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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침공 3년 후, 이스라엘인들 “유럽인보다 중동인에 더 가깝다”… 새 여론조사

 
2026년 6월 4일 구쉬 에치온의 아루곳 농장에서 결혼식을 앞두고 낙타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 하임 골드버그/Flash90)

유대계 이스라엘인들은 점점 더 강하게 자신을 이스라엘인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자국을 유럽보다 중동에 더 가까운 나라로 바라보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유럽 내 유대인 삶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는 이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월요일 발표된 히브리대학교의 새 조사에서 나타났다.

2026 히브리대학교-유럽포럼(HU-EF) 바로미터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침공 3년 뒤, 이스라엘인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유럽과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조사했다. 조사 결과, 당시 공격과 이후의 전쟁들은 이스라엘인들의 정체성 인식과 유럽에 대한 시각에 상당한 변화를 동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히브리대학교의 기셀라 닥스 교수가 이끌었으며, 이스라엘과 일부 유럽 국가에서 시장조사업체 칸타와 협력해 수집한 온라인 응답을 바탕으로 했다.

닥스는 공식 성명에서 “이번 바로미터는 근본적인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순간을 포착한다”며 “10월 7일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이스라엘인들은 안보와 정체성 문제뿐 아니라 유럽과의 관계, 그리고 이를 형성하는 정치세력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유대인의 거의 절반인 48%는 이란과 그 테러 대리세력인 하마스 및 헤즈볼라와 3년간 전쟁을 치른 뒤 자신의 이스라엘 정체성이 더 강해졌다고 답했다. 이스라엘 정체성이 약해졌다고 답한 비율은 10%에 불과했다.

그러나 아랍계 이스라엘인들 사이에서는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37%는 10월 7일 공격과 이후 가자 전쟁을 거치며 자신의 이스라엘 정체성이 약해졌다고 답했고, 18%는 더 강해졌다고 답했다. 하마스 주도 공격 당시 수십 명의 아랍계 이스라엘 군인과 민간인이 사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유대인이 어디에서 더 안전한지를 둘러싼 인식에서 이스라엘과 유럽 사이의 거리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스라엘인의 약 71%는 유대인이 유럽 국가보다 이스라엘에서 사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답했다. 반면 이에 동의한 비율은 독일 응답자 27%, 영국 24%, 프랑스 25%, 폴란드 35%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는 10월 7일 공격 이후 유럽과 다른 서방 국가들에서 반유대주의가 증가하는 데 대해 이스라엘인들과 많은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우려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조사는 또 이스라엘인들이 자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변화가 있음을 보여줬다.

현대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후 동양과 서양 문화가 복합적으로 융합된 사회였다. 유럽 아슈케나지계 뿌리를 가진 많은 이스라엘인들이 여전히 유럽과 강한 연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대계 이스라엘인의 최소 50%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가족적 뿌리를 둔 미즈라히 유대인들이다.

새 조사에 따르면 유대계 이스라엘 응답자의 42%는 이스라엘을 중동 국가에 더 가깝다고 봤으며, 이스라엘이 중동보다는 유럽에 더 가깝다고 답한 비율은 18%에 불과했다. 아랍계 이스라엘인 가운데서는 50%가 이스라엘의 국가문화가 유럽보다 중동에 더 가깝다고 답했는데, 이는 2022년 조사 수치의 세 배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인식 변화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스라엘인들은 여전히 유럽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으며, 경제 및 기술 발전 수준에서 오랫동안 이스라엘과 비교 가능한 지역으로 여겨져 온 유럽연합(EU) 국가들과 개인적·문화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프로젝트로서 유럽연합을 바라보는 이스라엘인들의 태도는 크게 악화됐다. “EU는 전반적으로 성공적이다”라는 문장에 동의한 이스라엘 응답자는 27%에 불과했다. 이는 10월 7일 공격 이전인 2022년 EU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57%와 비교해 크게 낮아진 수치다.

조사에서는 유럽 내 유대인 삶의 미래에 대한 비관론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인의 69%는 유럽 유대인들의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답했으며, 이는 2022년 53%에서 상승한 것이다. 특히 고령층 이스라엘인들이 가장 높은 수준의 비관론을 보였다.

유럽 국가들에 대한 이스라엘 응답자들의 평가는 국가별로도 크게 엇갈렸다.

이스라엘인의 43%는 독일을 가장 친이스라엘적인 유럽 국가로 평가했으며, 헝가리 37%, 폴란드 21%가 뒤를 이었다. 반면 프랑스와 스페인은 각각 응답자의 54%에게 가장 반이스라엘적인 유럽 국가로 평가됐고, 영국은 29%로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