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측근, UAE 통화 의혹 부인… 보도에선 10·7 참사 전 총리 향한 경고 잇달았다고 반박
군 정보국 관계자, 네타냐후에 중동 흔드는 ‘불안정화 요인들’ 경고했던 것으로 드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오랜 최측근이자 전 전략부 장관인 론 더머(Ron Dermer)가 네타냐후 총리와 모하메드 빈 자예드(MBZ)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간에 보도된 전화 통화는 결코 이루어진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이전 상관을 엄호하고 나섰다.
앞서 하아레츠(Haaretz)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앞서 네타냐후 총리가 UAE 정상으로부터 사전 경고를 받았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이번 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중동·미국 대화(MEAD) 서밋에 참석한 더머 전 장관은 보도된 통화 내용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실제 그런 통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더머는 단호하게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의 직책과 역할상 그러한 통화가 있었다면 사전에 내용을 알고 있었을 것이며 직접 배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더머는 "그런 통화는 일어난 적이 없다. 통화의 구체적인 내용 문제를 떠나 애초에 어떤 통화도 없었다고 보며, 보도된 것과 같은 대화 내용은 결코 오가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한 UAE 측도 그러한 통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UAE 측은 통화 사실 자체를 명시적으로 부인한 것이 아니라, 정상 간 대화에 대한 언론 보도에 논평을 거부한다는 공식 성명을 낸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이번 보도를 전면 부인하며 하아레츠와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위협했으나, 기자들은 취재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며 보도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수요일, 이네트(Ynet)는 당시 이스라엘과 UAE 간 관계의 세부 내막에 정통한 중동 고위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에미리트 정부가 이스라엘을 향해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중대하고 긴박한 작전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음을 사전 경고했다"고 확인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아레츠의 보도가 총선을 앞두고 자신을 흠집 내기 위해 기획된 악의적인 정치적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네타냐후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성명을 내고, 하아레츠 보도에서 MBZ의 팔레스타인인 고문으로 지목된 무함마드 다흘란(Mohammed Dahlan) 전 파타 고위 관리가 이번 보도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리쿠드당 성명은 다흘란이 선거에서 네타냐후를 낙선시켜 네타냐후가 결코 지지하지 않을 가자지구의 차기 통치자 자리를 차지하려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리쿠드는 해당 기사를 쓴 슐로미 엘다르 기자가 기사를 유포하는 대가로 "야이르 골란(Yair Golan)의 '민주당(The Democrats)'과 연계된 좌파 비영리 단체로부터 금전적 대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네타냐후 총리 자신이 지난 5월 신임 신베트 국장 다비드 지니(David Zini)를 파견해 다흘란과 회동하게 했으며, 당시 가자지구 상황을 논의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리쿠드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복수의 이스라엘 분석가들은 다흘란이 해당 기사를 유출했을 경우 MBZ와의 관계가 틀어질 뿐 아니라, 평소 이스라엘 정부와 관련해 정치적 논평을 극도로 자제해 온 UAE와 이스라엘의 국가 간 관계마저 훼손될 위험이 크다는 점을 짚었다.
한편 최근 복수의 히브리어 언론들은 10월 7일 참사 수개월 전 네타냐후 총리와 내각이 사전에 전달받았던 수많은 경고 문건들에 대한 보도를 잇달아 쏟아냈다.
그중에는 군사정보국(Aman) 연구부장 아미트 사아르(Amit Sa’ar) 준장이 작성한 서한도 포함되어 있었다. 사아르 준장은 서한을 통해 정세가 폭발할 위험성을 경고하며, 사법 개혁 입법을 둘러싼 극심한 국론 분열이 이스라엘의 적대 세력들에게 치명적인 '약점'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군 검열국은 수요일 해당 서한 중 하나의 공개를 승인했다. 이 서한에서 사아르 준장은 다음과 같이 적었다. "현재 여러 개의 '기폭제(정세 불안 요인)'가 존재하며, 내각 내의 극단주의자들은 총리님을 그 기폭제와 역내 전체를 폭발시키는 방향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그로 인한 모든 파국의 책임은 오롯이 총리님 홀로 짊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 서한은 대법원이 정부 법률이나 결정의 타당성을 심사하는 권한을 박탈하려는 '사법 합리성 기준 법안'을 둘러싸고 사법 개혁 반대 시위가 절정에 달했던 2023년 7월 23일에 전달되었다.
당시 시위에서는 우파 연립정부가 강행 처리하려던 일련의 사법 개혁안이 사법부의 권한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이에 반대하는 수십만 명의 이스라엘 시민들이 연일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사아르 준장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보낸 서한들이 공개되면서, 하마스와의 비밀 직통 채널(코드명 '스루김(Srugim)')의 존재 역시 새롭게 드러났다. 이 채널은 하마스 고위 간부의 형제를 통해 가자지구의 수장 야히야 신와르에게 첩보와 메시지를 비밀리에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비밀 채널의 폭로는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와 비선 채널을 사적으로 가동하고 있었다는 최근 보도 내용과 맥을 같이하며, 네타냐후 총리는 이 역시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이에 앞서 2023년 3월에는 요아브 갈란트(Yoav Gallant) 당시 국방장관이 야당과의 합의 없이 사법 개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이스라엘 사회에 치명적인 균열을 일으켜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네타냐후에게 엄중히 경고한 바 있다.
당시 갈란트 장관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는 전례 없는 안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사회적 분열이 군(IDF)과 안보 기관 깊숙이 침투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 안보에 직결된 중대한 위험"이라고 공개 성명을 발표했다.
이 경고로 인해 네타냐후는 갈란트를 전격 해임했으나, 대규모 시민 항쟁이 폭발하자 결국 결정을 번복하고 그를 유임시켰다.
이어 7월 말에는 로넨 바르(Ronen Bar) 당시 신베트 국장 역시 안보 위협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음을 네타냐후에게 직접 서면으로 경고했다.
바르는 서한에서 "저는 지금 총리님께 전쟁에 대한 경고를 드리는 것입니다. 정확한 날짜와 시간까지는 알 수 없으나, 이것은 분명한 경고입니다"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이후 바르 국장이 위협을 "과장하고 있다"며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9월에는 야권 대표인 야이르 라피드(Yair Lapid)가 네타냐후 총리와의 정례 안보 브리핑을 마친 뒤 공개 연설을 통해 "폭력적인 정세 폭발"을 강력히 경고했다.
라피드는 브리핑에서 들은 첩보 내용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라피드는 당시 경고와 관련해 "총리와의 야당 대표 안보 브리핑 자리에 있었고, 그곳에서 전해 들은 정보들은 나를 소름 돋게 했다"고 증언했다.
그달 말에는 압바스 카멜(Abbas Kamel) 이집트 정보국장이 이스라엘 정부에 가자지구로부터 "이례적이고 끔찍한 작전"이 임박했다는 비밀 메시지를 전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러한 사전 경고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지속적으로 부인해 왔으나, 이집트 정부는 경고를 전달했다는 기존 입장을 확고히 고수하고 있다.
다가오는 10월 총선 정국에서 다수의 이스라엘 유권자에게 안보 현안이 최우선 고려 사항으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10월 7일 참사 직전 내각 장관들과 군 지휘부의 대처 행적을 둘러싼 진실 공방은 이스라엘 뉴스 지형에서 계속해서 핵심적인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