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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선거

‘백중세’ 전망에도… 이스라엘 야권 블록, 총선 후 정권 장악 위한 로드맵 착수

아랍·하레디 정당과 손잡나… 아이젠코트 중심의 ‘소수파 내각’ 또는 ‘과도정부’ 출범 가능성 부상

 
2026년 9월 28일 예루살렘에 걸린 가디 아이젠코트의 선거 유세 포스터. (사진: 하임 골드버그/Flash90)

다가오는 총선에서 이스라엘의 양대 정당 블록이 모두 과반(61석) 확보에 실패하고 크네세트 120석 중 각각 52~54석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여론조사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야샤르(Yashar)당의 가디 아이젠코트(Gadi Eisenkot) 대표가 이끄는 야권 블록이 대안적 집권 시나리오를 구상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선거 결과 명확한 과반을 확보한 블록이 나오지 않을 경우, 현 집권 연정은 새로운 연립정부가 구성되거나 조기 총선이 다시 선포될 때까지 과도내각(임시 관리 정부) 형태로 권력을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현 야권이 정권을 장악할 수 있는 우회로는 존재한다. 과도 크네세트(의회)의 주도권을 먼저 장악하거나 소수정부(소수 연립정부)를 출범시키는 방식이다. 다만 이는 아랍계 정당들이나, 최근 언론 보도에서 거론되듯 초정통파(하레디) 유대교 정당들의 원외 지지 또는 협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총선을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자칭 '변화 블록(Change Bloc)'의 지도자들은 선거 종반전 전략을 조율하기 위해 지난 주말 긴급 회동을 가졌다.

이 회동에는 예쉬 아티드를 대표하는 야이르 라피드와 그의 선거 연대 파트너이자 통합 정당 '비야하드(Together / B'yachad)' 대표인 나프탈리 베네트, 야샤르당의 가디 아이젠코트, 이스라엘 베이테이누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그리고 민주당(The Democrats)의 야이르 골란이 참석했다.

월요일 4개 야당은 특정 정책 과제를 다룰 공동 실무팀을 공식 발족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한 팀은 "차기 정부의 기본 국정 원칙과 출범 초기 100일간의 실천 계획"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았다.

주목할 점은, 회동 당시 관련 논의가 오갔다는 관측에도 불구하고 공식 성명에는 총선 후 차기 총리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는지 여부가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보도에 따르면 총리직 도전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 온 리베르만은 선거전에는 연대에만 집중하고 총리 후보 문제는 선거 후로 미루자고 주장한 반면, 아이젠코트는 블록 내 제1당의 대표가 총리로 지명되어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리쿠드당은 리베르만이 신당 '이스라엘 백성(People of Israel)'을 이끄는 오페르 빈터(Ofer Winter)와 물밑 접촉하며 우파 블록을 "배신"하고 자신의 주도 아래 진영을 넘나드는 초당파 정부를 세우려 획책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일요일 공영방송 칸 뉴스(Kan News)가 발표한 최신 주요 여론조사에서는 양대 블록이 각각 52석씩 동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그러나 요아즈 헨델(Yoaz Hendel)과 야론 젤레카(Yaron Zelekha)가 이끄는 '예비군·경제당(Reservists/Economic party)'이 4석을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지도자는 이번 야권 지도자 회동에 초청받지 못했으나, 정계에서는 대체로 변화 블록 성향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 연정에는 심각한 경고 신호인 반면 아이젠코트에게는 새로운 집권의 길이 열릴 수 있는 움직임도 포착되었다. 월요일 채널 12 뉴스는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인 토라토라연합(UTJ)이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소수정부 출범을 도울 수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UTJ를 구성하는 양대 분파 중 하나인 '아구닷 이스라엘(Agudat Yisrael)'의 고위 관계자들은 분파 지도자인 이츠하크 골드크놉프(Yitzhak Goldknopf)가 소수정부 구성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UTJ 당 전체가 이러한 결정을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록 이스라엘 헌정사에서 총선 직후 소수정부가 출범한 전례는 없지만, 의기 중간에 정당들이 연정을 탈퇴하면서 소수정부로 전환된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네타냐후 총리와 초정통파 지도부 간의 관계는 오랜 기간 극도로 냉각되어 왔다. 보도에 따르면 아구닷 이스라엘 및 하레디 사회 전반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랍비 가문 중 하나인 구르 하시딕(Gur Hasidic) 왕조는 네타냐후와의 완전한 결별을 원하고 있으며, 아이젠코트 측으로부터 상응하는 정치적 보상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든 국민에 대한 전면적인 군 복무 징집 요구가 야권의 핵심 공약 중 하나였지만, 아이젠코트는 하레디 정당들과 일정한 타협점을 찾을 용의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야샤르 대표인 그는 시오니스트 정당들과만 연대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해 왔는데, 이는 표면상 하레디 정당뿐만 아니라 아랍계 정당들까지 배제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리쿠드당은 아이젠코트와 야권 지도자들이 아랍계 정당인 조인트 리스트(공동명부) 및 라암(Ra'am)의 도움을 받아 우파 정부를 무너뜨리려 한다며 수주째 파상 공세를 퍼붓고 있다.

그러나 아랍계 정당들을 결코 정부에 끌어들이지 않겠다는 아이젠코트의 거듭된 공언에도 불구하고, 일요일 야권 지도자 회동 직후 민주당 야이르 골란 대표는 정반대의 입장을 밝히며 엇박자를 냈다.

골란 대표는 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랍계 정당도 정부의 일원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옳으며, 마땅하고 민주적인 일"이라며 "수년간 이어진 혐오와 선동 끝에 찾아오는 진정한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주 아랍계 공동명부 소속 타알(Ta'al)당의 아흐마드 티비(Ahmad Tibi) 대표는 채널 12에 총선 후 지루한 연정 협상과 잠재적인 재총선 국면 동안 현 정부가 국정을 계속 통제하지 못하도록, 아랍계 정당들이 아이젠코트 블록과 공조해 크네세트 의회 권력을 장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나리오는 새 정부가 공식 출범하기 전이라도 신임 의회가 개원하자마자 61석의 찬성표를 모아 현 리쿠드 소속 아미르 오하나(Amir Ohana) 크네세트 의장을 교체하는 방안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의장직을 확보하게 되면 변화 블록은 의사일정과 입법 우선순위를 주도할 수 있게 되며, 예를 들어 10·7 사태에 대한 국가 진상조사위원회 설치 법안 등을 단독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선택지는 아랍계 정당들의 지원을 받아 과도 크네세트 주요 상임위원회의 지휘봉을 장악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 집권 정부 역시 이러한 시도를 가로막을 법적·절차적 대응 수단들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 총선 직후 차기 연정 구성을 둘러싼 치열한 막후 협상과 맞물려 의회 안팎에서 극심한 법적·정치적 진흙탕 싸움이 펼쳐질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