (스가랴 8:16-17, 19b).
이어 그분은 "여러 백성과 많은 성읍의 주민이 올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열방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예루살렘으로 몰려들고 서로를 독려하며 함께 나아오는 장엄한 광경을 그려내신다.
코로나 팬데믹과 연이은 전쟁으로 인해 관광 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지만, 머지않아 엄청난 규모의 관광객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희망이 싹트고 있다.
열방의 수많은 이들이 다시금 떼를 지어 찾아오기를 많은 이들이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내년 이맘때 로쉬 하샤나 통계가 발표될 때,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스라엘의 문턱을 넘어왔는지 그 열매를 함께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