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서 10·7 공격 주년 맞아 친가자·친이스라엘 집회 열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주도의 이스라엘 학살 3주기가 지난 지 며칠 후인 토요일, 수백 명의 가자지구 지지 시위대가 캐나다 토론토 도심에서 행진했다.
시위대는 “우리의 모든 순교자들, 우리의 모든 아이들, 아들딸들을 기릴 것이다!”와 “내 생애에 팔레스타인인들이 자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또한 “엡스타인 계급을 타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 구호는 권력층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유대계 미국인 금융인 제프리 엡스타인을 거론한다는 점에서 반유대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집회에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반대하는 유대인과 이스라엘인들도 참가했다. 이들 중 일부는 유대 민족의 국가적 고향 건설을 지지하는 운동인 시온주의에도 반대했다.
보안상의 우려로 성을 밝히기를 거부한 65세의 가자지구 지지 시위 참가자 슐로미트는 “저는 하이파에서 학교를 다녔고, 팔레스타인인들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 직접 봤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매우 시온주의적인 가정에서 자랐지만, 실제로 이스라엘에서 생활하면서 여러 문제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슐로미트는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공동체들을 공격했을 당시 살해된 캐나다계 이스라엘인 평화운동가 비비언 실버와의 인연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점령에 반대하는 유대인들(Jews Against Occupation)’이라는 문구가 적힌 배지를 착용한 슐로미트는 “저는 비비언과 관계가 있던 사람들을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평화운동가였고, 그에게 일어난 일은 저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 건너편에는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소규모 맞불 시위대가 모였다. 이들은 이스라엘 국기와 이슬람화 이전 이란의 국기를 들고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38세의 페르시아계 여성 마히야 타야비는 자신이 친이스라엘 시위에 참가한 이유를 설명했다.
타야비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그의 별명인 ‘비비’로 지칭하며 “저는 페르시아인이지만 이스라엘을 사랑합니다. 유대 민족을 사랑합니다. 비비와 이스라엘군(IDF)은 제 나라를 도왔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2월 말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이후 일부 이란인들은 이를 축하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다. 현지 경찰은 시위와 무관한 사건과 관련해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디아스포라부는 토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캐나다 전역에서 약 17건의 반이스라엘 시위가 열릴 것으로 평가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0월 7일 3주기를 맞아 하마스의 잔학행위를 규탄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연대를 표명했다.
카니 총리는 성명에서 “캐나다는 하마스를 명백히 규탄합니다. 하마스는 비무장화된 팔레스타인 국가의 향후 통치에 어떠한 역할도 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두 국가 해법의 일환으로 안전하고 안보가 보장되는 이스라엘을 추구하는 이스라엘 국민과 확고하게 함께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실버를 비롯한 하마스 공격 희생자들도 추모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 살아온 삶과 그들이 사랑했던 사람들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상실의 슬픔을 겪고 있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그들에 대한 기억이 축복으로 남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캐나다에서는 10월 7일 공격 이후 반유대주의와 반이스라엘 정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전 세계 유대인 단체 연합은 반시온주의와 이슬람주의 극단주의가 캐나다 사회에서 반유대주의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유대인문제센터(Center for Israel and Jewish Affairs) 역시 반이스라엘 시위가 캐나다 유대인 공동체에 대한 적대감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센터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캐나다 통합위협평가센터는 이러한 상황을 외면할 때 초래될 결과에 대해 경고해 왔습니다. 유대인 공동체를 겨냥한 행위가 빈번해지고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면, 폭력에 취약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실제 폭력으로 나아가도록 부추길 수 있습니다.
공동체들이 살해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모이는 시기에, 10월 7일 잔학행위를 저지른 ‘저항 세력’을 찬양하는 행사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 사회에서 무엇이 용인될 수 있는지에 대해 시민사회 지도자들이 분명한 도덕적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