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적 대화는 범죄가 아니다”… 레바논에 이스라엘 보이콧법 폐지 촉구하는 청원 제출
레바논계 미국인 가수, 트럼프에 이스라엘인과의 접촉 금지 70년 만에 폐지하도록 레바논 정부 압박 촉구
이스라엘인과의 접촉을 불법으로 규정한 레바논의 70년 된 법률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레바논의 고위급 인사들이 이 보이콧법을 ‘위반한’ 사건들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나다 하마데 모아와드 주미 레바논 대사는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으로 부상한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의 아들 건강 상태를 문의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또한 사업가 앙투안 세나위는 고(故) 린지 그레이엄 미국 상원의원을 기리는 행사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근처에 있는 모습이 사진에 포착됐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제출된 새로운 청원서는 미국 지도부가 레바논 정부에 압력을 가해 이 금지법을 영구적으로 폐지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로 레바논에 돌아갈 수 없게 된 미국 거주 가수이자 평화운동가 카린 바실리가 이번 청원을 시작했다. 청원은 미국 정부가 레바논 정부에 압력을 가해 1955년 제정된 이스라엘 보이콧법과 레바논 및 이스라엘 시민 간의 평화적 교류를 처벌하는 관련 제한 조치들을 폐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청원서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서로 손을 내민다는 이유로 처벌받는다면 평화는 이룩될 수 없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중동 분석가 조너선 스파이어는 이러한 변화 요구를 환영하면서도 레바논 의회에서 법 개정이 승인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올이스라엘뉴스(ALL ISRAEL NEWS)에 “레바논 내부에서는 헤즈볼라는 물론이고 헤즈볼라와 연계된 세력들이 이 법을 개정하는 데 상당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는 하지만 레바논계 미국인들과 다른 사람들이 미국에서 이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법은 터무니없으며 폐지돼야 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덧붙였다.
*IM레바논(IMLebanon)*의 편집장 토니 아비 나즘은 지난 7월, 최근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체결된 합의에 따라 실무그룹들이 포괄적인 평화·안보 협정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비 나즘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합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양국 대표들이 함께 앉아 협상한다는 뜻입니다. 상대방과 소통하지 않고 어떻게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하디 호베이시 전 레바논 국회의원 역시 70년 전의 법적 체계가 현재 레바논의 정치적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호베이시는 *알자디드(Al Jadeed)*와의 인터뷰에서 “보십시오. 법은 법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제 생각에는 국익이 법보다 더 중요합니다. 국익이 걸린 문제라면 이 모든 세부적인 사항들은 부차적인 문제가 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이 이스라엘인들과 함께 앉는 것을 금지하더라도, 그들과 마주 앉는 것이 공격을 중단시키고 우리 국민이 살해당하는 일을 멈추게 한다면, 그렇습니다. 법 조항에 무엇이라고 쓰여 있든 저는 그들과 함께 앉을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근 몇 주 동안 이스라엘에 대한 정책을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 레바논 정부의 능력이 심각한 시험대에 올랐다.
10월 5일 레바논 보안군은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었던 폭발물 780kg을 실은 승합차를 적발하고 폭발물을 압수했다. 헤즈볼라는 해당 폭발물이 자신들의 소유라고 주장하며 정부에 무기를 넘겨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루비오 장관이 개입해 레바논 정부가 압수한 폭발물을 계속 보관하고 테러 조직에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했다. 이는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서로 상충하는 압력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
바실리는 청원서에서 “주권국가인 레바논은 위협을 받지 않고 자국민을 보호하며, 법을 공정하게 집행하고, 국익에 따라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군사 전문가 미리 아이신 대령에 따르면, 한때 헤즈볼라는 레바논 정규군보다 많은 전투원을 보유했으며,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강력한 미사일 전력을 갖추고 있었다. 더욱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 테러 조직은 정치적 권력도 차지하고 있으며, 레바논 통치 체계의 필수적인 일부가 됐다.
헤즈볼라는 한때 레바논 국민들의 지지를 누렸지만, 여론은 변화하고 있다. 지난 5월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대다수가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무장조직의 군사력을 무력화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스파이어는 “많은 사람들이 헤즈볼라가 나라에 재앙을 불러왔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레바논 시아파 가운데서도 저항에 관한 헤즈볼라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완전히 질려버린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기로 결정할 때마다 몇 년에 한 번씩 자신들의 집이 파괴되는 결과만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헤즈볼라가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불행히도 중요한 것은 바로 그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테러 조직이 정치적 반대자들을 살해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레바논군은 지난 6월 합의한 대로 지정된 지역에서 헤즈볼라의 무기와 기반시설을 제거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도 공격을 중단하라는 레바논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번 주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서는 새로운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레바논 현지 기독교인 누나는 다가오는 이스라엘 총선을 언급하며 “우리가 아직 선거를 기다리고 있기는 하지만, 레바논과 이스라엘 모두 대화를 계속하기를 원합니다”라고 말했다. “모든 것이 기다림의 시기에 있습니다. … 우리는 이런 시기에도 우리 모두가 기다리고 기도하는 그 평화를 향해 계속 나아갈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스파이어는 변화가 임박했다는 데 여전히 회의적이다. 그러나 그는 “어느 시점이 되면 헤즈볼라가 충분히 약화될 것이며 … 결국 그런 방식으로 상황이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아직 그 단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레바논의 다른 모든 세력이 너무나 약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헤즈볼라를 약화시키기 위해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유일한 군사력은 이스라엘군이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스파이어는 상황을 바꿀 결정적인 전환점이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붕괴일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되면 헤즈볼라에 대한 지원이 차단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렇게 되면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다른 레바논 민병대와 다를 바 없는 조직이 될 것이고, 그에 합당한 운명을 맞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레바논의 정상적인 발전을 가로막는 이 끔찍한 장애물”이라고 부르는 문제가 끝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파이어는 “레바논은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똑똑하고 교육 수준이 높으며 수완이 뛰어난 사람들이 있는 나라입니다. 지금 처한 상황보다 훨씬 더 나은 미래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바실리의 청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루비오 장관이 레바논 지도부와 외교적으로 협력하는 과정에서 보이콧법 개정을 우선 과제로 삼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청원서는 “국가안보와 평화로운 민간 교류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미래를 레바논이 건설하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이 캠페인은 미국이 레바논의 미래를 좌우하거나 정당한 안보 우려를 무시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제 외교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주도의 법률 개혁을 촉구하는 것입니다.”
바실리는 “어떤 레바논 국민도 조국을 사랑하는 것과 이스라엘과의 평화가 가능하다고 믿는 것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됩니다”라고 썼다.
누나는 자신이 속한 베이루트의 기도의 집에서 최근 이스라엘과의 평화를 포함해 레바논을 위해 50시간 동안 기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과의 평화회담이나 아브라함 협정처럼 50년 넘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이제 모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레바논에 새로운 계절을 가져오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청원서를 보려면 여기를 클릭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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