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향해 서두르지 마라”: 바이든, 10월 7일 참사 직후 이스라엘에 가자 침공 만류… 베니 간츠 의원 ‘올 이스라엘 뉴스’ 인터뷰서 밝혀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의 정권 탈환을 막지 못하며 치명적인 오판을 내리고,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억제하지 못했던 조 바이든 당시 미국 행정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팀은 2023년 또 한 번의 파멸적인 오판을 저질렀다.
2023년 9월 30일, 바이든의 국가안보보좌관 제이크 설리번은 한 콘퍼런스에서 "오늘날 중동 지역은 지난 20년 이래 가장 조용하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는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긴장 등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이면서도, "9·11 테러 이후 전임자들과 비교했을 때 오늘날 내가 중동의 위기와 분쟁에 쏟아야 하는 시간은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자평했다. 설리번은 이러한 '고요함'을 바이든 행정부 외교 정책의 성공적 증거로 내세우려 했다.
그러나 불과 8일 뒤, 이란 정권의 자금 지원과 무장으로 무장한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침공해 이스라엘인 1,200명을 살해하고 성폭행하며 산 채로 불태우는 참극을 벌였다. 하마스는 251명의 인질을 납치해 가자지구 지하 테러 터널로 끌고 갔다. 이어 10월 8일에는 역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과 미사일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순식간에 7개 전선에서 동시다발적인 공격에 직면했고, 현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길고 고통스러운 전쟁이 촉발됐다.
그리고 이제 올 이스라엘 뉴스(ALL ISRAEL NEWS) 취재 결과, 막후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안보팀이 이스라엘을 향해 가자지구 지상 침공을 감행하지 말 것을 비공개리에 강력히 종용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베니 간츠 전 국방장관 단독 인터뷰
지난 월요일, 본지 조엘 C. 로젠버그 편집장은 10·7 테러 당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비상 거국내각 합류에 전격 합의했던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이자 야권 지도자인 베니 간츠(Benny Gantz) 의원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당시 합의로 간츠는 네타냐후 총리,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그리고 현재 네타냐후의 주요 정치적 라이벌로 부상한 가디 아이젠코트 전 군 총참모장과 함께 4인 전시내각의 각료로 참여한 바 있다. 이번 인터뷰의 일부는 미국 최대 기독교 방송 네트워크 TBN의 간판 프라임타임 프로그램인 『더 로젠버그 리포트(THE ROSENBERG REPORT)』를 통해 방영됐다.
전쟁과 평화, 복음주의권과의 유대, 이스라엘의 미래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하던 중 로젠버그 편집장은 간츠에게 다음과 같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10월 7일 참사 직후,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로 고위 당국자들을 급파해 이스라엘이 대규모 가자 지상 침공 작전을 벌이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압박했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간츠는 특유의 품격을 갖춘 정치가답게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의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10월 18일 매우 신속하게 이스라엘을 찾았으며, 나는 이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말로 운을 뗐다.
그러나 간츠는 곧이어 놀라운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 육군 장성 4명으로 구성된 군사 대표단을 파견했다는 것이다. 간츠는 "그들은 이라크 팔루자 등 중동 각지에서 겪은 미군의 실전 경험을 우리와 논의하기 위해 장성 4명을 보냈다. 그리고 그 장성들은 우리에게 '실패를 향해 성급히 돌진하지 말라(Don't rush to your failure)'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로젠버그 편집장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재차 물었다. "'실패를 향해 돌진하지 말라'고요? 그들이 정말 그렇게 말했습니까?"
간츠는 거듭 확인했다. "'실패를 향해 돌진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하마스 테러 전력을 추적해 궤멸시키기 위해 가자지구에 이스라엘 국방군(IDF)의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하면 당신들이 패배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뜻입니까?"라는 질문에 간츠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그렇습니다(Yes)."
동맹을 향한 배신: 겉으로는 지지, 뒤로는 항복 압박
그야말로 충격적인 증언이었다. 공개 석상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방어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나 비공개 막후에서는 끔찍한 기습 침략과 학살이 발생한 지 며칠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 이스라엘을 향해 하마스에 사실상 굴복하라고 종용한 셈이다.
백악관과 미군 군사고문단은 왜 이스라엘 전시내각 지도부를 향해 하마스와 맞서 싸우거나 궤멸시키지 말라고 가로막았을까? 그 이유는 간단했다. 가자 지상전이 너무 복잡하고 험난하며, 아군 피해가 지나치게 클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했는지 묻자 간츠는 이렇게 답했다. "미군 친구들에게 설명했다. 그들의 전문적인 군사적 식견은 존중하지만, '이 작전은 지구 반대편 어딘가로 나가는 원정군 작전이 아니다. 이 테러 세력은 내 집에서 불과 500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간츠는 개전 직후 주민들과의 연대를 표명하기 위해 가자지구 관문에 위치한 야드 모르데하이(Yad Mordechai) 키부츠로 직접 거처를 옮겼다. 그는 미군 장성들에게 "우리가 가자지구에 진입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이스라엘의 안보 현실과 바이든 백악관 사이의 거대한 괴리
간츠 역시 현대 이스라엘 역사상 최악의 민간인 학살을 겪은 직후, 바이든 대통령이 대외적으로는 네타냐후 정부가 하마스를 결정적으로 격퇴하고 국민을 지키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지지하겠다고 공언하면서도 뒤에서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현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백악관과 펜타곤은 어떻게 이스라엘이 지상 작전을 감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단 1초라도 할 수 있었단 말인가?
간츠는 "10월 7일 이전과 이후의 시각 사이에는 하늘과 땅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참모총장과 국방장관을 역임하던 시절을 회고하며 "우리는 과거 여러 상황 속에서 가자지구의 하마스를 상대로 최소 5~6차례의 군사작전을 수행했으나 전면적인 가자 지상 침공을 감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대규모 지상 침공을 피하면서 하마스의 위협을 통제하기 위해 다른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보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정밀 공습, 특수부대 작전, 하마스 핵심 수뇌부에 대한 표적 제거, 그리고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아이언 돔 요격 시스템의 지속적인 구축과 개량이 포함됐다. 그러나 간츠는 "그 어떤 것도 효과가 없었다"고 단언했다.
이어 간츠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들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경제적 지원책까지 병행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약 2만 명에 달하는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에게 이스라엘 내 취업을 허가했다. 우리는 주민들의 삶을 바라보며, 그들이 사회로서 필요한 것과 경제적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었다"고 털어놓았다.
급진 이슬람주의의 본질을 간과한 바이든 행정부
로젠버그 편집장은 평소 "이스라엘을 향한 안보 위협과 그 본질을 오판하는 것은 기습적인 파멸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해 왔다. 바이든과 그의 안보팀은 이란과 그 대리 세력들이 품은 사악한 의도를 전혀 꿰뚫어 보지 못했다. 아프가니스탄과 우크라이나에서 실패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들은 블라디미르 푸틴의 급진적 러시아 민족주의는 물론 급진 이슬람주의의 맹목적인 본질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간츠는 바이든 팀에게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의 근본적인 세계관은 전쟁 그 자체를 사랑하고 전쟁을 갈망한다는 점을 똑똑히 이해시키려 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피에 굶주린 광신주의야말로 홀로코스트 이후 단 하루 만에 가장 많은 유대인을 학살한 주범 야히야 신와르(Yahya Sinwar)로 하여금 이스라엘군의 가혹한 보복 작전을 충분히 예상하면서도 1,200명의 이스라엘인을 잔혹하게 학살하라는 명령을 내리게 만든 동력이었다.
아울러 간츠는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하마스 거점을 상대로 감행한 대규모 공습과 지상군 투입이 단순한 '복수'를 위한 것이 아님을 누차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작전 목표는 하마스가 다시는 이스라엘을 위협할 수 없도록 완전히 분쇄하는 동시에,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를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간츠는 미군 측에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들은 내게 '가자 침공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 같은가?'라고 물었다. 나는 '코끼리 떼가 정글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다른 대안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가자 민간인의 안전을 최대한 확보하고 테러리스트들과 민간인을 분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민간인과 무장 전투원을 완벽히 분리해 내는 것은 극도로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간츠는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하마스의 24개 대대는 가능한 한 신속하고 단호하게 섬멸되어야만 했다. 단순한 공습 지원만으로는 결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다.
간츠는 하마스를 영구히 뿌리 뽑기 위해 가자지구 내 대규모 지상 작전을 감행해야 한다는 대원칙 앞에서는 자신과 네타냐후 총리, 갈란트 국방장관, 아이젠코트 각료 사이에 추호의 이견도 없는 확고한 단결이 존재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