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령지”, “인종청소”, “집단학살적 사고방식”… 유엔 총회서 이스라엘 향한 거센 비난 쏟아져
화요일 뉴욕에서 개막한 유엔 총회(UNGA) 일반토의에서 여러 세계 지도자들이 연단에 올라 이스라엘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내며 익숙한 풍경을 재현했다.
포문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열었다. 그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을 짧게 언급한 뒤, 곧바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에 대한 규탄으로 화제를 돌렸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개막 연설에서 "우리는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의 참혹한 상황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10월 7일 하마스의 끔찍한 테러 공격이 있은 지 거의 3년이 되어 간다"면서도 "하지만 그 뒤를 이은 것은 내가 사무총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목격한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살상과 파괴를 동반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맹공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점령된 서안지구'로 지칭한 유대 및 사마리아 지역으로 시선을 돌리며 이스라엘의 정책이 '두 국가 해법'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편, 점령된 서안지구에서 자행되는 이스라엘의 폭력, 강제 이주, 정착촌 확장은 평화로 가는 길을 불도저로 밀어버리고 인종 청소의 망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두 국가 해법이 우리 눈앞에서 사라지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친이스라엘 온라인 계정들로부터 즉각적인 팩트체크를 받은 그의 발언은 뒤이어 녹색 연단(Green Podium)에 올라 이스라엘을 손가락질한 다른 세계 지도자들의 연설 방향을 예고하는 서막에 불과했다.
🇺🇳 António Guterres: “The scale of killing in Gaza is unlike anything I've witnessed in my years as Secretary-General.”
— UN Watch (@UNWatch) September 22, 2026
FACT-CHECK: ❌
Under Guterres's watch since 2017:
🇸🇾 Syria: 120,000+ killed
🇸🇩 Sudan: 150,000+ killed
🇪🇹 Ethiopia: 162,000+ killed
🇾🇪 Yemen: 200,000+ killed pic.twitter.com/PBH74oxShw
이스라엘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거듭 비판해 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번 기회를 빌려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적 사고방식"을 지녔으며, 가자를 "강제 수용소"이자 "세계 최대의 어린이 공동묘지"로 전락시켰다고 맹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3년 동안 가자에서만 7만 4천 명의 우리 형제자매를 잃었으며, 이들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주장했다. 이는 하마스 자체 집계 수치와도 배치되는 일방적 주장의 반복이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스라엘의 국가 테러 행위로 간주되는 행태로 인해 그들을 잃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은 또한 가자가 "세계에서 어린이 사지 절단율이 가장 높은 곳"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가자는 세계 최대의 어린이 공동묘지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어린이 사지 절단율이 가장 높은 곳"이라며 가자를 "우리 시대 가장 비인도적이고 수치스러운 강제 수용소"로 규정하고, "우리는 결코 만족할 줄 모르는 살인적인 광기와 마주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튀르키예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성사된 휴전 협정을 이스라엘이 위반했다고도 비난했다. 그는 "휴전 이후에도 사망한 가자 주민 수가 1,500명을 넘어섰으며, 팔레스타인 저항 운동이 평화 계획의 2단계 진입에 동의했음에도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을 끝내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President Erdoğan once again used the UN podium to attack Israel and spread lies.
— Danny Danon 🇮🇱 דני דנון (@dannydanon) September 22, 2026
A leader who hosts Hamas leaders, supports terrorist organizations, and occupies Syrian territory has no justification to lecture Israel on morality.
Erdoğan, your hypocrisy will not hide the… pic.twitter.com/6IOaA88enz
에르도안은 사망자 중 다수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공격에 가담했던 하마스 지휘관 및 테러 요원들이라는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일부는 IDF 진지를 향해 황색선(Yellow Line)을 넘으려 시도했던 테러 요원들이기도 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보건부는 전투원과 민간인을 구분하지 않으며, 원인과 무관하게 모든 사망자를 이스라엘의 탓으로 돌려 집계하고 있음을 이전에 시인한 바 있다.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 역시 총회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전쟁 범죄, 특히 강제 인구 이주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휴전 개시 이후 가자에서 벌어진 IDF의 작전을 공격하며 비판을 시작했다.
압둘라 국왕은 "가자에서의 증거는 압도적"이라며 "소위 휴전이라는 기간의 첫 300일 동안 최소 300명의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와 전쟁 종식을 위해 전력을 다해왔다"면서도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골대를 계속해서 옮기고 민간 인프라에 대한 공격과 파괴를 지속하며 철수를 거부한 채 팔레스타인인들을 가자의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좁은 구역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압둘라 국왕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에 앞서 충족되어야 한다고 트럼프 행정부 또한 명시한 조건인 '하마스의 무장 해제 거부'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유대 및 사마리아 지역과 관련해 압둘라 국왕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의 '강제 이주'와 '합병'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법 정착촌을 확장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주민의 집을 파괴하는 것은 법 집행이 아니라 강제 이주"라며 "점령지를 장악하는 것은 토지 등록이 아니라 사실상의 강제 합병"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서안지구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고립된 개별 사건들의 나열이 아니다. 전체 주민을 자신들의 땅에서 강제로 쫓아내기 위해 기획된 단일 정책의 일환"이라며 "여기에는 강제 이주라는 명백한 이름이 붙으며, 이는 명백한 전쟁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It is particularly amusing to hear @KingAbdullahII of Jordan speak so passionately about international law and the rights of Palestinians in Judea and Samaria.
— Israel Foreign Ministry (@IsraelMFA) September 23, 2026
In July 1988, on the orders of his father, King Hussein, Jordan collectively and unilaterally revoked the citizenship…
압둘라 국왕은 이스라엘 비판론자들이 단골로 제기하는 '영토 팽창주의' 주장도 되풀이했다.
그는 "이 총회장에 있는 그 누구도 이스라엘의 야욕이 팔레스타인에서 멈출 것이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현 이스라엘 정부의 팽창주의적 식욕은 이제 역내 전체의 위협이 되었으며, 오늘날 시리아는 국제사회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경고 신호"라고 덧붙였다. 이는 시리아 내 반이스라엘 지하디스트 민병대의 침투를 저지하기 위해 남부 시리아에 완충지대를 설치한 이스라엘의 조치를 겨냥한 발언이다.
신임 영국 총리 앤디 번햄(Andy Burnham) 역시 10·7 사태 이후 이스라엘의 조치가 정당화될 수 없다며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번햄 총리는 "나는 10월 7일 사건을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해 왔다. 우리는 하마스를 지속해서 규탄하며, 전 세계 유대인과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 등의 지속적인 위협에 맞서 이스라엘과 함께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가자지구나 서안지구에서 벌어진 이스라엘 정부의 조치들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참혹한 고통이 계속 가중되고 양국 모두를 위한 평화와 안정의 최선책인 두 국가 해법의 전망이 공격받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번햄 총리는 유대 및 사마리아 지역의 이스라엘산 제품에 제재와 무역 제한을 가한 자국 정부의 결정을 옹호하며 "우리는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이 불법임을 인정하고, 불법 정착촌과의 상품 거래를 금지하며, 불법 정착촌 건설에 관여하는 자들을 제재하는 조치를 단행했다"고 역설했다.
유엔 총회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날 선 비판이 나오는 것은 낯선 광경이 아니다. 이스라엘 옹호 단체들은 역대 투표 기록과 대이스라엘 결의안 등을 분석하며, 이스라엘이 타국에 비해 불균형적으로 과도한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해 왔다.
그러나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을 겨냥한 국제사회의 비판 수위와 강도는 한층 더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주 후반 유엔 총회 연단에 올라 이스라엘의 입장을 대변하는 강력한 반박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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