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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25년 후, 탈레반 통치하 아프간서 알카에다 재집결 보도

 
2026년 8월 1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전 미국 대사관 밖에서 탈레반 대원들이 집권 5주년을 기념하는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모하마드 유누스 야와르/로이터)

9·11 미국 테러 참사 발생 25년 만에 테러 조직 알카에다가 탈레반이 통치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세력을 재규합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토요일 보도했다.

미국 및 서방 안보 당국자들과 유엔(UN) 자료를 인용한 이번 보도에 따르면, 알카에다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이후 현지에 최소 8곳의 기지를 구축했다. 알카에다는 탈레반의 묵인과 지원 아래 아프가니스탄 34개 주(州) 가운데 최소 14개 주로 영향력을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보고서는 탈레반 정권이 아프가니스탄 전역에 안가와 훈련 캠프가 자리 잡도록 함으로써 알카에다를 비롯한 극단주의 단체들이 "세력을 통합할 수 있는 허용적 환경(permissive environment)"을 다시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아프가니스탄 내 알카에다 기지는 2001년 9월 11일 발생한 미 본토 연쇄 테러 참사의 모의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에 충돌한 항공기 납치 음모는 1996년 아프가니스탄 동부 토라보라에 위치한 알카에다 시설에서 처음 구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알카에다 수괴 오사마 빈 라덴이 칸다하르의 한 거점에서 이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9·11 테러에 가담해 약 3,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범 19명 전원은 테러를 실행에 옮기기 전 아프가니스탄 내 알카에다 시설에서 훈련을 받으며 체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알카에다는 여전히 안보 위협으로 남아 있으나, 워싱턴포스트는 현재 이들이 전 세계적인 테러 활동보다는 지역 분쟁에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알카에다의 자국 내 활동을 용인하면서도, 국제적 테러 행위가 미국과 서방의 대아프간 군사 공습을 재차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알카에다의 글로벌 작전 반경을 제한하려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칸다하르 공항 인근의 타르낙 팜스(Tarnak Farms) 복합단지에서 알카에다가 거점을 재구축하려 한다는 미확인 첩보도 제기됐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자체 분석한 위성 사진을 바탕으로, 과거 빈 라덴의 근거지로 쓰였던 이 장소에서 테러 활동이 재개되었다는 명확한 징후는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아프가니스탄 내 세력 재건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알카에다의 규모는 9·11 테러 이전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면 현저히 축소된 상태다.

알카에다 및 이슬람국가(ISIS), 그 연계 세력들을 감시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감시팀의 콜린 스미스(Colin Smith) 조정관은 아프가니스탄 내 핵심 알카에다 조직원의 수를 약 100명 안팎으로 추산했다.

스미스 조정관은 알카에다가 제한된 조직 규모 탓에 현재 파키스탄 탈레반(TTP)을 비롯한 역내 여타 테러 단체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자문 서비스(컨설팅)'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알카에다가 "비밀 작전이나 정보 보안과 같은 영역에서 조언과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알카에다는 과거 아프가니스탄 훈련 캠프 출신인 이집트 국적의 사이프 알-아델(Saif al-Adel)이 이끌고 있으나, 익명의 당국자들에 따르면 그는 현재 이란 모처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북미와 유럽의 민간인을 겨냥해 자생적 '외로운 늑대' 테러를 감행하도록 선동될 가능성이 있는 서구권 내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의 동향을 계속해서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