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급등에… 이스라엘 기름값, 갤런당 10달러 넘어 역대 최고치 경신 전망
이스라엘 운전자들과 기업들이 이번 주 또 한 차례의 가솔린 가격 인상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수요일과 목요일 자정을 기점으로 일반 무연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52아고롯 급등해 역대 최고치인 리터당 8.27세켈(갤런당 약 10.17달러 상당)에 도달할 예정이다.
이번 유가 급등은 국제 원유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와 이스라엘 셰켈화 대비 미국 달러화의 강세, 그리고 이스라엘의 연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복합 요인에 의해 촉발되었다. 급등한 연료 비용은 광범위한 상품과 서비스의 물가 상승을 부추기며 이스라엘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전 세계 휘발유 가격은 이란 정권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요구와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바브 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유조선들에 대한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의 해상 위협이 고조되면서 수주일 만에 13% 가까이 폭등했다.
이 두 전략적 해상 요충지 사이에서 원유 운송이 차질을 빚자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 역시 배럴당 93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원유 공급은 주로 중앙아시아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에서 들여오며, 튀르키예 제이한(Ceyhan) 항까지 파이프라인을 거쳐 운송된다. 이스라엘이 페르시아만이나 홍해의 지정학적 혼란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지는 않으나, 원유 가격은 국제 시장가에 연동되기 때문에 아제르바이잔으로부터 도입하는 원유 가격 역시 동반 상승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국제 원유가 주로 미국 달러화로 결제되는 상황에서, 이번 주 달러화 가치가 셰켈화 대비 지난주보다 3%나 절상되어 수입 비용 부담을 한층 더 키웠다.
이스라엘 정부는 소비자들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연료 유류세를 이미 인하한 바 있다. 이번 주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오는 10월 27일 치러질 크네세트(의회) 총선 일정에 맞춰 유류세 인하 조치를 10월 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제 유가 급등과 달러 강세 등의 요인이 임시 세금 감면의 효과를 이미 완전히 상쇄해 버린 실정이다. 식료품과 가전제품 등 일상적인 생활필수품은 물론, 가구와 주택 보수 등 고가 품목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소비재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이스라엘 경제를 짓누르는 또 다른 요인은 전 세계적인 디젤(경유) 품귀 현상이다. 주요 공급국인 러시아가 자국 내 수급 불안을 이유로 수출을 감축하면서 이스라엘의 타격이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 시설과 송유관 등 핵심 인프라를 집중 타격하면서 러시아의 경유 생산 능력은 크게 위축되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지속을 위한 군용 연료 공급을 최우선에 두고, 그다음으로 자국 민간 수요 충족에 배정하고 있다. 그 결과 수출용 물량이 거의 남지 않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이스라엘을 비롯한 기존 수입국들은 다른 대체 수출국들로부터 갈수록 희소해지고 비싸진 디젤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