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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크루즈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공화당 전당대회서 ‘이슬람주의와의 전쟁’ 선포

 
2026년 9월 10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국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테드 크루즈 미국 상원의원(공화·텍사스)이 연설하고 있다. (사진: 캘러핸 오헤어/로이터)

이번 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사상 첫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는 당원들의 표심을 자극하는 강경한 정치적 메시지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대다수 정치인이 완곡하고 신중한 표현 뒤로 숨기 마련인 민감한 안보·이념적 현안을 정면으로 겨냥한 두 인물의 연설이 단연 주목을 받았다. 테드 크루즈(Ted Cruz) 연방 상원의원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FK Jr.)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여과 없는 직설화법으로 무대에 올랐다.

두 연사는 종교의 자유와 개인의 기본권, 서구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며 국가 통치와 사회 전반에 이슬람 율법 통치를 강요하려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인 ‘이슬람주의(Islamism)’를 정조준했다.

크루즈 의원은 민주당이 공산주의 세력과 이슬람주의자들의 결탁에 의해 잠식당하고 있다는 취지의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크루즈는 청중을 향해 “우리는 공산주의자들과 이슬람주의자들이 손을 잡는 새롭고도 위험한 ‘적녹 연대(red-green alliance)’를 목도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어 이 두 세력이 기독교와 유대교, 자본주의, 헌법, 그리고 미국이라는 공통의 적을 공유하며 결집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크루즈는 연단에서 “그들은 기독교인을 증오하고, 유대인을 증오하며, 자본주의를 증오하고, 헌법을 증오하며, 미국을 증오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공산주의 정권과 이슬람주의 정권의 역사적 잔혹성을 연계 지으며 “이슬람주의 역시 살인과 억압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그 구체적 사례로 히잡 강제 착용,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투석형, 동성애자 처형, 명예살인, 그리고 10월 7일 기습 테러와 9·11 테러를 열거했다.

이어 크루즈는 “샤리아 법(이슬람 율법)은 미국에 발붙일 자리가 없다”며 “샤리아 법은 근본적으로 헌법과 양립할 수 없으며, 우리는 지금 당장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단순한 진실이 있다. 사람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스스로 말할 때, 그 말을 그대로 믿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극좌 및 친이슬람 인사들의 과거 발언을 조목조목 직격했다. “하산 파이커(Hasan Piker)가 ‘미국은 9·11을 당할 만했다’고 말했을 때, 그는 진심이었다. 맘다니(Mamdani)가 ‘생산 수단을 장악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그는 진심이었다. 압둘 엘 사예드(Abdul El Sayed)가 샤리아 법을 따를 ‘의무’가 있다고 말했을 때, 그는 진심이었다. 그리고 제임스 탈라리코(James Talarico)가 ‘자본주의를 해체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그는 진심이었다.”

한편 케네디 주니어 장관은 다른 접근 방식으로 출발했으나 궁극적으로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다. 자신의 가문과 이스라엘 간의 유구한 역사적 유대를 언급한 그는, 과거 민주당 세대는 유대인 국가인 이스라엘을 단순한 도덕적 대의를 넘어 극단주의 이데올로기에 맞서는 전략적 보루로 인식했다고 강조했다.

케네디 장관은 이스라엘을 “이슬람주의라는 유독한 이데올로기에 맞서 최전선에서 싸우는 미국의 가장 핵심적인 동맹”으로 규정했다. 그는 이슬람주의가 “우리나라와 서구 자유민주주의를 상대로 실존적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 사상이 팔레스타인인과 이란인 모두를 노예화하고 빈곤으로 몰아넣었으며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은 이제 미국인들에게도 동일한 운명을 씌우겠다고 공공연히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수십 년간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는 민주당의 확고한 전통이었다. 케네디 장관의 백부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미·이스라엘 관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했으며, 부친인 로버트 F. 케네디 전 법무장관 역시 유대인 국가의 강력한 지지자였다. 케네디 장관은 오늘날의 민주당이 그 역사적 전통에서 너무나 멀리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크루즈 의원과 케네디 장관이 전한 일치된 메시지는 명확했다. 극좌 세력과 정치적 이슬람 간의 연합은 실존하는 안보 위협이며, 이스라엘은 그 위협을 막아내는 최전선에 서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이는 서구 문명의 광범위한 자유 그 자체가 걸린 문제라는 설명이다.

두 인사의 연설은 9·11 테러 25주기 전야에 발표되면서 그 안보적 경고의 무게를 더했다. 이슬람주의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미국 땅에서 약 3,000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된 지 4반세기가 흘렀으나, 테러의 배후에 자리한 이념은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과 함께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크루즈 의원의 지적이다. 그 이념은 단지 형태를 바꾼 채 오늘날 미국 내부에서 세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이와 연관된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순서가 마련됐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테러 당시 살해된 후 가자지구에서 유해가 수습된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 오메르 뉴트라(Omer Neutra)의 부모, 로넨과 오르나 뉴트라 부부가 연단에 올랐다. 이들은 약속을 지키고 생존자와 사망자를 포함한 모든 인질을 고국으로 귀환시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뉴트라 부부에게 인질 귀환은 최종적인 목표의 끝이 아니었다. 부부는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은 사명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10월 7일 참사를 자행한 책임자들이 다시는 그러한 만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슬람주의는 자칫 정치인들과 정책 전문가들이 주고받는 추상적인 개념처럼 들릴 수 있으나, 뉴트라 가족의 증언은 그것이 현실에서 어떤 비극으로 나타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그들의 아들은 크루즈와 케네디 주니어가 경고한 바로 그 이념에 의해 살해됐다. 무고한 사람들의 학살을 자축하는 테러 세력의 뒤편에는 비탄에 잠긴 부모들의 아픔이 남겨져 있다.

크루즈 의원과 케네디 장관은 이번 주 댈러스에서 이슬람주의를 향한 전면전을 선언했다. 다른 정치 지도자들 역시 이처럼 담대하게 그 뒤를 따를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