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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인기 드라마 ‘파우다’(Fauda), 최신 시즌서 10월 7일 사태 다루며 국제적 반향 촉발

‘파우다’ 제작자, 10월 7일 사태 다룬 에피소드에 대해 “내가 한 일 중 가장 중요한 작업”

 
‘파우다’ 시즌 5에 출연한 리오르 라즈와 멜라니 로랑. (사진 제공: Yes)

인기 이스라엘 첩보 액션 드라마 시리즈 ‘파우다(Fauda)’의 다섯 번째 시즌이 지난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가운데,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테러 참사를 정면으로 재현한 7화와 8화를 두고 글로벌 시청자들의 충격과 격렬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시즌은 몇 달 전 이스라엘 현지에서 먼저 방영됐으나, 지난 9월 8일 넷플릭스에 공식 공개되면서 순식간에 각국 플랫폼 최상위권 순위에 진입했다.

글로벌 스트리밍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파우다’ 새 시즌은 이스라엘의 인접국들을 포함한 수십 개국에서 ‘톱 10’에 올랐다.

플릭스패트롤은 이 시리즈가 레바논에서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시즌 4 공개 당시의 1위 기록을 재현했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에서도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자체 집계 순위에서도 카타르, 이집트, 모로코, 튀르키예, 오만 등 다수의 이슬람권 국가에서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시리즈의 공동 기획자인 아비 이사하로프(Avi Issacharoff)는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 뉴스(Kan News)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아랍·무슬림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사하로프는 과의 인터뷰에서 "새 시즌이 성공하기를 바랐지만, 10월 7일 참사 이후 전 세계 여론이 반이스라엘 쪽으로 기울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회의적인 시각도 컸다"며 "그런 상황에서 '잠깐, 뭐라고? 레바논에서 1위라고?'라며 스스로도 깜짝 놀라게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시리즈의 주인공들을 10·7 참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배치한 7화와 8화를 시청한 전 세계 시청자들은 충격과 슬픔, 분노가 뒤섞인 반응을 소셜미디어에 쏟아냈다. 일부 시청자들은 하마스가 자행한 공격의 잔혹한 실상을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직시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시즌 5의 전체 서사는 10·7 참사로부터 2년 뒤를 배경으로 하지만, 7화와 8화는 당시 참혹했던 그날의 순간을 플래시백(회상) 형식으로 다룬다. 이스라엘 현지 방영 당시에도 제작진은 해당 회차가 극심한 정서적 충격(트라우마)을 유발할 수 있다며 시청자들에게 특별 주의 경고 문구를 고지한 바 있다.

소셜미디어 상에서 한 시청자는 "나는 이스라엘인도, 유대인도 아니지만 보는 내내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고 적었다.

인도의 한 시청자는 "7화와 8화는 심장을 뛰게 만들었고 피를 끓게 했으며 내 온몸을 뒤흔들어 놓았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인도 시청자는 "말문이 막히고 멍해졌다. 7화와 8화를 본 뒤 며칠간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다. 너무나 탁월하면서도 가차 없이 정직한 드라마"라고 평했다.

어떤 시청자는 회차를 본 뒤 사람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마스를 지지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잠 못 이루는 밤이다. 누가 내 기억 속에서 이 에피소드를 좀 지워줄 수 없을까? 생각과 걱정을 멈출 수가 없다. 파우다 8화는 나를 너무나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우리 주변에 아직도 하마스 동조자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브라질의 팟캐스터이자 리더십 강연가인 루시아노 피레스(Luciano Pires)는 이번 시즌을 '명치에 가해진 강펀치(gut punch)'라고 표현했다.

피레스는 "파우다는 언제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드라마였지만, 시즌 5는 완전히 명치를 강타당한 느낌"이라며 "7화와 8화는 2023년 10월 7일의 학살을 재현하고 있어, 단순한 허구(픽션)로 편하게 바라보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테러리스트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 등 수십 편의 실제 참상 이미지를 보았을 것이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이었겠지만, 이번에는 드라마라는 형식을 통해 우리를 그 공포의 현장 한복판에 직접 밀어 넣었다"고 덧붙였다.

피레스는 10·7 참사가 출연진들에게 결코 남의 일이 아니었다는 점도 짚었다. 시즌 2부터 4까지 출연했던 배우이자 인기 가수 이단 아메디(Idan Amedi)는 가자지구 예비군 복무 중 중상을 입고 수개월간의 재활 치료를 받아야 했으며, 제작진 일원이었던 마탄 메이르(Matan Meir)는 가자 전선에서 전사했다.

프랑스의 한 시청자는 참사 당시 희생된 지인들이 있어 이번 시즌을 시청하기가 유독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리스의 한 시청자는 소셜미디어에 이렇게 남겼다:

"방금 파우다 7화와 8화를 다 봤는데, 솔직히 마음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 기분이다. 이건 단순한 TV 드라마가 아니었다. 그 두 편 동안 나는 10월 7일의 공포, 무력감, 숨어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던 가족들의 현장 속으로 끌려들어 갔다. 그리고 이 공포가 실화라는 사실이 이를 지켜보는 것을 거의 견딜 수 없게 만든다."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피에르 레호프(Pierre Rehov)는 이번 드라마가 불필요한 폭력성으로 가득 차 있고 팔레스타인의 시각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비판한 프랑스 언론들의 일부 리뷰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레호프는 "당신들의 주장과 달리 파우다 시즌 5는 극도의 절제를 보여주었다"며 "시청자들을 배려해 10월 7일 가자의 아랍인들이 저지른 잔학 행위의 극히 표면만을 스쳤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드라마는 윤간당한 뒤 산 채로 불태워진 여성들, 부모와 아이가 한데 묶여 토막 살해당한 가족들, 만삭의 임산부 배를 갈라 태아를 칼로 찌르고 다른 아이를 사살한 끔찍한 실상 등은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지 않고 피해 갔다"고 일갈했다.

레호프는 드라마를 비판하는 많은 이들이 정작 하마스 테러범들의 바디캠과 가정용 폐쇄회로(CCTV) 영상을 엮어 이스라엘 정부가 제작한 47분짜리 참상 기록 영상조차 제대로 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하마스는 10·7 당일 대원들이 직접 찍은 수많은 영상을 텔레그램 등에 여과 없이 유포한 바 있다.

이러한 전 세계의 반응은 제작진이 드라마 속에 10·7 사건을 담아내며 전달하고자 했던 본래 의도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공동 제작자 이사하로프는 칸 뉴스 인터뷰에서 "기자이자 각본가로 살아온 26년 세월 동안 의심할 여지 없이 이번 작업이 내가 한 일 중 가장 중요한 작업이었다"며 "지구 반대편에 있는 누군가가 이 장면을 본다면 마음에 깊은 파동을 일으킬 것이라 확신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스라엘인들처럼 하루 24시간 내내 뉴스를 끼고 사는 평범한 넷플릭스 시청자는 드물다"며 "가자지구 폭격 이전에 무엇이 있었는지, 즉 중동의 지형을 송두리째 바꾼 전례 없는 거대한 사건이 먼저 존재했다는 사실을 드라마를 통해 확인하고 충격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