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인·미국계 유대인, 뉴욕서 논란의 다큐 영화 ‘나자(NAZA)’ 상영 규탄 시위
일요일 저녁 뉴욕시 링컨 센터(Lincoln Center) 밖에서 수십 명의 이스라엘인과 미국계 유대인들이 모여 영화 《나자(NAZA)》의 상영에 항의하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다룬 이 논란의 영화가 이스라엘 국방군(IDF)과 2023년 10월 7일 대학살에 대해 왜곡된 주장을 유포하고 있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이스라엘계 미국인 위원회(IAC)가 주도한 이번 시위는 뉴욕 최고 권위의 예술 공간 중 하나인 링컨 센터에서 연례 뉴욕 영화제의 일환으로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진행되었다. 이스라엘 국적의 유발 아브라함(Yuval Abraham)과 바셀 아드라(Basel Adra), 공동 감독인 라헬 조르(Rachel Szor)와 함단 발랄(Hamdan Ballal)이 제작한 이 영화는 가자지구에서 IDF가 민간인을 고의로 표적 삼았다는 주장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표방하고 있다.
시위 현장에는 소형 트럭에 장착된 대형 LED 스크린들이 동원되어, 《10월 7일: 학살의 증언(October 7: Bearing Witness to the Massacre)》이라는 다큐멘터리의 일환으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자행한 테러 당시의 원본 영상을 연속 상영했다.
화면에는 영화 《나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기록 문서와 반증 자료뿐만 아니라, 영화에 등장하는 주장들의 출처, 연구 방법론, 제작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반박 내용들이 함께 송출되었다.
IAC는 공식 입장을 통해 "영화에는 편집자가 있지만, 역사에는 편집자가 없다"며 "우리가 이곳에 선 이유 자체가 메시지다. 우리는 10월 7일의 진실이 이야기에서 지워지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노바(Nova) 음악 축제 생존자인 롬 엘-하이(Rom El-Hai)와 셸레브 비톤(Shelev Biton), 그리고 10월 7일 수십 명의 생명을 구한 이스라엘 국적 베두인 유네스 알-가르나위(Younes Al-Garnaoui)도 시위 대열에 함께했다. 이들은 집회를 위해 특별 제작된 티셔츠를 입고 피켓을 들었다.
뉴욕 주재 이스라엘 총영사관과 외무부의 공조 활동의 일환으로 오피르 아쿠니스(Ofir Akunis) 뉴욕 총영사도 현장에 직접 참석했다.
아쿠니스 총영사는 "우리는 거짓과 피의 중상모략이 승리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이 영화의 제작자들은 수치스러운 인물들"이라며 "우리의 용감한 장병들과 이스라엘 국가를 향한 이들의 선동을 결코 묵과하지 않고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IDF 대변인실 역시 영화의 핵심 주장에 대해 즉각 반박에 나섰다. 대변인실은 "완전한 거짓말"이라며 "IDF는 가자에서 500명의 민간인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습이나 그 근처에 이르는 숫자의 작전을 계획하거나 승인하거나 실행한 적이 결코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더욱이 전쟁 전반에 걸쳐 IDF의 공습으로 그와 유사한 규모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신빙성 있는 주장은 단 한 번도 제기된 바 없다. 영화 제작자들은 이 주장을 전혀 검증하지 못했고 실질적인 뒷받침 증거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그대로 공표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상영을 둘러싼 거센 반발은 최근 뉴욕 일대의 유대계 미국인들이 급증하는 반유대주의에 대한 극심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현실과 맞물려 있다.
뉴욕시 공립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은퇴해 뉴저지 북부에 거주 중인 유대인 미망인 미리암 S.(Miriam S.) 씨는 최근 올 이스라엘 뉴스(All Israel New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직접 겪은 경험과 우려스러운 반유대주의 확산세를 증언했다.
그녀는 "브루클린에서 자랐지만 그곳에 마음 편히 가본 지 수년이 흘렀다"며 "요즘은 맨해튼에 갈 때마다 노골적인 경멸의 시선을 받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최근 결혼 선물을 사러 갔을 때 겪은 충격적인 일화를 회상했다. "몇 달 전 누군가에게 줄 결혼 선물을 사려고 1970년대 후반부터 평생을 드나들며 수천 달러를 써온 단골 매장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날 매장에서의 대우는 이전과 완전히 달랐다. "이번에는 점원들이 나와 말조차 섞으려 하지 않았다. 도와달라고 말을 걸어봤지만, 내가 투명인간이라도 된 것처럼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척을 했다. 결국 아무것도 사지 못한 채 가게를 나왔고, 다시는 그곳에 가지 않을 생각이다."
미리암 씨는 예전 제자로부터 걸려 온 뜻밖의 전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0여 년 전 내 교실에 있던 옛 학생 하나가 난데없이 전화를 걸어와 다짜고짜 폭언을 퍼부으며, 내 제자였다는 사실이 수치스럽다고 쏘아붙였다."
그녀는 자신이 겪고 있는 이러한 적대감이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 뉴욕 시장의 당선 이전부터 존재했으나, 그가 시장에 당선된 이후 확연히 악화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맘다니가 들어서기 전에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있었지만, 그가 당선된 이후 한층 더 심각해졌다"며 "내 조국 안에서조차 마치 유배된 사람처럼 느껴진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