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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학생 학업성취도, 글로벌 교육 순위서 43위로 하락

 
2020년 6월 29일, 텔아비브의 케셰트(Keshet) 고등학교 학생들이 대학 입학 자격시험(바그루트, Bagrut) 수학 과목 시험을 치르고 있다. (사진: 압샬롬 사소니/Flash9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화요일 발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15세(중3~고1) 학생들의 수학, 과학, 읽기 국제 순위가 급락하며 2000년 PISA 평가 참여 이래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스라엘의 종합 순위는 2022년 직전 평가의 38위에서 전 세계 43위로 떨어졌다. OECD 회원국 내 순위 역시 31위에서 33위로 내려앉았다. 이번 최신 결과에서는 PISA의 전통적인 3개 평가 영역뿐만 아니라, 2025년 평가에 처음으로 도입된 '컴퓨팅 사고 기반 문제 해결(computational problem-solving)' 영역에서도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나온 이번 결과는 현지 교사, 학부모, 학생들 사이에 큰 충격과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으며, 총선 정국을 맞은 이스라엘 정치권의 뜨거운 쟁점으로도 부상했다.

교육 당국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어진 전쟁으로 인한 심각한 학업 결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으나,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스라엘 공교육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향한 더 넓은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OECD는 각국 정부, 교육계, 교사, 학부모가 교육 성과를 평가하고 개선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3년마다 PISA 평가를 주관해 오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2000년부터 이 평가에 참여해 왔다.

이스라엘의 하락 폭이 가장 두드러진 과목은 읽기 영역으로, 2022년 474점에서 436점으로 폭락했다. 과학 점수 역시 2022년 465점에서 2025년 442점으로 떨어졌고, 수학 점수도 458점에서 433점으로 하락했다. 신설된 컴퓨팅 사고 기반 문제 해결 영역에서 이스라엘 학생들은 444점을 기록했다.

이들 4개 평가 영역의 OECD 평균 점수는 각각 461점(읽기), 482점(과학), 463점(수학), 500점(컴퓨팅 문제 해결)이었다.

특히 컴퓨팅 사고 기반 문제 해결 영역에서의 현저히 낮은 점수는 이스라엘 교육자들에게 뼈아픈 충격으로 다가왔다. 글로벌 첨단 기술의 허브이자 번영하는 하이테크 산업 생태계를 자부해 온 국가적 위상을 감안할 때, 이는 현지 교육계에 당혹감과 경종을 동시에 울렸다.

이번 보고서는 공교육 문제를 선거 이슈로 부각하고 있는 정치권의 거센 공방도 촉발했다.

야당 예시 아티드(Yesh Atid) 소속 메이라브 코헨(Meirav Cohen) 의원은 𝕏에 글을 올려 이번 결과가 "공교육 체제와 그 수장을 향한 중대한 기소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요아브 키시(Yoav Kisch) 교육부 장관은 𝕏을 통해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결과가 암울한 것은 사실이지만, 평가가 치러진 시기가 "전쟁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점"이었으며 "교사와 학부모들이 예비군 복무를 반복"하고 "밤마다 공습경보가 울려 퍼지던" 극한의 환경이었음을 감안하면 오히려 선방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키시 장관은 이러한 역경 속에서도 이스라엘 시민사회와 교육계는 "전쟁 중에 놀라운 회복탄력성을 입증해 냈으며, 사랑하는 학생들과 교육 관계자 여러분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안드레아스 슐라이허(Andreas Schleicher) OECD 교육스킬국장으로부터 받은 서한도 공개했다. 서한에서 슐라이허 국장은 최근 수년간 여러 국가에서 전반적인 시험 성적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을 인정하며, 학업 성취도는 "학생들이 학습하는 제반 환경, 특히 불확실성과 무력 충돌의 영향을 받는 상황적 맥락과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고 적었다.

슐라이허 국장은 이어 "최근의 안보 상황은 학생과 가족, 일선 학교에 극심한 압박을 가했으며, 비록 이러한 영향을 수치로 계량화하기는 어렵다 할지라도 결과를 해석하는 데 있어 반드시 감안되어야 할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학부모 및 교원 단체들은 교육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그들이 처한 열악한 교육 여건에 공감을 표하는 성명을 냈다. 그러나 동시에 최근 몇 년간 이스라엘 내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가파른 하락세가 꾸준히 관찰되어 온 만큼, 이번 결과는 국가 경제의 장기적 기초체력은 물론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효율적인 전투 역량 유지에까지 더 광범위한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지난주 교직 19년 차를 맞은 예루살렘 인근 고등학교 교사 엘리셰바 M. 씨는 올 이스라엘 뉴스(ALL ISRAEL NEWS)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 동안 교실에 들어오는 학생들의 일상과 학업이 2020~2022년의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기습 이후 이어진 전쟁으로 인해 극심한 단절을 겪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그녀는 교실 현장에서 목격되는 모든 변화가 단순히 이러한 외부적 단절 때문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학생들이 공교육과 학업 성취를 바라보는 가치관 자체에 뚜렷한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교직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을 얻으려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내 말을 아이들이 믿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그렇게 타이르면, 아이들은 학교를 중퇴하고도 큰돈을 벌었다고 자랑하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유명 유튜버 인플루언서들의 이야기로 맞받아칩니다."

그녀는 학생들이 글 읽기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여가 시간의 대부분을 스마트폰에 쏟아붓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러한 문제는 이스라엘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뉴욕의 등록금이 매우 비싼 사립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내 여동생 역시 똑같은 문제로 씨름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동시에 엘리셰바 씨는 급변하는 경제 구조가 현행 교육 시스템이 과연 학생들을 미래에 걸맞게 준비시키고 있는가라는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짚었다.

"가장 씁쓸한 점은, 어쩌면 그 아이들의 생각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경제 환경은 확실히 변하고 있고 현재 교육과정에 포함된 수많은 내용들은 이미 시대에 뒤처진 것들입니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그것을 더 열심히 배우라고 채근하는 것은 모두의 시간을 낭비하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녀는 교육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어떤 방식으로든 거대한 변화가 다가오고 있으며, 그것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는 도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