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고립만 자초했다”… 야권·외신, 네타냐후 유엔 연설에 맹비난
카타르 맹비난한 총리 향해 ‘내로남불’ 비판 쏟아져
지난 수년간과 마찬가지로 목요일 진행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유엔 총회 연설은 전 세계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올해 보도의 초점은 네타냐후가 회의장에 들어서는 순간 수십 명의 외교관이 일제히 퇴장하면서 표면화된 이른바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에 맞춰졌다.
다수의 외신은 전시 이스라엘의 정당성을 방어한 네타냐후의 연설을 두고 "전투적(combative)", "열정적(fiery)", 혹은 "격앙된(furious)" 어조였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그가 10월 27일 치러질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국내 선거전의 마지막 승부수에 돌입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스라엘 국내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카타르를 특별히 지목해 강도 높게 비판하자, 야권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그의 위선을 꼬집는 비판이 쏟아졌다.
'토게더(Together)'당 대표 나프탈리 베네트(Naftali Bennett)는 네타냐후에게 카타르를 '적국'으로 공식 선포할 것을 촉구해 왔으며, 명시적으로 이를 선언하지 않은 것은 "카타르에 면죄부를 주고 정당화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속적인 지지율 하락세를 겪고 있는 베네트는 "네타냐후가 카타르라는 적의 이름을 부르기를 거부하는 매 순간마다 우리의 국가 안보가 훼손되고,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의 위상이 실추되며, 학살 희생자들의 명예가 훼손된다"고 주장했다.
"If there are any other moral cowards who haven't yet left this hall, please do so now."
— Fox News (@FoxNews) September 24, 2026
Israeli Prime Minister Benjamin Netanyahu opens his address to the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in New York with a sharp rebuke as delegates walk out of the hall in protest of his speech. pic.twitter.com/Eq4ur5YYJi
극좌 성향 '민주당(Democrats)'의 야이르 골란 대표는 네타냐후의 대(對)카타르 공세를 두고 빈정거리며 놀라움을 표했다. 그는 '카타르게이트'에 연루된 네타냐후의 전 보좌관 요나탄 우리흐(Yonatan Urich)를 거론하며 "연설 내용이 우리흐와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이스라엘 베이테이누(Israel Beiteinu)'당 대표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역시 네타냐후의 연설이 국가의 고립을 만천하에 드러냈다며 "세계 속 이스라엘의 위상이 전례 없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베르만은 네타냐후가 이번 방미 일정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을 성사시키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그 사람 자신은 물론 이스라엘까지 서방 세계의 왕따이자 골칫덩이 짐짝이 되어버렸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Netanyahu's UN Speech is*:
— Israel Elects (@israel_elects) September 25, 2026
Of national importance: 38%
election propaganda: 34%
Unimportant: 15%
via Maagar Mochot/Chan16, Sep. 24
*fieldwork conducted before the speech
네타냐후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유엔 총회장 인근 교차로에서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여러 명을 체포했으며, 이 중에는 배우 수잔 서랜든과 한나 아인바인더, 치 오세(Chi Osse) 뉴욕시의원,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의 고문인 린다 사르수르 등 저명한 반이스라엘 활동가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는 연설 도중 이들을 정면으로 겨냥해 "이란 정권에 대해서도 시위를 벌인 적이 있는가? 이란과 중동 전역에서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낸 적이 있는가? 아니, 당신들은 결코 그러지 않았다. 가짜 인권 시위대이기 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연설의 주요 표적 중 한 명이었던 맘다니 시장은 이후 "네타냐후는 팔레스타인인을 향한 자신의 제노사이드(집단학살)를 분칠하기 위해 근거 없는 거짓말을 되풀이하는 데 연설을 악용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네타냐후가 "적들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질타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그가 "국내에서 정치적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 "호전적인 연설"을 내놓았다는 점을 부각했다.
🔴Opposition Bloc: 55 (+1)
— Israel Elects (@israel_elects) September 25, 2026
🔵Netanyahu Bloc: 49 (-1)
🟢Arab Parties: 12
🟣Reservists-Economic: 4
Hung Knesset https://t.co/pJ00cAVtJk
미국 주요 일간지 중 대체로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편인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네타냐후가 "그 어느 때보다 고립되었다"고 묘사하며, 그가 강력히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와의 회동이 끝내 무산된 사실을 짚었다.
AP통신은 "고립된" 네타냐후가 연설에서 "도전적인 어조"를 취했다고 전하며, 이 "노련한 쇼맨"이 이스라엘 국내 유권자들을 직접 겨냥해 연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는 이번 연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합동 타격 작전 언급과 트럼프를 향한 찬사 등 미국 청중을 명확히 의식한 대목들"을 담고 있어 이스라엘 국민뿐 아니라 미국 대중까지 함께 겨냥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유럽 내에서 가장 비판적인 논조를 보이는 영국 가디언(The Guardian)은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이 "제노사이드의 정반대"라는 네타냐후의 주장을 집중 조명하며, 그의 연설을 "선동적"이자 "논란의 여지가 큰" 연설로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