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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학교 내 히잡 착용 금지와 이스라엘과의 긴밀한 관계 놓고 전통적 우방 아제르바이잔과 갈등

긴밀한 관계에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자국 내정에 대한 ‘간섭’ 경고

 
2026년 10월 1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아제르바이잔 영사관 앞에서 히잡 착용 금지 조치에 항의하는 튀르키예 시민들. (사진: 화면 캡처)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최근 공립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모두의 히잡 착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추진하면서 일부 대중의 반발과 함께 이웃 동맹국인 튀르키예의 강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지난주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세속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복장을 금지하는 조치에 항의한 여러 튀르키예 당국자들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 규정은 히잡을 착용한 여성들의 학교 출입을 금지하는 데 사용돼 왔다.

이 법에 반대하는 시위는 아제르바이잔과 튀르키예 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도됐다.

튀르키예 언론은 아제르바이잔의 이번 법률을 1980년대 튀르키예에서 통과된 유사한 법률과 비교했다. 당시 튀르키예 법률 역시 히잡을 착용한 여성들이 머리 스카프를 쓴 채 공립학교와 대학교에 다니는 것을 금지했다. 이후 제정된 규정들은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머리 가리개 착용도 금지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고문인 옥타이 사랄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아제르바이잔의 이번 조치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러 튀르키예 소셜미디어 계정도 히잡 금지 조치를 비판하는 동시에 알리예프 대통령과 이스라엘의 긴밀한 관계를 규탄했다. 일부는 지난달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유엔 총회 연설 당시 다른 많은 무슬림 지도자들과 달리 알리예프 대통령이 회의장을 떠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이 이끄는 신아제르바이잔당(YAP)은 이번 주 초 발표한 성명에서 튀르키예 측의 비판을 반박했다.

이 당은 “아제르바이잔과 튀르키예 국민을 하나로 묶는 역사적인 우호 관계”를 위태롭게 하지 않기 위해 자제해 왔다고 주장하면서, 튀르키예 정당들로부터 시작된 “아제르바이잔을 겨냥한 정보전”을 비판했다.

신아제르바이잔당은 성명에서 “최근 아제르바이잔을 겨냥한 이 정보전이 더욱 공격적이고 조직적이며 공개적인 명예훼손의 성격을 띠면서 격화되고 있다. 특히 튀르키예 대통령의 수석고문직을 맡고 있는 인물과 집권 정의개발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여기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행위가 양국 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명은 이어 “우리는 머리 가리개와 같은 민감한 문제를 정치적 조작과 분열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이 튀르키예 국민의 단결에도, 전체 무슬림 세계의 연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를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특히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정의개발당(AKP) 정부가 이러한 해로운 정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알리예프 대통령도 이달 초 자신의 당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아제르바이잔 내정에 대한 간섭을 강하게 비판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간섭하는 당사자들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모두가 자신의 분수를 알아야 합니다. 우리의 일에 간섭하거나, 우리의 생활방식에 참견하거나, 우리에게 무엇을 해야 한다고 지시해서는 안 됩니다. 모두가 자기 민족과 국가의 일에 신경 써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아제르바이잔 의회의 튀르키예 친선 의원모임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의개발당이 아제르바이잔을 겨냥한 “도발”을 허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제르바이잔과 튀르키예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는 부분적으로 아제르바이잔 인구의 상당수가 튀르크계라는 사실에 기인한다. 양국은 튀르키예어의 유사한 방언을 사용하며, 아르메니아에 속했던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싸고 2020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사이에 벌어진 전쟁을 포함해 군사작전에서도 협력해 왔다.

그러나 옛 소련 공화국인 아제르바이잔은 인구의 대부분이 시아파 무슬림인 반면, 튀르키예는 수니파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한다.

양국은 공식적으로 세속국가다. 그러나 튀르키예는 점점 더 공개적으로 이슬람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

아제르바이잔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동시에 종교와 국가의 분리를 법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종교적 복장에 대한 금지는 공립 교육기관에만 적용되며, 공공장소 전반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하는 포괄적인 조치는 아니다.

아제르바이잔은 이스라엘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유대 국가인 이스라엘의 주요 석유 공급국이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을 비롯한 이스라엘 정부 당국자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했으며, 알리예프 대통령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최근 이란과의 분쟁 기간 아제르바이잔은 유대인과 이스라엘 관련 시설을 겨냥한 이란의 테러 음모를 저지하는 데도 기여했다. 또한 이란 표적에 대한 공격의 일환으로 이스라엘 특공대원들이 자국 영토에서 작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로 인해 지난 3월 ‘포효하는 사자 작전(Operation Roaring Lion)’ 당시 이란이 아제르바이잔을 상대로 드론 공격을 감행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란 인구의 16~24%는 아제르바이잔계이며, 이란 정권은 아제르바이잔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강화되는 것을 비판적으로 바라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