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변두리의 핵심 전장: 사우디-후티 전투가 중동 전체에 중요한 이유
9월 10일 후티 테러리스트들은 예멘의 알모카 항구와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여러 섬을 장악하며,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수로 가운데 하나를 거의 완전히 통제하게 됐다.
그로부터 거의 정확히 한 달 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예멘 정부와 이를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도 사나를 후티로부터 탈환하고 10년간 이어진 반란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전략적” 반격에 나섰다.
이 지역은 중동의 주요 권력과 인구, 관심의 중심지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지만, 이곳의 전개 상황은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는 미국·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및 그 대리세력 사이에서 벌어지는 더 큰 지역 분쟁의 제2 전선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 특히 역내 동맹 구도 속에서의 위치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가능성을 좌우할 잠재력이 있다. 또한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서 힘의 균형을 바꾸고, 세계 에너지 공급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피해를 통해 유럽 여러 국가에 정치적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
사우디의 실패, 왕국의 이미지 흔들어
이번 분쟁의 최근 국면과 후티가 사우디 지원군의 방어선을 돌파한 방식은 이슬람 세계 전체의 지도자 역할을 자처하는 사우디 왕국의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 특히 사우디 군사력의 취약성과 왕국의 외교적 영향력이 지닌 한계가 부각됐다.
수개월 전 수년간 이어졌던 휴전이 무너진 뒤, 초기 보도에서는 여러 교전에서 사우디 지원군이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9월 초 후티는 대규모 공세를 개시해 홍해 연안의 방어선을 무너뜨렸고, 현대식 장비와 사실상 무한에 가까운 자금 지원을 받는 사우디 지원군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많은 이들이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군 장교들 사이의 “평소와 같은” 부패와 함께, 여러 전문가들은 사우디 장군이 이끄는 여러 민병대와 군사세력의 연합체인 사우디 지원군이 최근의 대규모 외교적 재편 이후에도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NEW: The Houthis captured the key supply route between Taiz and Aden cities on October 4, which is part of the Houthi campaign to seize Taiz City. Other Key Takeaways: The Yemeni government announced an offensive operation across all fronts against the Houthis, but ISW-CTP has not yet observed any offensive action.
— 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 (@TheStudyofWar) October 4, 2026
아랍에미리트(UAE)에 충성하고 자금 지원을 받는 병력은 원래 반후티 연합의 핵심 구성 요소였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는 몇 달 전 예멘 전장에서 UAE를 완전히 축출했으며, 지휘통제의 중앙집중화가 군사연합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후티 병력이 해안을 따라 빠르게 진격해 모카를 점령하고, 더욱 충격적으로는 페림(마윤이라고도 불림)과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출입을 통제하는 여러 소규모 섬들까지 장악하면서 이러한 기대는 무참히 무너졌다. 후티는 또 사우디의 인구 밀집 지역과 군사기지, 더 나아가 사우디가 소중히 여기는 석유 시설들까지 탄도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
사우디 공군의 실패는 이 과정에서 가장 놀랍고 당혹스러운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사우디 공군은 지난 몇 년간 후티 병력에 맞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단일 요소였다.
과거 알카에다 테러리스트였다가 영국 정보기관 MI6의 이중간첩이 된 사우디·영국계 테러 전문가 아이멘 딘은 초기에는 사우디 전투기들이 “후티 진지를 맹폭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딘은 최근 자신의 ‘Conflicted’ 팟캐스트에서, 이것이 후티의 이란 후원자들을 우려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틀어쥐고 세계 경제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지렛대를 유지하려 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과의 대결에서 이란 정권에 남은 마지막 카드 중 하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대체 수송로를 모색해왔으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얀부항에서 끝나는 동서 석유 파이프라인이다. 테헤란은 “리야드가 홍해를 통해 손쉽게 석유를 수출할 수 있게 되고, 전월 미국의 봉쇄로 이미 약화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지렛대가 더욱 줄어들 것”임을 분명히 인식했다.
그러나 이후 사우디 공군은 거의 이틀 동안 후티에 대한 폭격을 중단했다. 딘에 따르면 이는 이란의 “전략적 규모의 외교적 기만”의 결과였다.
“그들은 사우디 측에 계속해서 메시지를 보내며 ‘멈춰라, 거기서 멈춰라.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딘에 따르면 사우디 외교 당국은 이를 진정성 있는 제안으로 받아들였고 공군에 공습 중단을 압박했다. 후티는 이 결정적인 틈을 가차 없이 이용했다.
사우디 군의 당혹스러운 성과는 이란뿐 아니라 이스라엘에서도 주목받았다. 이스라엘 내 여러 인사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이 기회를 포착해 관계 정상화 협상 재개를 대가로 지원을 제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우디 측 소식통들은 지원을 대가로 타협하는 방안을 거부해왔지만,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 결국 이러한 입장이 누그러질 수도 있다. 또 하나의 당혹스러운 점은 사우디가 최근에야 튀르키예 및 파키스탄과 상호방위협정을 체결했지만, 지금은 동맹국은커녕 자국조차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후티는 단지 이란의 대리세력일 뿐인가?
이란 정권은 이번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외부 행위자다. 후티는 일반적으로 이란의 대리세력으로 간주되며, 이를 통해 테헤란은 중동의 두 번째 전략적 수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이란이 후티가 전투를 계속하도록 독려할 동기가 된다.
이란은 해상 교통을 차단하거나, 심지어 그렇게 하겠다고 위협하는 것만으로도 이 상황을 활용할 수 있다. 게다가 바브엘만데브가 폐쇄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동서 석유 파이프라인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 이 파이프라인은 이라크의 다른 이란 대리세력에 의해 손상된 뒤 최근에야 다시 가동됐다.
테헤란은 전반적으로 세계 에너지 가격 상승을 위협하고 사우디의 에너지 및 민간 기반시설에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미국에 압박을 가하려 해왔다. 이는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피해를 입혀 그들이 다시 백악관에 전쟁 중단을 압박하도록 만들려는 전략의 연장선이다.
또한 미국이 이 지역의 이른바 최대 동맹국에 군사 지원을 제공하지 않는 날이 하루씩 늘어날 때마다, 비록 중간선거를 앞둔 확전 우려 때문이라 해도 미국의 역내 위상은 훼손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과 함께, 이란혁명수비대(IRGC) 인력이 현장에서 후티군의 공세를 지원했다는 보도에도 불구하고 여러 전문가들은 후티가 헤즈볼라와는 달리 “완전한” 이란 대리세력은 아니라고 지적해왔다.
후티는 독자적인 이해관계를 따르기도 한다. 이는 별도의 휴전에 동의하도록 설득되거나 강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위험정보업체 RANE의 선임 분석가 라이언 볼은 카타르 매체 뉴 아랍과의 인터뷰에서 후티의 공세가 “군사적 기회가 존재하는 한 계속 진전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종 합의를 위해 언제든 영토를 협상 카드로 내놓을 수 있다. 후티가 예멘 내 자이드파[-거주] 지역만 통제하는 데 관심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허드슨연구소 연구원 지네브 리부아는 윌 체임벌린 팟캐스트에서, 사우디가 파이프라인을 수리하기 전까지 이란이 유가를 폭등시키려 했던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후티의 행동은 이미 이란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후티는 아덴만 전역으로 접촉을 확대했으며, 여기에는 무기 밀수와 훈련, 드론 기술과 관련해 소말리아 테러조직 알샤바브와 협력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후티의 마지막 몸부림?
후티의 공식 메시지도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후티의 공식 성명은 공세의 표적이 종교적 적인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였다고 강조해왔으며, 이는 이번 분쟁 국면을 협상으로 끝낼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From @PresidentRashad With God’s blessing, Operation “Dawn of Yemen” has begun to restore state institutions, liberate the capital, Sana’a, and end the coup by the Houthi terrorist militia. With God’s help, the will of our people, the courage of our armed forces and all military formations, and the support of our brothers and friends, Yemen will move toward a new dawn of freedom, peace and stability.
— Basha باشا (@BashaReport) October 5, 2026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미 긴장이 극도로 높은 시점에 이뤄진 후티의 공세는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으며, 상황을 더욱 끌어올릴 경우 이 테러조직에는 빠르게 “전부 아니면 전무”의 도박이 될 수 있다.
이는 9월 16일 이슬람 성지 메카를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드론 공격을 두고 이슬람 세계 전역에서 분노가 일어난 데서 드러났다.
중동 분석가 요니 벤 메나헴은 Epoch에 “그들은 이슬람의 두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 성지를 해치거나 해치려는 시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후티 사이의 분쟁을 모든 무슬림의 문제로 바꿔놓을 수 있다”고 썼다.
그는 “후티는 자신들을 이스라엘과 미국, 그리고 그 동맹국에 맞선 더 광범위한 지역 투쟁의 일부로 내세우려 한다”고 썼다. 이러한 주장은 최근 몇 달간 후티가 많은 신규 전투원을 모집할 수 있도록 했으며, 동시에 이스라엘이나 이라크 같은 다른 전선에 개입하는 이유를 정당화하는 근거도 제공했다.
반면 미국에는 사우디 선박만 공격할 것이라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 점은 “후티가 무엇보다 이스라엘에 맞서는 저항의 이름으로 행동한다는 주장을 경쟁 세력들이 공격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고 벤 메나헴은 덧붙였다.
리부아는 “후티를 둘러싼 모든 것이 변했다. 이란은 약해졌고, 재정 압박은 더 커졌으며, 군사기관들은 피해를 입었고, 후티에 물자를 공급했던 네트워크는 더 엄격한 감시를 받고 있다. 테헤란은 다른 지역에서도 점점 더 손발이 묶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예멘의 반격에 현재 수십 차례의 공습과 파키스탄군의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리야드는 이번 기회를 이용해 후티 반란을 완전히 끝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리부아는 “2015년 이후 후티는 자신들을 뒷받침하는 체제가 무너지기 전에 상대가 먼저 지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었다. 그 계산은 무기를 보충하고 동맹 민병대를 보호하며 여러 전선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는 이란을 전제로 했다. 이제 처음으로 후티는 더 이상 그런 전제를 할 수 없게 됐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