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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계 지도자들, 독일의 ‘추모 문화’ 바꾸려는 정당(AfD) 승리에 강력 규탄

 
2023년 6월 30일, 독일 니더작센주 부르크도르프에서 촬영된 우파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로고가 새겨진 종이 깃발들. (사진: 셔터스톡)

독일의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지난 일요일 주총선에서 사상 첫 압승을 거두며 독일 전역, 특히 유대인 사회에 큰 충격과 공포,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대다수 유대인 지도자들은 이번 승리를 규탄했으며, 현지에서는 1930년대 나치 집권 이후 독일에서 극우 성향의 '급진적' 내지는 '극단주의적'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한 최초의 사례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 이번 승리는 주로 상징적인 의미에 가깝다. AfD가 독일 북부 작센안할트(Saxony-Anhalt)주의 차기 주정부를 실제로 이끌 수 있을지는 전혀 확실하지 않으며, 오히려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주로 농촌 지역으로 이루어진 작센안할트주는 구동독 지역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으며, 수십 년간 이어진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면적은 약 20,000㎢(12,400제곱마일)로 이스라엘과 비슷하지만, 인구는 약 200만 명으로 이스라엘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AfD는 이번 선거에서 43.8%를 득표하며, 17.2%를 얻는 데 그쳐 직전 선거 대비 지지율이 절반 이상 폭락한 독일 집권 여당 기독교민주연합(CDU)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주 의회 전체 83석 중 39석에 불과해, 과반 의석에는 3석이 모자란 수치다.

AfD와의 연정을 단호히 거부하는 다른 대부분 정당들의 철저한 '방화벽(Brandmauer)' 정책으로 인해 작센안할트주는 현재 정치적 교착 상태에 빠졌으며, 새로운 연립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기민당(CDU)이 임시 과도 정부를 이끌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AfD를 제외한 다른 모든 정당이 연합하면 과반을 확보할 수 있으나, 기민당은 역사적으로 1990년까지 동독을 통치했던 독재 정권의 후신인 극좌 성향의 좌파당(Die Linke)과의 협력을 일관되게 거부해 왔다.

최근 좌파당에서 분당한 신당 '자라 바겐크네히트 동맹(BSW)'은 AfD가 소수 정부를 구성할 경우 사안별 협조는 가능하다고 밝혔으나, 전면적인 연정 구성에 대해서는 역시 선을 그었다.

요제프 슈스터(Josef Schuster) 독일 유대인 중앙협의회 회장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개인적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특히 AfD가 주정부에 입각할 경우 교육 정책에 미칠 심각한 폐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뮌헨 유대인 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93세의 홀로코스트 생존자 샬롯 크놉로흐(Charlotte Knobloch)는 이번 선거 승리가 "독일의 민주주의 기반이 더 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그녀는 "내 인생 최악의 악몽 속에서도 이러한 승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며 "이런 날에는 나의 조국을 더 이상 알아보기조차 어렵다. 솔직히 말하건대, 이는 참으로 두려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AfD는 초기에 매우 강한 친이스라엘 노선을 표방했으나, 최근 몇 년 동안은 이러한 수사를 완화하고 전형적인 '반전(anti-war)' 메시지와 분쟁 '양측' 모두의 교전 중단을 촉구하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당 공동대표인 티노 크루팔라(Tino Chrupalla)는 지난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민간인을 위한 기본 생필품 공급, 굶주리는 아이들, 그리고 어린이들의 살상과 관련해 범죄와 불의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러한 범죄들 역시 반드시 "처벌받아야 마땅하다"고 덧붙이며 분쟁 및 전쟁 지역에 대한 무기 공급에 반대한다는 AfD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크루팔라는 이스라엘이 당에 있어 "파트너이자 우방국"으로 남겠지만, "친구라 할지라도 정치적으로 잘못된 길을 갈 때는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프랑스의 국민연합(RN) 등 유럽 내 다른 우파 정당들과는 최근 접촉을 시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 AfD에 대해서는 일체의 공식 접촉을 배제하는 원칙을 견지해 왔다.

론 프로소르(Ron Prosor) 주독일 이스라엘 대사는 일요일, "우익 극단주의의 위험성은 명백하다"면서도 독일 사회가 "좌익의 위협에 대해서도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프로소르 대사는 "좌익 성향의 반유대주의 역시 동일한 명확성을 가지고 다뤄져야 한다. 좌파 청년 조직이 학생들에게 칼라시니코프 소총과 팔레스타인 국기가 그려진 스티커를 배포하는 행위는 '행동주의'라는 명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반유대주의에 맞서는 방화벽은 그 어떤 정치적 진영 논리도 인정해서는 안 된다. 유대인의 삶과 이스라엘의 생존권은 극우든, 극좌든, 혹은 이슬람주의자든 그 누구의 공격도 용납될 수 없는 절대적인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좌우 양측의 반유대주의에 대한 이러한 경고는 일요일 BSW의 공동 대표 후보인 클라우디아 비티히(Claudia Wittig)의 발언을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극우 성향 잡지 '콤팩트(Compact)'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신자유주의 성향의 친이스라엘 인사"가 주총리 후보로 나설 경우 지지를 배제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비티히는 웃으며 "그렇다, 당연히 배제할 것"이라며 "우선 구서독 출신(Wessi)은 절대 안 된다… 우리의 확고한 레드라인은 평화 정책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 어떤 시오니스트 프로젝트라도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AfD 내부에서는 여전히 친이스라엘 성향을 유지하고 있는 자유주의적·전통적 보수 성향의 계파가, 잔존하는 반미 정서와 노골적인 친러시아 성향을 띠는 외견상의 평화 구호를 활용하는 계파로부터 점점 더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이는 터커 칼슨(Tucker Carlson) 등 미국 우파 진영 내부에서 나타나는 흐름을 연상시킨다.

선거를 앞두고 일간지 벨트(Welt)와 가진 인터뷰에서 작센안할트주 당내 2인자이자 선거 공약 작성자인 한스-토마스 틸슈나이더(Hans-Thomas Tillschneider)는 당의 주요 선거 포스터 구호들을 소개했다.

포스터에는 "다시 자유롭게 생각하는 바를 말할 수 있는 사회", "(유가 상승으로 인한) 눈물 없이 기름을 넣을 수 있는 사회", 학교 내 급진적 성교육에 반대하는 취지의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다시 자부심을 갖자" 등 전통적 보수 메시지와 극우 포퓰리즘이 혼합된 구호들이 포함되었다.

마지막 구호인 '다시 자부심을 갖자'에 대해 틸슈나이더는 "우리 자신의 역사와 편견 없고 개방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하며, 지난해 AfD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가 "독일인이어도 괜찮다(it's ok to be German)"고 언급했던 발언을 강조했다.

독일의 과거사에 대해 덜 이야기하자는 의미냐는 질문에 틸슈나이더는 "아니다. 다만 죄책감의 관점이 아니라 역사적 관여의 관점에서 다루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우리에게 죄책감이 없기 때문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당연히 그렇다. 이제는 더 이상 없다… 지금에 와서는 더 이상 아니다. 너무 오래전 일이다… 냉전이라는 세계사적 시기로 단절되어 있으며, 따라서 이제는 아득한 과거의 일일 뿐"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하지만 그것은 역사상 자행된 가장 거대한 범죄 중 하나이지 않은가?"라고 반문하자, 틸슈나이더는 "그렇다. 하지만 그것은 지나간 일이며, 역사 속으로 흘러갔다. 모든 것은 지나가기 마련"이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