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무슬림계 미국인 27%, 9·11 테러 배후로 ‘이스라엘·시오니스트’ 지목
미국 무슬림의 4명 중 1명 이상이 2001년 9·11 테러의 배후로 이스라엘이나 '시오니스트'를 지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예루살렘 안보대외문제센터(JCFA)의 신규 연구를 통해 공개되었다.
해당 설문조사 결과, 미국 무슬림 응답자 416명 중 27.40%가 9·11 테러를 '시오니스트의 공작'이라고 답한 반면, 알카에다에 책임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3.56%에 그쳤다.
이에 반해 약 3,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해당 참사의 주범으로 비(非)무슬림 응답자(429명)의 62.24%는 알카에다를 지목했다. 공인된 역사적 사실과 수사 기록은 알카에다와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 네트워크를 명백한 배후로 규정하고 있다.
JCFA 선임연구원 어윈 J. 맨스도프(Irwin J. Mansdorf) 박사와 국제자유연맹(IFC) 찰스 제이콥스(Charles Jacobs) 대표가 이끈 이번 연구는 〈9·11 25년 후: 음모론이 역사적 사실에 도전하다(Twenty-Five Years After 9/11: Conspiracy Theories Challenge Historical Fact)〉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연구진은 미국 무슬림 416명과 비무슬림 미국인 429명의 응답을 교차 분석하여 9·11 테러, 국가안보 위협, 미국 공공기관 등에 대한 인식 차이를 비교했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심각한 사회·종교적 균열과 대중 전반에 걸친 역사적 사실성의 급격한 붕괴라는 두 가지 주요 경로를 통해 미국 사회의 '공유된 현실'이 극심하게 해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이나 '시오니스트'에 책임을 돌린 27.4% 외에도, 미국 무슬림 응답자의 18.5%는 미 정부나 중앙정보국(CIA)이 9·11의 배후라고 답했다. 나머지 응답자들은 다른 설명을 택하거나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세대 간 인식 차이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30세 미만 응답자 중 알카에다를 9·11 배후로 지목한 비율은 40%에 불과했으며, 28.6%는 책임 소재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젊은 세대 사이의 이러한 불확실성이 "온라인상의 왜곡 정보와 디지털 선동에 매우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짚었다.
종교 및 정치 성향에 따른 국가안보 위협 인식 역시 큰 간극을 드러냈다. 미국 무슬림 응답자 중 26.2%는 '향후 대규모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단일 최대 위험 요인'으로 미 정부 기관이나 CIA를 지목했다. 반면 공화당 지지 응답자의 58%는 '전통적인 외부 방위 관점'에 입각해 이란과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을 가장 큰 위험으로 꼽았다.
연구진은 "미국은 9·11을 당해도 쌌다"고 주장했던 정치 평론가 하산 파이커(Hasan Piker)의 발언에 대해서도 의견을 물었다.
비무슬림 응답자 중에서는 71.3%가 해당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 또는 '강하게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면 미국 무슬림 응답자 중에서는 반대 입장이 47.1%였고, 28.1%는 '동의한다' 또는 '강하게 동의한다'고 답했으며, 24.8%는 '중립'을 선택했다.
설문조사는 미국 학교 교육 과정에서 9·11 참사를 의무 교육 과목으로 지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비무슬림 응답자 사이에서는 공화당 지지자의 77.5%, 민주당 지지자의 66%, 무당파의 60.8%가 의무 교육 도입을 찬성했다. 반면 미국 무슬림 응답자 중 찬성 비율은 44.7%에 그쳤고, 3분의 1 이상이 중립적인 반응을 보였다.
연구 책임자인 맨스도프 박사는 예루살렘 포스트(The Jerusalem Post)와의 인터뷰에서 "조사 결과는 두 가지 점에서 매우 분명하다. 첫째, 9·11 테러를 누가 자행했는지에 대해 젊은 세대의 지식이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며, 둘째는 미국 무슬림들이 미국 전체 인구에 비해 이 공격이 알카에다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감행되었다는 사실을 훨씬 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9·11 사건에 대한 더 높은 인식과 체계적인 교육이 절실하다"며 "매년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데는 강한 관심이 쏠리는 반면, 테러범들의 실체와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관심만 기울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