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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당국, 유대·사마리아서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 펼친 유대인 활동가 2명 알리야(이민) 잠정 보류

해당 사안들로 인해 이민 신청 과정에서의 ‘사상·정치적 성향 검증’ 우려 커져

 
2026년 8월 29일, 유대인 방문객들이 헤브론 시내를 둘러보는 동안 이스라엘 보안군이 현장에서 활동가들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격리·퇴거시키고 있다. (사진: 위삼 하슐라문/Flash90)

이스라엘 인구이민국(PIBA)이 유대·사마리아(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극렬 정착민 단체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활동에 참여해 온 유대인 활동가 2명의 이스라엘 이민(알리야, Aliyah) 절차를 전격 동결했다고 일간지 하아레츠(Haaretz)가 보도했다.

서로 개인적 친분이 없는 두 활동가는 이번 이민 승인 보류 결정이 내려지기 전 모두 유대인기구(Jewish Agency)로부터 알리야 적격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하아레츠에 따르면 당국은 이들에게 이민 절차가 중단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흔히 '언덕의 청년들(힐탑 유스)'과 연계된 극렬 정착민 단체의 공격을 막기 위해 분쟁 현장에 상주하는 이른바 '보호 상주(protective presence)' 활동에 가담한 이력과 연관된 것으로 파악된다.

인구이민국 관계자들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번 동결 조치가 이들의 현장 활동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 역시 부인하지 않았다.

유대인기구는 하아레츠에 인구이민국이 현행법에 따라 이들 두 사람의 이스라엘 이민 적격 여부를 '재심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법률상 모든 유대인은 알리야를 신청할 권리가 있으며, 이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거부된다.

예수를 따르는 신앙을 갖게 된 혈통적 유대인의 경우 정통파 랍비 유대교에서 더 이상 유대인이 아닌 것으로 간주하여, 유대인 혈통을 증명하더라도 이민 허가가 거부되곤 한다.

또한 인구이민국은 중대한 범죄 이력이 있는 인물의 이민을 거부해 왔는데, 1938년부터 1941년 사이 미국 내 나치당 활동을 저지하는 데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범죄 조직 '내셔널 크라임 신디케이트'의 핵심 조직원이라는 범죄 전력 때문에 1970년대 초 알리야가 거부된 마이어 랜스키(Meyer Lansky)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스라엘의 '귀환법(Law of Return)'은 신청 시점에 모든 유대인, 유대인의 자녀와 손자녀 및 그 배우자에게 이민을 허용하되, 단 "내무장관이 신청자가 공공 보건이나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둘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에 이민 절차가 동결된 두 활동가 모두 알려진 범죄 전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구이민국은 바로 이 조항을 근거 삼아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활동가 중 한 명인 로런스(야아코프) 셴킨(Lawrence Shenkin)은 런던 외곽 골더스 그린의 정통파 유대인 가정에서 자랐다.

유대인 청소년 운동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그는 하아레츠에 자신이 시오니스트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18세에 학생 비자로 예시바(유대교 전통 교육기관)에서 공부하기 위해 이스라엘로 건너와 약 5년간 거주했다. 그러다 2023년, 유대·사마리아의 팔레스타인 마을들을 극렬 정착민들로부터 보호하는 종교적 유대인 단체인 '브네이 아브라함(Bnei Avraham)'에 합류했다.

셴킨은 2025년 현장 보호 활동 도중 가브리엘 칼리시(Gabriel Kalish)라는 정착민 활동가가 자신의 여권을 사진으로 찍고 구금하겠다고 위협한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로부터 6개월 뒤, 그는 이스라엘 입국을 위한 전자여행허가(ETA)가 취소되었다는 통보 이메일을 받았다. 처음에는 이것이 자신의 알리야 신청 절차와 맞물린 행정적 문제일 것이라 여겼으나, 절차가 완전히 교착되자 유대인기구와 다시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그는 런던에서 이민 절차를 재신청했고 초기에는 이민 적격 승인 이메일을 받았다. 그러나 불과 몇 주 만에 "인구이민국으로부터 전달받은 정보에 근거하여, 이스라엘 입국법 제40조에 따라 귀하의 알리야 적격 승인은 현재 당국의 재심사 중에 있으며 일시적으로 철회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미국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있는 27세의 미국계 유대인 여성에게도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 그녀는 하아레츠에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녀는 2025년 6월 네베 다니엘(Neve Daniel) 정착촌 인근에서 보호 상주 활동에 참여하던 중 IDF 군인들에게 억류되었으며, 군인들은 그녀의 여권을 촬영해 갔다. 그리고 6개월 뒤, 그녀의 여행 허가 역시 전격 취소되었다.

그녀 역시 유대인기구로부터 인구이민국이 그녀의 알리야 적격을 재검토하며 일시 철회했다는 후속 서한을 받았다.

두 활동가 모두 자신들이 어떠한 폭력 사태에도 가담한 적이 없다고 전면 부인하고 있다.

셴킨은 자신이 반이스라엘적이라는 주장을 일축하며, 이스라엘을 향한 사랑이야말로 알리야를 결심하게 된 근본적인 동기였다고 강조했다.

셴킨은 하아레츠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좌파 성향이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은 내가 종교적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내게 이스라엘 땅에 사는 것은 성경의 계명이다. 그곳에 있지 못한 매 분 매 초가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는 부모님을 뵙기 위해 잠시 출국했던 상황을 언급하며 "내 뜻대로 할 수만 있었다면 명절이라 해도 이스라엘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조치가 이민에 일종의 '정치적 사상 검증'을 도입하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셴킨은 "이스라엘이라는 국가의 근본 약속은 어떤 유대인이든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곳으로 이주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지지하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새로운 발상이 들어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대인기구는 공식 성명을 내고 "인구이민국은 귀환법 집행을 총괄하는 정부 기관이다. 따라서 개인정보 보호상의 이유로 개별 사안의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아레츠의 질의에 대해 인구이민국은 "신청서들이 접수되었으며, 각 사안은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개별적으로 면밀히 심사되고 있다. 최종 결정이 내려지는 대로 각 신청자에게 공식 통보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유대·사마리아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활동가들에 대한 이스라엘 당국의 단속과 법 집행이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현 연립정부 내 일부 정당들의 노선과 배치되는 정치적 현장 활동 이력이 향후 유대인의 귀환권(알리야) 행사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 이번 두 사건은 적지 않은 파장과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