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절 앞두고 성전산 인근서 제2성전 시대 대규모 ‘정결탕(미크베) 복합단지’ 발굴
초막절(수콧) 절기에 발맞추어, 고고학자들이 예루살렘 구도심 성전산 기슭에서 제2성전기 후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매우 잘 보존된 대규모 정결 의식 복합 단지를 발굴해 냈다.
훌다 문(Huldah Gates) 중 가장 동쪽에 위치한 삼중문(Triple Gate) 인근에서 발견된 이 단지는 성전산 바로 남쪽 지역인 오펠(Ophel)에서 진행된 대규모 고고학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발굴되었다. 이번 발굴은 히브리 대학교 고고학 연구소의 우지 라이브너(Uzi Leibner) 교수와 오릿 펠레그-바르카트(Orit Peleg-Barkat) 교수가 공동 지휘하고 있다.
고고학자들은 성경의 절기를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을 찾은 유대인 순례자들이 성전에 들어가기 전 정결 의식을 치르는 데 이 단지를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전산 성문 중 하나에 인접한 위치와 그 웅장한 규모로 미루어 볼 때, 이 단지는 제2성전기 당시 예루살렘을 방문한 수많은 순례 인파를 수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복합 단지는 서기 1세기 초에 건립되었는데, 이는 예수의 생애 동안 공사가 진행되었을 수 있으며 그분의 지상 사역 기간 내내 실제로 사용되었음을 의미한다.
가장 잘 보존된 핵심 구조물 중 하나는 사방에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구비된 약 12m × 9.5m 규모의 거대한 중앙 저수조(pool)다. 전체 면적이 약 280제곱미터에 달하는 이 복합 단지에는 다듬은 돌(절석, ashlar)로 지어진 4개의 방으로 구성된 건물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중 3곳은 대규모 공공 미크베(mikvaot, 유대교 정결 욕조)로 확인되었다.
정결 욕조 중 하나는 아치형 석조 천장과 물을 공급하던 도수관(shaft)을 포함해 전체 높이 약 4.2m에 달하는 원형 구조가 온전히 보존되어 있다. 수세기에 걸친 재건축과 파괴, 자연재해를 겪은 예루살렘에서 바닥부터 천장까지 제2성전기 건축물이 이토록 온전하게 보존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다른 두 곳의 정결 욕조 역시 정교하게 다듬어진 석조 계단을 갖추고 있다.
라이브너 교수와 펠레그-바르카트 교수는 "성전산 기슭 성문 바로 인근에서 전적으로 정결 예식만을 위해 축조된 이 같은 기념비적인 절석 건축물이 발견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복합 단지의 성격은 제2성전기 순례 고고학 연구의 핵심이자 우리가 탐구해 온 질문들, 즉 '예루살렘 성전산 경내로 몰려드는 수많은 순례객을 통제하고 안내하기 위해 성전산 주변 공간이 어떻게 설계되었는가?', 그리고 '성문 주변에서 어떤 활동과 의식이 거행되었는가?'에 대한 직접적인 답을 제시해 준다"고 설명했다.
단지 내부에는 대량의 물이 저수조 안팎으로 자유롭게 유입·배출될 수 있도록 설계된 정교한 배수 시스템도 갖춰져 있다. 이 수로는 기드론 계곡(Kidron Valley) 방향으로 물을 흘려보냈으며, 발굴팀은 이 단지가 제2성전기 성전에 물을 대던 수도교(aqueduct)의 지선과 같은 영구적인 급수원으로부터 용수를 공급받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복합 단지는 서기 70년 로마군에 의해 예루살렘이 파괴될 때까지 계속해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단지 바닥과 붕괴 잔해 속에서 제1차 유대 항쟁 시기의 주화 수십 점이 출토되어, 최후의 사용 시점을 명확히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번 발굴에서는 이 대형 단지가 들어서기 전부터 해당 부지가 정결 의식 장소로 활용되었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났다. 고고학자들은 복합 단지 하부에서 기원전 1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대형 정결 욕조를 포함한 초기 공공 정결 시설의 유구를 확인했다.
이번 성과는 오펠 발굴 프로젝트의 다섯 번째 시즌에서 거둔 결실이다. 이 프로젝트는 히브리 대학교 고고학 연구소의 주관 아래 암스트롱 성서고고학 연구소(Armstrong Institute of Biblical Archaeology)와의 협력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스라엘 과학재단(ISF), 암스트롱 연구소, 그리고 헤르조그 예루살렘 고고학 연구 센터의 후원을 받고 있다.
현장 발굴 성과를 직접 둘러보고자 하는 예루살렘 방문객들은 동예루살렘 개발공사가 관리하는 '예루살렘 성벽 국립공원(Jerusalem Walls National Park)'을 통해 현장을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