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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유대·사마리아(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과의 교역 시 최대 징역 3년형 추진 검토

 
2026년 7월 22일, 필리핀 파사이 시 필리핀 국제회의센터(PICC)에서 열린 노르웨이-아세안 3자 회담에서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노르웨이 외교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커넥트)

노르웨이가 국제사회에서 서안지구로 불리는 유대와 사마리아 내 이스라엘 정착촌과 거래하는 개인이나 기업에 최대 징역 3년형을 부과할 수 있는 초강경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슬로 정부의 대이스라엘 강경 대치 기조가 갈수록 노골화되는 양상이다.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Espen Barth Eide)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월요일 공영방송 NRK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입법안을 공식 발표하며, 유대와 사마리아 지역의 정세 악화가 이러한 조치의 정당성을 한층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법안은 최근 영국이 발표한 무역 제재안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스라엘의 수도로 기능하고 있는 동예루살렘 내 유대인 거주 지역까지 금지 대상에 포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데 장관은 NRK와의 인터뷰에서 "서안지구의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기 때문에 (법안을 지지하는) 논거는 더욱 강력해졌다"며 "더불어 정부가 이미 법안을 통해 제안했던 것과 동일한 조치를 현재 수많은 다른 국가들이 뒤따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슬로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은 즉각 성명을 내고 해당 법안을 강하게 규탄했다. 노르웨이의 이번 발표는 최근 영국 정부가 유대와 사마리아 내 이스라엘 정착촌을 겨냥해 포괄적 무역 제재를 부과한 직후 나왔다. 당시 이스라엘 정부는 이에 맞서 예루살렘 주재 영국 영사관을 전격 폐쇄하는 등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된 바 있다.

런던의 제재 발표 이후, 노르웨이는 캐나다, 프랑스,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폴란드, 아일랜드, 스페인 등과 함께 분쟁 지역 내 이스라엘 정착촌에 반대하는 12개국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에이데 장관은 이스라엘이 비판자들에게 ‘반유대주의’라는 낙인을 찍어 국제사회의 비판을 침묵시키려 해왔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인권 침해와 국제법 위반을 비판하는 서방 국가들을 향해 반유대주의자라고 몰아세우며 위축시키는 방식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었다"며 "이제 이스라엘이 다방면에서 누려왔던 일종의 보호막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의 다수는 유대와 사마리아 내 유대인 정착촌을 '점령지 내 불법 정착촌'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 영토가 유대 민족의 유구한 역사적·성서적 뿌리를 지닌 고유한 땅이며, 해당 지역의 최종적인 법적·정치적 지위는 여전히 분쟁 중인 미합의 상태라고 반박한다.

노르웨이의 이번 제안은 영국의 제재보다 훨씬 강도 높은 조치로 평가된다. 영국 정부는 동예루살렘 내 유대인 공동체를 정착촌 제재 범위에 포함할지 여부를 명확히 특정하지 않았으나, 노르웨이의 무역 금지안은 이스라엘의 수도로 통합 관리되는 동예루살렘 내 유대인 지역까지 전면 포함할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데 장관은 노르웨이와 해당 지역 간의 실제 교역 규모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문제가 되는 품목은 와인과 일부 농산물 등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이번 수입 금지 추진이 실리보다는 '원칙의 문제'라고 역설했다.

에이데 장관은 "만약 가장 거대한 국가들이 국제법과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일어서지 않는다면, 나머지 우리들이라도 나서야 한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발언을 덧붙였다.

노르웨이는 유럽 내에서 이스라엘을 가장 앞장서 비판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해 왔다. 2024년 5월 노르웨이는 1,200명의 이스라엘인이 학살당하고 251명이 가자지구로 납치된 하마스의 10·7 참사가 발생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스페인, 아일랜드와 함께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일방 승인했다.

당시 에이데 장관은 "30년 넘게 노르웨이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가장 강력히 옹호해 온 나라 중 하나였다. 노르웨이가 팔레스타인을 공식 국가로 승인하는 오늘은 양국 관계의 중대한 이정표"라고 자평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러한 결정을 두고 홀로코스트 이후 단 하루 만에 가장 많은 유대인이 희생된 10·7 참사에 대한 사실상의 '외교적 보상'이라며 거세게 비난했다.

10·7 참사 이후 노르웨이 내부에서는 반유대주의와 반이스라엘 정서의 수위가 급격히 높아져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중동계 출신의 한 노르웨이 대학교수가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이스라엘 민간인 학살을 가리켜 "이번 세기 가장 아름다운 일"이라고 공개 찬양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노르웨이 당국자들은 자국의 대이스라엘 정책이 오로지 국제법과 인권 기준에 입각한 정당한 외교 조치라며 반유대주의라는 일체의 비판을 일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