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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상흔 깊은 크파르 아자 키부츠, 회복의 조짐 서서히 나타나

 
2024년 11월 14일,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서 자원봉사자들이 10월 7일 학살 당시 파괴된 가옥들을 복구하고 있다. (사진: 토메르 노이베르그/Flash90)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학살로 가장 막대한 인명 피해를 입었던 가자 국경 인접 공동체 키부츠 아자(크파르 아자)가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서서히 회복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키부츠는 지난 9월 1일 개전 이래 처음으로 마을 내 유치원 문을 다시 열었으며, 신설된 예비군사학교(메히나) 생도들도 수업에 들어갔다. 주민 다수에게 생계를 제공하는 농경지 경작 역시 재개됐다.

참사 전 키부츠에 거주하던 약 300가구 중 지금까지 약 50가구가 마을로 돌아왔으며, 매주 서너 가구가 추가로 귀환하고 있다. 키부츠 지도부는 다가오는 유대 명절 시즌(로쉬 하샤나 등)이 지나면 더 많은 주민이 복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마스의 초기 습격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참사 직후 마을에서 대피해 북쪽의 키부츠 셰파임(Shefayim)과 키부츠 루하마(Ruhama) 등지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이후 가자 국경 지대가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되면서 민간인의 귀환이 전면 통제되어 왔다.

치안 여건이 점차 안정되자 일부 가정은 마을로 돌아와 삶의 재건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복귀를 망설이는 이들이 적지 않으며, 고통스러운 트라우마의 기억이 서린 현장으로 영영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심한 주민들도 있다.

돌아오기로 결심한 이들에게도 그 과정은 결코 쉽거나 빠르지 않으며, 복귀 이후에도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다.

시갈 모란(Sigal Moran) 키부츠 아자 위원장은 최근 이네트 뉴스(Ynet News)와의 인터뷰에서 2027년 말까지 참사 이전 인구의 약 70%가 복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란 위원장은 이 수치에 대해 "향후 안보 상황에 달려 있는 현실적인 목표치"라며 "귀환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이는 두려움과 트라우마, 신뢰의 결여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우리는 마을을 재건하는 동시에 신뢰를 다시 쌓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온 레게브(Tzion Regev) 키부츠 총괄 매니저는 주민들의 복귀가 희망과 불안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축하하면서도 온전히 축하하지 못하는 심정이다. 9월 1일 유치원이 다시 문을 연 것을 보는 것은 벅찬 감동이었다. 오가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예비군사학교 학생들이 들어왔으며, 새 입주민과 새 가정들이 도착하고 있다. 생명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모든 것이 지극히 조심스럽다. 축하하는 데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주민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으며, 깊은 불확실성 속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2023년 10월 7일 아침, 중무장한 하마스 테러범 약 250명이 키부츠 아자로 난입했다. 마을 자체 비상대응팀이 방어에 나섰으나 대원은 경화기로 무장한 14명에 불과했고, 첫 2시간 동안 군 지원 병력은 도착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비상대응팀 대원 7명이 전사했다. 테러범들은 외곽 철책을 파괴하고 침투했으며, 일부는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공중으로 들어왔다.

어린이를 포함한 다수의 주민이 가자지구로 납치되어 하마스의 인질이 되었고, 일가족 전체가 몰살당하기도 했다. 살아남은 이들은 집을 떠나 이스라엘 각지에서 국내 실향민 생활을 이어왔다.

학교와 의료 시설 등 필수 기반 시설 재건 문제 역시 공동체의 온전한 회복을 더디게 만드는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주민들은 마을에서 새로운 삶을 일구겠다는 굳은 결의를 보이고 있다.

한 복귀 주민은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곳이 좋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이곳에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 안길을 걷다 보면 함께 돌아온 이웃들을 마주친다. 비록 현재로서는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구역이 한정되어 있어 복잡하지만 우리는 담담히 헤쳐나가고 있다. 가장 먼저 고향으로 돌아온 이들 중 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 분명 좋아질 것이고 더 나아지기를 바란다. 이전과는 달라지겠지만, 분명 더 좋은 방향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