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여론조사, 2028년 대선 앞두고 유대인 유권자 표심 확보에 직면한 JD 밴스의 과제 조명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유대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상당한 불신과 회의론에 직면해 있다는 최신 전국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밴스 부통령이 2028년 차기 대선 출마를 모색할 경우 반드시 풀어야 할 핵심 지표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유권자 등록을 마친 유대계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에게 호감을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는 14%에 불과한 반면 비호감 응답은 82%에 달했다. 유대인 유권자 대다수가 진보 성향을 띤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유대계 공화당 지지층 내부에서조차 밴스의 호감도는 61%에 머물렀다.
이 수치는 다른 공화당 주요 정치인들과 비교할 때 그 취약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유대계 공화당원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도는 89%를 기록했으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무려 93%라는 압도적인 호감도를 나타냈다. (루비오의 출마 여부는 향후 다룰 별도의 논제다.)
초당파 단체 ‘유대인 유권자 리소스 센터(JVRC)’가 의뢰하고 민주당 성향 여론조사 기관인 GBAO 스트래티지스가 진행한 이번 조사는 부통령으로서 밴스의 입지를 가늠하는 초기 척도를 제공한다. 밴스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지만,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그에게 자동으로 승계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밴스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유대인 유권자 득표력은 상당했다. 퓨 리서치(Pew Research)에 따르면 트럼프는 2024년 전국 유대인 표심의 35%를 확보했는데, 이는 1980년대 이후 공화당 대선 후보로서는 유대인 유권자층에서 거둔 최고의 성적이었다. 또한 퓨 리서치는 유대인 유권자의 31%가 자신을 공화당원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트럼프는 초박빙 전국 선거에서 승패를 좌우할 만큼 공화당의 유대인 지지율 파이를 넓혀 놓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밴스가 받아든 성적표의 정치적 중요성이 부각된다.
미국 대선은 주별 승자독식 구조로 결정되며, 유대인 유권자들은 주요 격전지에 집중 분포해 있다. 펜실베이니아가 가장 대표적인 예다. 지리적 기준에 따라 추정치는 다르지만, 필라델피아 광역 대도시권의 유대인 인구는 약 25만~35만 명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는 필라델피아와 인접 교외 카운티는 물론 뉴저지 남부로 확장되는 대도시권 공동체가 포함된다.
근소한 표차로 당락이 갈리는 경합주에서는 미세한 표심 이동이나 투표율 하락만으로도 전체 승패가 뒤바뀔 수 있다. 상당 규모의 유대인 공동체가 형성된 미시간,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 등 다른 격전지에서도 동일한 셈법이 적용된다. 유대인 표심이 대선의 결정적 변수가 되는 이유다.
밴스 부통령은 이 같은 이해관계를 꿰뚫고 있으며, 유대계 공화당원들과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이달 초 그는 공화당 유대인 연합(RJC) 연례 총회의 비공개 석상에 참석해 이스라엘은 미국의 필수불가결한 동맹국이라고 강조하며 반유대주의를 규탄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그의 등장이 우려를 다소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밴스는 반유대주의적 발언과 홀로코스트 부정론자인 닉 푸엔테스(Nick Fuentes)를 방송에 초빙해 보수 유대인들의 공분을 샀던 터커 칼슨(Tucker Carlson)과 명확한 선을 긋지 않았다.
실제로 라스베이거스 RJC 비공개 회의에서 밴스가 칼슨을 직접 비판하지 않기 위해 내놓은 발언은 일부 유대계 보수주의자들을 멈칫하게 만들었다.
당시 밴스는 “이 자리에 계신 많은 분이 터커 칼슨이나 메긴 켈리, 또는 조 로건이 한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러나 푸엔테스와 로건에 초점을 맞춰보자면, 두 사람은 대중적 영향력뿐만 아니라 머릿속에 품은 생각 면에서도 완전히, 완전히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끝없고 자멸적인 순수성 시험’에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적 연합을 구축한 것이 아니다. 그는 ‘모든 미국인을 초대하기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고 말한다. 나는 비난하거나 퇴출해야 할 보수주의자들의 명단을 들고 이곳에 오지 않았으며, 밖에서 일부 인사들이—틀림없이 이 연설이 끝나면 가짜 뉴스 언론들이 나를 비난하겠지만—어떻게 떠들든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서로를 캔슬(축출)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과업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로부터 며칠 뒤, 밴스는 백악관에서 뉴욕과 뉴저지의 저명한 하시디즘(초정통파 유대교) 지도자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 자리에 동석했다. 연이어 이어진 이러한 일정들은 이스라엘과 대외 정책, 그리고 칼슨 문제를 둘러싼 중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가 의도적인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밴스와 루비오 국무장관 사이의 대비는 간과하기 어렵다. 루비오의 유대인 전체 호감도(31%)가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밴스의 14%보다는 두 배 이상 높다. 특히 유대계 공화당원 사이에서 루비오가 기록한 93%의 호감도는 두 유력 2028년 주자 간의 상당한 격차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물론 이번 조사가 2028년 대선 결과를 단정하는 것은 아니다. 선거까지 2년 이상 남은 시점에서 측정된 단면이며, 정치적 태도는 극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단면이 밴스의 정치적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유대인 표심은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에도 결정적인 승부처다. 트럼프는 공화당이 유대인 유권자 지지세를 확장할 수 있음을 입증해 보였다. 남겨진 과제는 밴스가 그 지지세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느냐다. 현재 수치로 볼 때, 그가 메워야 할 격차는 상당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