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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이자 팔레스타인계라 속였다”… 유대인 필라델피아 교사 신분 날조 고백에 활동가 단체들 잇단 ‘손절’

 
한나 간(Hannah Gann). (사진: 영상 캡처/스크린샷)

자신을 흑인이자 팔레스타인계라고 자칭하며 활동해 온 미국 필라델피아의 현직 교사이자 활동가 해나 간(Hannah Gann)이 자신의 출신과 정체성을 거짓으로 꾸며냈음을 시인하면서, 그녀와 함께 활동해 온 두 시민단체가 관계를 전면 단절하고 나섰다.

필라델피아 워크숍 학교(The Workshop School)의 교사인 간은 '인종정의조직위원회(RJOC)'와 '팔레스타인을 위한 필라델피아 교육자 모임(PEFP)'의 오랜 핵심 구성원이었다. 그녀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가자지구 내의 이른바 '학살적 교육 파괴(scholasticide)'를 규탄하는 공개 강연에 나서는 등 인종 정의 및 친팔레스타인 운동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 주말 RJOC와 PEFP는 공동성명을 내고 간이 "자신의 정체성과 출신 배경을 완전히 속여왔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간이 자신을 팔레스타인계, 튀니지계, 흑인이라고 사칭해 왔다고 지적하며, 그녀가 실상은 "이스라엘 정착민 가문" 출신의 유대계 백인 여성임을 대중 앞에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간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과 영상을 통해 자신의 배경을 숨기거나 거짓말을 해왔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두 단체는 "우리는 더 이상 해나와 협력하지 않을 것이며, 그녀는 우리의 어떤 조직 공간에도 더 이상 발을 들일 수 없다"고 선언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사건이 초래한 심각한 해악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정체성과 투쟁을 도용당한 팔레스타인인들, 흑인 공동체, 그리고 신뢰와 자원을 착취당한 청년들과 활동가, 조직들이 입은 상처를 통감한다"고 밝히며, "이러한 배신행위에 큰 충격과 슬픔,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덧붙였다.

대학 시절 간을 알았고 최근 수년 만에 그녀를 다시 만났다는 한 지인은, 간이 "메이크업과 인공 태닝을 통해 피부색을 확연히 어둡게 꾸몄고 아프리카계 미국인 영어(AAVE) 억양을 구사하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간은 또한 자신의 조부가 '팔레스타인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해 왔으나, 사건 취재 결과 그녀의 조부는 볼티모어 출신으로 확인되었다. 아울러 그녀는 팔레스타인에 있는 친척들에게 돈을 송금해야 한다며 기부금을 모금하고, 이를 자신의 개인적인 재정적 필요에도 유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간은 10·7 사태 이후 필라델피아 교육 운동계에서 두드러진 인물로 활동해 왔다. 2024년에는 가자지구 내 학교 파괴를 고발하는 웨스트 필라델피아 티치인(teach-in)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흑인 교육자 개발 센터'의 설립자인 샤리프 엘메키(Sharif El-mekki)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간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그녀의 거짓말이 "충격적이고 격분을 일으킨다"고 썼다.

그는 정체가 폭로된 후 사과를 하고 빠져나갈 수 있는 간의 처지 자체가, 그녀가 사칭했던 실제 공동체 구성원들은 누릴 수 없는 백인 특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엘메키는 "진짜 팔레스타인인, 무슬림, 아랍인, 흑인, 아프리카인들은 결과가 닥쳤을 때 자신의 정체성을 마음대로 벗어던질 수 없다"며 "그들은 자신의 실제 정체성 때문에 직면하게 되는 의심과 감시, 적대감, 또는 직업적 불이익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선택할 권리가 없다"고 탄식했다.

간은 인스타그램 영상을 통해 "내가 저지른 일을 직면하면서 가장 괴로운 부분 중 하나는, 이번 역풍이 내가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들과 단체, 공동체, 그리고 대의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점"이라며 "내가 초래한 모든 피해를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을 알지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내 인생의 모든 사람에게 진실을 숨기거나 배경을 완전히 거짓으로 꾸며냈다.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아는 사람은 지구상에 단 한 명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간은 이어 "내가 정체성을 속였다고 해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다른 모든 이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시급성을 결코 퇴색시키지 않는다. 그 목소리들은 이스라엘 국가가 진실을 말하는 언론인과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제거 표적으로 삼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용기 있게 현재 진행 중인 제노사이드(집단학살)를 알리고 있다"며 해명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