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Israel

이스라엘, 안보 우려로 튀르키예 기후 정상회의 불참 가능성 높아

 
2026년 8월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촬영된 2026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로고. (사진: Shutterstock)

이스라엘이 안보 우려와 악화된 외교 관계로 인해 다음 달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정상회의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이스라엘 기후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국제 협력과 투자, 영향력 확대의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참가 여부는 여전히 검토 중이지만, 환경운동가들과 연구자들은 공식 대표단이 불참할 경우 국가 이익과 국제 기후정책에 기여할 수 있는 이스라엘의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스라엘 환경보호부는 “현 단계에서는 공동 대표단의 출국이 아직 승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 문제를 재검토하고 있으며,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습니다”라고 밝혔다.

텔아비브대학교 기후이니셔티브 책임자인 콜린 프라이스 교수는 국제적 의사결정에 대한 이스라엘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더라도 이번 정상회의는 기후정책뿐 아니라 외교적 참여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프라이스는 “이 회의는 정치적 성격이 더 강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참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엔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더라도 참여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른 것 같습니다. 회의가 튀르키예에서 열린다는 사실 때문에 많은 사람이 참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프라이스는 또한 이스라엘 정부가 기후 문제에 충분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참가를 둘러싼 안보 및 외교적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요즘 환경보호부는 거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어 관심도 줄어들었습니다. 안보 우려와 정부의 관심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참석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민간 부문 대표들은 참석할 수도 있습니다.”

정치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프라이스는 이스라엘 연구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보이콧이나 국제 과학 협력의 붕괴는 목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 분야에서 활동하고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보이콧이 있다거나 현재 상황이 학술회의를 포함한 국제 협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느끼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과학 분야에서는 정치적 영향이 훨씬 적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의 한 장에 대한 검토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프라이스는 이스라엘의 불참이 경제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국제 투자와 전문적인 인적 네트워크에 부분적으로 의존하는 이스라엘 기후기술 분야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노출 기회도 없고, 네트워크 형성도 없고, 투자도 없습니다. 4년 전에는 기업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훨씬 많았습니다. 저도 스타트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지난 1~2년 동안 투자자들이 답변을 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이메일을 보내도 아예 답장이 없습니다. 기후테크[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혁신 기술] 분야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크게 줄었습니다.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 이러한 인맥을 형성하고 만남을 가질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그린피스 이스라엘 공동대표인 우디 아브니 역시 이스라엘의 불참이 국익을 해치고, 경제와 안보, 환경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참여할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정상회의 참석은 필수적입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식 대표단의 부재는 국익과 이스라엘 국민에게 해를 끼칩니다. 만약 이것이 유로비전이었다면 상황도, 반응도 매우 달랐을 것입니다. 정부는 개최국에 이스라엘 대표단의 안전 보장을 요구하거나 유엔에 정상회의 개최지 변경을 요청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튀르키예는 거의 1년 전에 개최국으로 선정됐습니다”라고 평가했다.

아브니는 이번 정상회의가 국제 외교를 넘어 에너지와 환경 규제, 기후기술 자금 지원에 관한 결정 등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아브니는 “유로비전과 달리 기후정상회의에서는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 환경 규제, 녹색기술 자금 지원과 같은 문제에 대해 기술적이지만 중요한 결정들이 내려집니다. 이러한 결정은 모든 이스라엘 국민의 삶의 질과 생활비, 경제, 국가안보, 그리고 산불과 가뭄을 포함한 기후 위기의 영향에 대응하는 우리의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라고 설명했다.

네게브 벤구리온대학교 기후변화연구소 책임자인 아브너 그로스 박사도 이스라엘의 불참이 국제 과학 및 경제 논의에서 이스라엘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로스는 “기후 위기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이며, 앞으로도 계속 우리와 함께할 것입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을 포함한 전 세계 공동체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영향력을 발휘하고 이러한 노력에 동참하는 방법 중 하나는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참석하는 국제 기후정상회의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불참은 세계적인 대화에서 한 걸음 더 물러나는 신호가 될 것이며, 학문적·경제적으로 이스라엘에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의 불참 가능성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주도한 이스라엘 공격 이후 예루살렘과 앙카라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가운데 제기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반복적으로 비판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했으며, 하마스를 지지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에르도안은 이스라엘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 하마스의 학살을 규탄하는 것도 거부해 왔다.

이스라엘은 테러 조직 하마스가 10월 7일 자국을 침공해 약 1,200명을 학살하고 251명을 납치한 이후, 하마스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할 정당한 권리가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집단학살’과 ‘전쟁범죄’ 혐의를 부인하면서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하마스가 국제법을 위반해 가자지구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 8월 튀르키예는 이스라엘에 대한 ‘집단학살’ 의혹을 다시 제기하며 네타냐후에 대한 국제적인 체포영장 발부를 촉구했다. 이에 네타냐후는 튀르키예를 규탄하고 에르도안을 “반유대주의 독재자”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