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Israel

“병역 기피자들을 영웅으로”… 하레디 남성 수천 명, 예루살렘서 대규모 행진 시위

 
유대 명절 초막절(수콧) 기간인 2026년 9월 29일, 군 교도소에서 석방된 초정통파(하레디) 병역 기피자들을 환영하기 위해 예루살렘에서 열린 축하 행진에 참가한 하레디 유대인들. (사진: 하임 골드버그/Flash90)

이스라엘 국방군(IDF) 징집을 거부해 군 교도소에 수감되었다가 최근 출소한 하레디(초정통파 유대교도) 청년들을 환영하고 치하하는 시위에 화요일 저녁 수천 명의 초정통파 남성들이 예루살렘 거리를 행진했다. 주최 측은 복역을 마친 일부 인사들에게 현금 포상금까지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집회는 이스라엘이 장기전을 치르는 동시에 오는 10월 27일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국가적 쟁점으로 떠오른 하레디 병역 의무화 논란의 심각한 갈등의 골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예루살렘의 게울라(Geula) 지역에서 시작된 행진은 거리를 지나며 수천 명 규모로 불어났다. 대규모 군중이 행진 경로를 따라 운집하자 경찰은 일대 주요 도로의 차량 통행을 전면 차단했다.

채널 12에 따르면 주최 측은 출소자 약 100명을 행사에 초대해 해외 후원금으로 마련된 약 1,000세켈(약 310달러) 상당의 격려금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보도에 따르면 약 50명이 초대에 응해 포상금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은 약속된 지급액이 수백 세켈 수준이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들에게도 선물 꾸러미가 배포되었는데, 기독 내용에는 IDF 징집을 거부함으로써 "유대교의 신앙을 지켜냈다"며 병역 기피자들을 칭송하는 문구가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군 복무 거부로 투옥된 하레디 청년들을 가자지구에 억류된 하마스 인질들에 빗댄 피켓을 들었다. 일부 팻말에는 "적군에 결코 입대하지 않을 것"이라거나 자녀들을 "시오니즘의 제단에 바치지 않겠다"는 극단적인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번 행사는 하레디 사회 내 강경 반(反)시오니즘 분파인 '예루살렘 파벌(Jerusalem Faction)'이 주도적으로 조직했다. 보도에 따르면 집회는 물리적 충돌이나 체포 없이 마무리되었다.

이번 행진은 야당 정치인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야샤르(Yashar)당의 가디 아이젠코트 대표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연정의 핵심 축인 하레디 정당들이 "병역 기피"를 조장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자신이 이끄는 정부에서는 이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샤르당은 법에 규정된 바에 따라 모든 국민이 군 복무나 국가봉사(대체복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아이젠코트 대표는 또한 수많은 하레디 청년들이 관행적으로 징집 연기 혜택을 누려온 기존 제도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이스라엘 베이테이누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대표 역시 집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하레디 밀집 거주 지역에서 병역 기피자들을 영웅 대접하며 환호하는 풍경이 최전선에서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IDF 장병들이 마주하는 현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하레디 남성들의 의무 병역을 완강히 거부하는 하레디 정당들에 국정을 의존하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를 거듭 비판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이 사안의 정치적 파괴력이 커지자 다른 야권 지도자들 역시 일제히 비판 성명을 쏟아냈다.

수만 명의 이스라엘 국민이 장기간 예비군 복무를 이어가며 전쟁의 짐을 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하레디 징집 문제는 갈수록 첨예한 사회적 뇌관이 되고 있다. 군 병력 규모와 전투 준비 태세, 그리고 이스라엘 가정과 기업들이 짊어진 예비군 동원의 과중한 부담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면서 관련 논쟁은 한층 격화되었다.

지난 8월 법무부 검찰총장실 발표에 따르면, 하레디는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약 14%에 불과하지만 전체 IDF 병역 기피자의 약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총장실은 직권 체포 재개와 경제적 제재 확대를 포함한 강력한 법 집행 조치를 거듭 촉구했다.

이 문제는 수십 년간 치열한 법적 공방의 대상이었다. 2024년 6월 이스라엘 대법원(HCJ)은 하레디 예시바 학생들에게 광범위한 징집 면제를 부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하고, 정부에 현행 병역법을 차별 없이 집행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이어 2026년 4월 대법원은 정부가 2024년 판결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시하며, 병역 기피자들에 대한 형사 기소 절차와 경제적 제재를 포함해 병역 의무를 강제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시행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따라 하레디 병역 복무 갈등은 법적·정치적 쟁점으로 남아 있으며, 화요일 저녁 예루살렘에서 벌어진 대규모 행진은 IDF 입대에 완강히 저항하는 하레디 사회 일각의 기류를 여실히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