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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기습 전 UAE 정상, 네타냐후에 ‘하마스 위협’ 직접 경고… 묵살 논란 보도

UAE 대통령, 야히야 신와르의 위협 언급하며 네타냐후에 다가올 ‘대지진’ 사전 경고

 
2026년 9월 8일, 가자 국경을 배경으로 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 저작권법 제27A조에 따라 사용)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10월 7일 참사가 발생하기 일주일여 전, 모하메드 빈 자예드(MBZ)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으로부터 가자지구 내 하마스의 군사 작전 계획에 대한 명시적인 경고를 직접 받았다는 사실이 일간지 하아레츠(Haaretz)의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보도에 따르면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있기 약 일주일 반 전, 주이스라엘 UAE 대사관 관계자가 양국 정상 간의 안전한 보안 통화를 연결할 특수 통신 장비를 들고 네타냐후 총리실을 방문했다.

45분 동안 이어진 통화에서 빈 자예드 대통령은 가자지구의 하마스 수장 야히야 신와르가 대규모 대이스라엘 공격을 기획하고 있으며, 이는 유혈 사태를 부를 뿐만 아니라 중동 전체를 뒤흔들어 아브라함 협정까지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하아레츠의 이번 보도는 신간 서적 『인질들: 843일간의 방치(Hostages: 843 Days of Abandonment)』를 위해 수집된 방대한 취재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이 취재에는 "최고위직 관료들을 포함한 국내외 수십 명의 핵심 소식통, 녹음 파일, 내부 기밀문서 및 서신 교환 내역"이 포함되었다.

해당 통화는 네타냐후 총리실과 가자지구 하마스 지도부 간에 비밀리에 진행되던 물밑 협상이 결렬된 직후 성사된 것이었다. 이는 네타냐후 총리가 과거 2014년 군과 정보기관 등 안보 당국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하마스와 비밀 대화를 진행했던 접촉 방식과 유사했다.

2023년의 비밀 협상은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와의 장기적인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조건을 설정하고, 아랍어로 '후드나(일시적 휴전)'를 맺기 위해 그해 초부터 시작되었다.

2014년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하마스는 가지 하마드(Ghazi Hamad)를 협상 대표로 내세웠다. 하마드는 과거 이스라엘 측과 협상 경험이 풍부했고 히브리어에도 능통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직접 맞닿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하아레츠가 '콜 아이즈(Coal Eyes, 숯불 눈빛)'라는 암호명으로 지칭한 히브리어에 능통한 고위 파타(Fatah) 관료도 중재자로 투입되었다. 그는 하마스와 신베트(Shin Bet,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양측 모두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협상은 잠정 합의안에 도달할 정도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으나, 네타냐후 총리가 합의안을 최종 승인해야 할 장관급 위원회에 상정하기를 미루면서 제동이 걸렸다.

하아레츠와 접촉한 신베트 관계자는 네타냐후 총리가 연립정부 내 우파 파트너들의 반발을 두려워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헤즈볼라 및 이란 측과도 동시 접촉하며 향후 침공 작전에 가담할 것을 설득하고 있던 하마스 수장 신와르는 네타냐후 총리가 합의 추진을 주저하자 극도로 격분했고, 결국 협상팀과의 모든 연락을 전면 차단했다.

신베트 고위 관계자는 하아레츠에 "그는 우리 레이더에서 완전히 사라졌고, 문자 그대로 증발해 버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2023년 9월, 신와르는 중재자였던 '콜 아이즈'에게 연락해 이스라엘 정부에 전할 메시지를 넘겼다.

신와르는 "이스라엘 측에 진전된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엄청난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고 전하라. 그들에게 '질잘(Zilzal, 지진)'을 맞이할 준비를 하라고 일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와르가 군사 작전을 경고하고 있음을 직감한 콜 아이즈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곧바로 UAE로 거처를 옮겨 빈 자예드 대통령의 고문으로 일하고 있던 한 팔레스타인 관료에게 연락을 취했다.

해당 고문은 하아레츠에 "콜 아이즈는 극도로 동요하고 있었다. 그는 신와르가 언급한 작전이 중동 전체를 뒤흔들 것임을 직감했지만, 이 정보를 신베트에 직접 보고하기를 두려워했다. 하지만 보고하지 않았다가 이스라엘 측으로부터 신와르와 공모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쓸 것을 더 두려워했다. 그는 진심으로 신변의 위협을 느꼈고, 결국 빈 자예드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결심했다"고 회고했다.

고문은 빈 자예드 대통령에게 신와르가 '지진'이라는 단어를 썼다면 이는 곧 전면전을 의미한다고 보고했다.

며칠 뒤 신와르는 콜 아이즈에게 다시 연락해 메시지가 전달되었는지 확인했다. 파타 관료가 아직 메시지를 전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자, 신와르는 경고를 한 번 더 반복했다.

신와르는 다시금 '지진'이라는 표현을 쓰며 "내가 '모든 이변의 어머니(mother of all surprises)'가 될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라. 끔찍한 작전, 상상을 초월하는 무언가가 될 것이다. 내가 한 말을 한 글자도 빠뜨리지 말고 이스라엘 측에 똑똑히 전달하라"고 다그쳤다.

콜 아이즈는 즉시 빈 자예드의 고문에게 신와르의 말을 전했다.

고문은 당시를 떠올리며 "신와르의 몸짓 언어, 정확한 목소리 톤, 그리고 '지진'이라는 경고가 언급된 맥락을 포함해 모든 세부 사항을 캐물었다. 그에게 가자지구를 신속히 빠져나와 내 집에서 은밀히 만나자고 제안했다. 면담이 끝날 무렵, 나도 콜 아이즈도 메시지의 본질을 잘못 짚지 않았음을 확신했다. 신와르는 진짜 전쟁을 일으키려는 의도였다"고 증언했다.

사안의 심각성을 확신한 빈 자예드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기로 결심했고, 콜 아이즈와 고문은 해당 경고를 신베트에 정식 전달했다.

로넨 바르(Ronen Bar) 신베트 국장은 아비 길(Avi Gil) 총리 군사비서관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를 주선했다. 통화에서 바르 국장은 총리에게 하마스의 '지진' 위협을 보고했고, 두 사람은 안보 기관 합동 회의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첩보의 구체성이 다소 모호했던 탓에 안보 수뇌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이스라엘 측의 뚜렷한 조치가 없음을 감지한 UAE 대통령은 며칠 뒤 네타냐후 총리와의 보안 통화를 직접 성사시켰다. 이 통화에서 빈 자예드 대통령은 신와르가 중동 전체의 안정을 뒤흔들 대규모 작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그러나 빈 자예드의 경고를 들은 네타냐후 총리는 태연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하마스가 유대와 사마리아(서안지구)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IDF가 이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는 자체 평가를 공유했다.

UAE 지도자는 훗날 윌리엄 J. 번스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에게 자신이 네타냐후에게 "그곳에서 무언가 곧 폭발하려 한다"는 사실을 직접 경고하려 애썼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신베트가 콜 아이즈로부터 별도의 경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빈 자예드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직접 전화로 경고했다는 사실은 신베트는 물론 IDF와 모사드조차 전혀 알지 못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하아레츠의 보도를 일축하며 "명백한 거짓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해당 기간 동안 UAE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이 없으며, 그로부터 어떠한 경고도 받은 바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이와 유사한 시기, 아바스 카멜(Abbas Kamel) 이집트 정보국장 역시 네타냐후 총리실에 하마스가 "이례적이고 끔찍한 작전"을 개시하려 한다고 사전 경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디오트 아하로노트(Ynet)의 스마다르 페리(Smadar Perry) 기자는 10월 7일 참사 직후 해당 통화 내역을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카멜 국장에게도 "가자 상황은 우리가 훤히 꿰뚫고 있고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 우리의 문제는 서안지구이며, 전력을 그쪽으로 재배치하고 있다"는 유사한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당시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보도된 대화 내용을 부인했으나, 이집트 정보 소식통은 해당 통화가 실제로 이루어졌음을 거듭 확인했다.

하아레츠의 기사가 보도되자 나프탈리 베네트(Naftali Bennett) 전 총리는 𝕏에 글을 올려 해당 보도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베네트 전 총리는 "10월 7일 대학살이 발생하기 열흘 전 네타냐후가 신와르의 침공 의도에 대해 사전 경고를 받았다는 오늘 아침의 보도는 사실"이라고 적었다.

이어 "네타냐후는 자신의 임기 중에 수천 명의 이스라엘 국민이 목숨을 잃게 만든 이 총체적 참사에 대해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며 "경고를 묵살한 그의 행태는 명백한 중과실이며, 그렇기 때문에 그는 진실을 만천하에 드러낼 국가 진상조사위원회의 설립을 막으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차기 총리 주자이자 전 IDF 참모총장인 가디 아이젠코트(Gadi Eisenkot) 역시 보도 직후 네타냐후 총리를 거세게 성토했다.

아이젠코트는 𝕏 계정을 통해 "점점 더 많은 증거들이 하나의 사실을 가리키고 있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을 눈먼 채 10월 7일의 재앙으로 몰고 갔다"며 "네타냐후는 10월 7일 이전에 수십 차례 경고를 받았음에도 이를 모조리 무시했다. 그는 총리로서 부적격자다"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