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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무장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및 종전 제안에 대한 미국의 답변 기다리는 중”

이란 당국자 “핵 권리 양보 불가”… 트럼프, 대(對)이란 폭격 재개 검토

 
2026년 9월 25일,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약식 기자회견에서 성명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레프 라딘/ZUMA Press Wir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미-이란 간 충돌 상태를 종식하자는 이란 측의 제안을 공개적으로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 정권은 여전히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압바스 아락치(Abbas Araghchi) 이란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 표명 이후 미국의 반응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아락치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에도 "모순된 발언을 수없이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제안들이 "중재국들을 통해 미국 측에 전달되었다"고 밝혔다.

알자지라(Al Jazeera)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영상에서 아락치 장관은 "우리는 중재국들이 최종적이고 확정적인 입장을 전달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에 근거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락치 장관은 중재국들을 통한 미 행정부와의 간접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뉴욕에 계속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체류 중 아락치 장관은 로버트 말리(Robert Malley) 전 오바마·바이든 행정부 관리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말리는 2015년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이란 핵합의) 협상을 주도했던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이 합의에서 미국을 전격 탈퇴시킨 바 있다.

말리는 기밀문서 취급 부실 논란으로 정부 공직에서 해임되었으며, 2023년 9월 이란 인터내셔널과 세마포(Semafor)의 보도로 알려진 이란 정권 연계 영향력 공작 네트워크인 '이란 전문가 이니셔티브(IEI)'와의 연루 의혹으로도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스라엘 하욤(Israel Hayom)에 따르면 말리는 현재 미국과의 협상과 관련해 아락치 장관에게 조언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수드 페제시키안(Masoud Pezeshkian) 이란 대통령은 주말 동안 미국 CBS의 시사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해 미국이 자국의 제안을 수용하는 당일 즉시 호르무즈 해협을 열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조건에 대한 질문에 페제시키안은 이란이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추구할 것인지, 혹은 이전에 요구했던 대로 수로 이용에 따른 통행료 지불을 요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이란 대통령은 트럼프가 변덕을 부리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란은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탈퇴하기 전까지 JCPOA 합의를 충실히 이행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마주 앉아 그들과 협상을 재개했다. 그런데 그들은 협상 도중에 우리를 기습 공격했다"고 성토했다.

페제시키안은 미국이 이전 합의들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이란 정부가 워싱턴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다고 비난했다.

"우리의 입장이 되어 보라. 누군가 나타나 당신들의 최고지도자를 순교하게 만들었다고 상상해 보라. 그러고 나서 이미 합의했던 모든 것들을 지키지 않는다면, 당신의 반응은 어떠하겠는가? 이것은 결코 그렇게 단순하게 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페제시키안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을 향한 "신뢰를 잃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모든 협상 뒤에 항상 공습과 제재가 뒤따랐기에 우리는 더 이상 워싱턴을 믿지 않는다"며 "현재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이란과 미국 사이를 중재하며 우리의 메시지를 워싱턴에 전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페제시키안은 미국 정부가 2년 연속 입국 비자를 발급함에 따라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이었다.

페제시키안은 CBS 인터뷰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이란 내 활동 재개를 허용하겠다고 밝혔으나, 금요일 한 이란 고위 관리는 로이터(Reuters)와의 인터뷰에서 테헤란이 자국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어떠한 양보나 유연성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편, 일요일 오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선박들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아미르 하탐(Amir Hatam) 이란군 총사령관은 이란 스스로 해협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때까지 어떤 선박도 통과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란 관영 매체에 따르면 하탐 사령관은 "이란이 교역할 수 없고 이란이 살아갈 수 없다면, 그 누구도 교역하거나 살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동시에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외교 고문인 안와르 가르가시(Anwar Gargash)는 주말 인터뷰에서 현재의 "전쟁도 평화도 아닌 상태"가 수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와의 인터뷰에서 가르가시 고문은 이란과의 어떠한 합의도 단순한 적대 행위의 일시 중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평화를 보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가르가시는 "우리에게는 평화가 절실하지만, 지속될 수 있는 평화여야 한다"며 "3개월, 4개월, 5개월 만에 갑자기 또 다른 충돌이 터져 나오는 미봉책(patch-up job)은 필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다 영구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이며, 양측 간의 항구적인 평화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걸프 국가들의 직접적인 참여와 의견 반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란 간의 논의 축도 중요하지만, 걸프 지역의 관점에서 볼 때 걸프 국가 개별 단위 혹은 협의체 차원에서 이란과 진행하는 대화 역시 대단히 중요하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중간선거 이후 이란 정권이 미국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추가적인 대규모 공습 작전을 재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