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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독자 문턱 낮춘다… ‘접근성 높인’ 신약성경 히브리어 새 번역본 출간

 
프란츠 델리치(Franz Delitzsch)의 히브리어 신약성경 개정판 인쇄본들. (사진: 라레이나 카이저/Lareina Kiser)

한 세기 전, 히브리어가 일상 구어로 사용되기 이전부터 신약성경을 히브리어로 번역하는 데 헌신했던 독일 학자 프란츠 델리치(Franz Delitzsch)의 유서 깊은 번역본이 현대적 어법을 반영한 최신 개정판으로 재탄생해 다음 세대 독자들을 찾아간다.

런던에 본부를 둔 삼위일체 성경공회(Trinitarian Bible Society, TBS)는 금요일 야드 하슈모나(Yad Hashmona)에 모인 메시아닉 쥬 지도자들과 관계자들에게 프란츠 델리치의 히브리어 신약성경 최신 개정판을 공개했다. 새 개정판을 소개하는 두 번째 공식 행사는 9월 4일 하이파에서 열릴 예정이다.

14년간의 작업 끝에 완성되어 2025년에 출간된 이번 개정판은 원문인 헬라어(그리스어) 텍스트에 충실하면서도 히브리어 표현을 현대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는 유대 민족이 자신들의 언어로 신약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하려 했던 델리치의 평생 목표를 계승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구약성경과 달리 신약성경은 헬라어로 기록되었으며, 유대인의 역사, 전통, 성경, 인물들로 가득 차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 세기 동안 히브리어로 온전히 번역되지 못했다.

기존 히브리어 번역본에 만족하지 못했던 독일 루터교 학자 델리치는 히브리어가 현대 구어로 부활하기 훨씬 전인 1864년 이 방대한 과업에 홀로 착수했다. 그의 첫 완역본은 10년 뒤에 출간되었다.

그는 유대인 독자들이 신약성경을 타나크(Tanach, 구약성경)의 자연스러운 연속선상에서 마주하기를 원했다.

오늘날 수백만 명이 히브리어를 구사하고 현대 이스라엘 국가가 존재하는 현실 속에서, 델리치의 필생의 역작은 그가 생전에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잠재적 독자층을 맞이하게 되었다.

넷타냐 성경대학(College of the Bible) 학장인 세스 포스텔(Seth Postel)은 기념식 영상 메시지에서 "프란츠 델리치는 나의 영웅 중 한 명"이라며 경의를 표했다.

포스텔 학장은 이 독일 기독교 학자가 기독교인에게 구약성경을 알리고 유대인에게 신약성경을 알린다는 두 가지 사명감에 이끌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날까지도 그의 필생의 사명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자신의 삶의 비전을 탁월하게 선택한 한 인물에 대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삼위일체 성경공회는 델리치가 작고한 지 2년 뒤인 1892년에 출간된 그의 최종 판본을 바탕으로 1964년에 델리치 히브리어 신약성경을 처음 출간했다. 공회는 현대 히브리어 화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이번 현대판 개정 작업을 의뢰했다.

조나단 아놀드(Jonathan Arnold) 삼위일체 성경공회 CEO는 이번 히브리어 신약성경 최신판을 이스라엘에서 공식 출범하게 된 것이 매우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놀드 대표는 "델리치가 세운 유산을 기반으로 삼으면서도 현대 히브리어 번역본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새 개정판은 유대인 독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도록 디자인되었다. 아놀드 대표는 활자 디자인과 서식이 유대교 경전들과 유사하며, 한 손에 쥐어지는 판형에 단일 단(Single Column)으로 본문이 배치되었다고 설명했다.

아놀드 대표는 TBS가 "델리치 특유의 면밀하고 충실한 번역 스타일을 사랑하는 이들과 그의 저작을 현대 히브리어로 읽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앞으로 올 세대에도 델리치 성경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올 이스라엘 뉴스(All Israel News)에 "이 성경이 이스라엘과 전 세계의 히브리어 사용자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며 "공동체들이 형식적 일치(formal equivalence)를 추구한 히브리어 신약성경의 힘과 품격을 지속적으로 누리고, 젊은 히브리어 화자들이 성경적 고유의 성격을 잃지 않으면서도 개정된 언어에 쉽게 다가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오늘날 수백만 명이 히브리어를 사용하는 만큼, 번역의 과제는 델리치만의 독특한 문체를 해치지 않으면서 현대적인 감각을 불어넣는 것이었다고 '티크바트 이스라엘(Tikvat Israel)' 펠로우십의 톰 제이미슨(Tom Jamison) 목사는 설명했다.

헬라어 원문에 충실하게 명확성을 더한 주요 수정 사례로는 요한복음 5장 18절에서 "그는 하나님 같았다"에서 "자기를 하나님과 동등하게 만들었다"로 바로잡은 것 등이 있다.

요한복음 3장 3절에서는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이라는 구절에 대해 헬라어 원문이 '위로부터 나다'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음을 설명하는 각주가 추가되었다.

제이미슨 목사는 "이 번역본이 큰 축복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성경 히브리어와 헬라어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한 절 한 절 텍스트를 면밀히 검토했다. 이후 초안을 히브리어 원어민들과 신규 이민자들에게 전달해 가독성을 평가받았으며, 문맥이 자연스럽게 읽히지 않는 구절이 발견되면 번역진이 재검토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번 개정판은 높은 찬사를 받았으나, 모든 히브리어 성경 독자들이 기존 현대 히브리어 번역본에서 즉시 넘어올 준비가 된 것은 아니다.

한 독자는 올 이스라엘 뉴스에 "델리치 성경은 신약성경의 유대적 맥락, 예수님의 유대성, 그리고 유대 문학의 성격을 탁월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당분간은 기존 현대 히브리어 번역본을 계속 읽을 생각"이라며 "델리치 성경은 구약성경과 같은 고풍스러운 느낌이 들어 읽는 사람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그러나 다음 세대 히브리어 독자들이 앞으로 델리치 성경을 활용하기에는 매우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델리치는 1813년 라이프치히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과 가깝게 지내던 한 유대인 서점 상인과의 인연이 그의 인생 행로를 바꾸어 놓았다. 프란츠 율리우스 레비 히르슈(Franz Julius Levi Hirsch)는 청년 델리치에게 히브리어 읽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훗날 대학 시절 합리주의와의 지적 고투를 거친 뒤 델리치는 기독교 신앙으로 회심했고, 히브리어에 대한 그의 열정은 학문 여정의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다.

번역 과정에서 델리치는 헬라어 신약성경을 기초로 작업하면서도 성경 히브리어와 랍비 히브리어의 언어와 운율을 적극 차용했다. 그는 끊임없이 번역을 개선하고자 자신의 작업을 거듭 수정하며 11차례에 걸쳐 공들인 판본을 펴냈다.

포스텔 학장은 기념식에서 "그는 결코 멈추지 않았다"며 "계속해서 더 나은 번역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회고했다.

정확하고 신실한 번역본을 내놓기 위한 델리치의 헌신은 삼위일체 성경공회의 번역 철학 속에도 고스란히 깃들어 있다. 아놀드 대표는 이스라엘 독자들에게 이번 개정판을 면밀히 살펴보고 피드백을 공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아놀드 대표는 "우리는 이 책을 내놓으며 '완벽한 번역본이 여기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며 "그렇게 말하는 것은 얼마나 두려운 일이겠는가. 우리는 오직 이 작업이 하나님의 영광이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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