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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와의 면담 취소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방미 일정 단축

 
2025년 9월 26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 리리 아가미/플래시90)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미국 방문 일정이 텍사스에서 예정되었던 일론 머스크와의 회동 취소로 대폭 단축되면서, 유엔 총회 연설을 위한 24시간 남짓의 뉴욕 체류 일정만 남게 되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다음 주 유엔 총회 연설 일정에 맞춰 텍사스 회동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을 타진했었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일정 중 네타냐후 총리를 만날 시간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는 목요일 아침 뉴욕에 도착해 현지 시간 오후 2시에 총회 연설을 마친 뒤 곧바로 이스라엘로 복귀하는 일정만 남기게 되었다.

이처럼 이례적으로 짧아진 일정에는 이스라엘과 미국 양국의 선거 임박, 지속되는 대이란 전쟁, 우크라이나 휴전 가능성을 비롯한 다른 현안에 집중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유엔 총회 기간 중 걸프 지도자들과의 회담을 앞두고 이란 전쟁과 관련해 중대한 결정의 순간에 다가서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단축된 방문은 총회 기간 대규모 시위가 예상되는 뉴욕 현지의 고조된 정치적 논란 속에서 이뤄진다.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 뉴욕 시장은 앞서 네타냐후를 뉴욕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인물"로 규정하며 연방정부에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 집행을 촉구한 바 있으나, 이후 본인이 직접 시위에 참석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일부 이스라엘 정치 평론가들은 미국 유권자 일각에서 이스라엘과 네타냐후에 대한 지지세가 약화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네타냐후 총리의 제한된 방미 일정이 이스라엘 국내 정치에도 파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들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미국 선거를 앞두고 미 의회 내 친이스라엘 의원들조차 네타냐후와의 공개적인 회동을 꺼렸을 수 있다고 짚었다.

당초 예정되었던 일정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크네세트(의회) 총선을 앞두고 미국 고위 관리들, 유대인 사회 지도자들, 그리고 경제계 거물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 유권자들은 전통적으로 미 정책 입안자들 및 미국 유대인 사회와의 관계 형성에 있어 네타냐후의 역량을 높이 평가해 왔다.

지난 30년간 모든 선거 캠페인에 참여해 온 한 리쿠드당 활동가는 익명을 전제로 올 이스라엘 뉴스(ALL ISRAEL NEWS)에 오는 10월 27일 치러질 총선을 앞두고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평당원들 사이에 절망감이 팽배하다"고 인정했다.

그는 네타냐후의 이례적으로 짧은 방미 일정이 이러한 우려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보았으며, 특히 과거 그의 방미 행보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비비(네타냐후의 애칭)가 유엔 총회장에 거의 몰래 숨어들었다가 연설 직후 가능한 한 빨리 귀국하기 위해 부리나케 빠져나오는 모습은 정말이지 최악으로 비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활동가는 과거 네타냐후가 유엔 방문을 활용해 미국에서 며칠씩 체류하며 미 당국자들과 유대인 사회 지도자들을 만났던 전례를 떠올렸다.

그는 "평소라면 그는 유엔 총회 방문을 대대적으로 부각하며 미국에서 수일을 보내고, 워싱턴으로 날아가 유력 인사들을 두루 만나고, 뉴욕의 대형 회당에서 연설하며, 심지어 LA로 가 할리우드의 유대인 영화배우들과 어울리는 등의 일정을 소화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장기 일정이었다면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값진 자산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대규모 선거 캠페인 이벤트가 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정확히 정반대의 느낌을 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활동가는 축소된 방문 일정이 오히려 이스라엘 유권자들에게 매우 다른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결국 비비가 예전 같은 정치적 영향력을 잃어버렸고, 이제는 한물가서 물러날 때가 되었다는 인상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말을 하기는 싫지만 솔직히 나 자신부터 그렇게 느끼기 시작했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닐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