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적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 텔아비브행 플라이두바이 여객기 추락 기도에 이스라엘 정가 격앙
야당 정치인들, 여당·연정 향해 “이번 사태를 정략적 이익에 악용” 맹비난
두바이발 텔아비브행 플라이두바이(flydubai) 여객기에서 부기장이 기체를 추락시키려 시도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 후, 이스라엘 정치권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위험을 무릅쓰고 개입해 참사를 막아낸 이스라엘 승객들의 용기를 한목소리로 칭송했다.
청백당(Blue and White) 대표이자 전 국방장관인 베니 간츠(Benny Gantz)는 비행기 추락을 막아낸 이스라엘 승객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간츠 대표는 기내 피습 사건의 세부 정황이 흘러나오기 시작한 직후 𝕏(구 트위터)을 통해 "오늘 아침 이스라엘행 플라이두바이 항공편에서 일어난 구체적인 사건 전말을 모두 파악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이스라엘인들이 참으로 보기 드문 특별한 존재라는 점만큼은 이미 명백하다"며 "명백한 죽음의 공포 앞에서 이 항공편 승객들이 보여준 기지와 담대함이야말로 우리 민족을 이루는 진정한 본질"이라고 치하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 역시 테러 용의자를 제압하고 대참사를 막아낸 승객들의 활약상을 극찬했다.
베네트 전 총리는 자신의 𝕏 계정에 "비행기가 급강하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수천 미터 상공에서 무장한 납치범을 침착하게 제압하고 180명의 목숨을 구해내는 국민이 이 세상 어디에 또 있겠는가?"라며 "온 이스라엘 백성이 여러분을 자랑스러워하며 여러분의 용기와 기지에 경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테러 동기를 명시한 공식 정부 발표가 나오기 전,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이스라엘 국가는 결과가 아닌 범행의 '의도'에 상응해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비행기를 추락시켜 180명의 이스라엘인을 살해하려 한 자는 살인을 실제로 저지른 것과 동일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자뿐만 아니라 그를 배후에서 사주한 모든 국가나 테러 조직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미키 조하르 문화체육부 장관 역시 소셜 미디어에 비슷한 입장을 내며 "이스라엘의 적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 관료 중 이번 사태를 테러 기도로 가장 먼저 공식 규정한 인물은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이었다.
카츠 장관은 수요일 낮 이스라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플라이두바이 항공기에서 발생한 중대 사건은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테러 기도였으며, 조종실 문을 부수고 들어가 테러범을 제압한 뒤 기내에 타고 있던 다른 조종팀에게 비행 통제권을 되돌려준 이스라엘 승객 몇몇의 영웅적 희생 덕분에 간신히 저지되었다"고 밝혔다.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란, 레바논, 가자, 그리고 유대와 사마리아(서안지구)에서 지속적인 군사 작전을 밀어붙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파 야당 대표인 아비그도르 리베르만(이스라엘 베이테이누) 역시 승객들의 활약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이번 사태 해결의 공을 정치적으로 가로채려 드는 집권 여당 인사들의 행태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리베르만 대표는 "사건이 안전하게 마무리되고 모든 승객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극심한 압박과 직접적인 생명의 위협 속에서도 상황을 통제해 낸 이스라엘 승객들이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이어 "국민들이 극심한 위험과 불확실성에 직면했던 항공기 납치 사태마저 정치적 득점을 위한 기회로 이용하려 드는 관변 나팔수들과 당파적 인사들의 행태는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하지만 골드크놉프, 데리, 그리고 비비(네타냐후)의 정권 아래에서는 이제 어떤 일도 놀랍지 않다.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동안 그들은 언론 플레이의 기회만을 엿보고 있었다. 우리는 곧 이 정신 나간 정부를 교체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The Democrats) 야이르 골란 대표 역시 사태 해결에 기여한 이스라엘인들을 격려했다.
골란 대표는 𝕏에 "두바이발 이스라엘행 항공편에 대해 드러나는 세부 사항들을 접하며, 위험의 순간에 비범한 기지와 탁월한 용기를 발휘해 준 용감한 이스라엘인들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이런 순간들이야말로 우리가 누구인지, 진실의 순간에 비범한 용기를 드러내는 평범한 국민들이 누구인지를 상기시켜 준다"고 밝혔다.
한편 야당 당수 야이르 라피드는 화요일 저녁 네타냐후 총리가 대국민 영상 연설에서 이러한 류의 테러 공격 가능성에 대해 미리 경고했었다는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라피드는 당시 총리의 연설 직후 정례 안보 브리핑을 받은 바 있다.
라피드는 𝕏 게시글에서 "분명히 밝혀두건대, 어젯밤 총리와의 안보 브리핑에서 오늘 아침의 항공기 사건과 아주 미세하게라도 유사한 내용은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비슷하지도, 연상되지도, 암시조차 없었다"며 "나팔수들이 지금 벌이고 있는 언론 플레이는 그들이 이스라엘의 안보를 희생양 삼아 또다시 저열한 정치 놀음을 벌이고 있음을 증명할 뿐이다. 무책임한 자들"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익명의 정부 관계자가 "어젯밤 군사비서관이 총리에게 전 세계적으로 테러 징후가 현저히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를 올렸다"고 해명하자, 라피드는 플라이두바이 사건과 그 경고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재차 부인했다.
라피드는 "그토록 무책임한 '정치권 소식통'(도대체 누구인지 뻔하지만)이 또다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해외 테러 위협에 대한 경보는 2년 이상 지속되어 온 통상적인 사안일 뿐, 항공기나 오늘 아침 벌어진 일과 유사한 내용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메이 골란 교통장관이 플라이두바이의 이스라엘 노선 운항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아미르 하예크(Amir Hayek) 전 주아랍에미리트 이스라엘 대사는 "플라이두바이와 에티하드는 가장 험난했던 시기에도 이스라엘 노선 운항을 멈추지 않은 전 세계 유이한 항공사들"이라며 "UAE와 해당 항공사는 온갖 억측을 내려놓고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철저히 조사할 수 있도록 배려받을 자격이 있다"고 짚었다.
하예크 전 대사는 "나는 그들을 신뢰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드루즈계 방송인 로레나 카티브(Lorena Khateeb)는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승무원들의 보살핌을 받는 이스라엘인 승객의 영상을 공유하며 "인류애가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고 있으며, 이것이 어쩌면 평화로 가는 길을 열어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글을 남겼다.
مسافرون إسرائيليون يتلقون الرعاية من طاقم سعودي بعد هبوطهم في المملكة العربية السعودية.
— Lorena Khateeb | لورينا خطيب (@kh_lorena) September 30, 2026
الإنسانية تجمعنا، وربما تفتح الطريق للسلام ? 🇮🇱🇸🇦 pic.twitter.com/HMFJHodCUL
그녀는 또한 비상 착륙했던 사우디 타부크 공항에서 현지 관계자들이 베풀어준 따뜻한 환대와 높은 수준의 보살핌에 깊은 감사를 전하는 또 다른 이스라엘 승객의 인터뷰 영상도 함께 게재했다.
사태 발생 수 시간 뒤, 플라이두바이 측이 급파한 두 번째 대체 항공기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 도착해 모든 이스라엘인 승객을 태우고 본국으로 무사히 귀환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