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유권자들 역대급 투표 참여 속 경찰, 선거 개입 의혹 여러 건 수사

선거 방해 사례 일부 보고에도 신베트 국장 “선거 순조롭게 진행 중”

Israelis cast their votes at a polling station in Jerusalem during Election Day, October 27, 2026. Photo by Rachel Alroey/FLASH90
2026년 10월 27일 이스라엘 총선 당일 예루살렘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는 이스라엘 유권자들. (사진: 레이첼 알로이/Flash90)

이스라엘 국민들이 기록적인 규모로 투표소로 향하는 가운데, 유권자들의 투표를 방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첫 보도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CEC)는 화요일 정오 기준 이스라엘 유권자의 31.5%가 이미 투표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1973년 총선 이후 가장 높은 같은 시간대 투표율이다.

위원회는 또한 이날 오전 10시까지 이스라엘군(IDF) 장병의 30%가 투표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이전 총선에서 같은 시간까지 기록한 25.7%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높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선거 방해 의혹에 관한 여러 신고가 이미 접수됐다.

이러한 신고에도 불구하고 다비드 지니 신베트 국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다행히 지금까지 선거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선거 당일 이례적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니 국장은 “이스라엘의 선거는 안전하고 질서 있게 진행되고 있으며, 모범적인 방식으로 감시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여러 도전이 있고 선거 절차를 훼손하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솔베르그 대법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과 이스라엘 경찰의 지도 아래 우리는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화요일 이른 아침, 이스라엘 경찰 남부지구 사기수사대 소속 경찰관들은 첩보를 바탕으로 네게브 지역의 한 베두인 공동체에 있는 건물을 급습했다. 이들은 만수르 압바스가 이끄는 아랍계 라암당의 투표용지와 함께 수천 셰켈이 들어 있는 봉투들을 압수했다.

경찰은 이번 급습에서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영상을 공개하고, 높은 아랍계 유권자 투표율과 아랍계 정당들의 선거 개입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이러한 행위가 국가의 유대적 정체성을 위태롭게 한다고 주장하면서, 리쿠드당 지지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네타냐후는 과거 선거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경찰의 급습 사실이 발표된 직후 라암당은 “당의 득표를 방해하기 위한 조직적인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했다.

라암당은 이스라엘 북부 지역 공동체의 투표소에서 자당의 종이 투표용지가 부족하다고 신고했다. 또한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훼손되거나 정당을 나타내는 문자가 누락되는 등 이상이 발견됐으며, 일부 투표용지에는 히브리어와 아랍어가 모두 표기돼 있어야 하는데 히브리어만 표시돼 있었다고 밝혔다.

라암당은 자당 유권자 가운데 상당수가 히브리어로 표기된 정당 문자에 익숙하지 않아 투표 과정에서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파 신인 정치인 오페르 빈터가 이끄는 이스라엘의 국민당(People of Israel)도 여러 투표소에서 자당 투표용지가 부족하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했다.

빈터의 정당은 참관인들이 일부 투표소에서 자당의 투표용지가 뒤집혀 있어 빈 종이처럼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한 투표소에서는 유권자 한 명이 투표소에 비치된 자당의 투표용지를 “모두 가져가려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고했다. 당은 전국의 다른 투표소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면 신고해 달라고 유권자들에게 요청했다.

우파 성향 언론사 채널14의 여성 기자가 하이파에서 취재하던 중 괴롭힘을 당하자, 빈터는 이를 규탄하며 “우리는 모두 형제입니다! 형제가 형제를 공격하는 일을 끝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우파 야당인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베르셰바의 한 투표소에서 부정행위 의혹을 신고했다. 한 유권자가 이미 개봉된 투표용 봉투를 받았으며, 그 안에는 리쿠드당 투표용지가 들어 있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가디 아이젠코트의 야샤르당은 여러 투표소에서 자당의 투표용지가 제거됐다고 신고했다.

야샤르당은 성명에서 “투표용지를 훔치려는 사람은 선거를 훔치려는 사람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선거의 공정성과 이스라엘 시민들의 기본적인 투표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야샤르당은 또한 아이젠코트에 대한 지지율이 높게 나타났던 여러 지역에서 투표 대기 줄이 “극도로 길다”고 주장했다.

당은 이러한 현상이 투표소로 향하는 접근로를 막으려는 시도를 의미할 수 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도착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려는 시도에 관한 신고도 여러 건 접수됐다. 그중 종교도시 베이트셰메시의 한 투표소에서는 시위대가 투표소 앞에 쓰레기를 쏟아 놓고 주민들에게 투표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표지판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민들의 투표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보고하는 것을 금지한 대법원의 이전 판결에도 불구하고, 초정통파 정당인 토라유대주의연합(United Torah Judaism)은 투표소에 배치된 당 관계자들에게 투표 참여 현황을 수기로 기록하고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대법원의 이 판결은 여러 정당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들 정당은 이러한 방식을 활용해 자당 지지자들의 투표 참여 현황을 기록해 왔기 때문이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가 이끄는 비야하드(투게더)당도 리쿠드당 활동가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전국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을 불법적으로 추적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했다.

어느 지역에서 투표율이 더 높게 나타나는지에 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베잘렐 스모트리치가 이끄는 종교시온주의당과 이타마르 벤그비르의 유대인의 힘당 등 우파 정당들은 “아랍인 사회와 좌파 강세 지역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스모트리치는 또한 빈터의 이스라엘의 국민당이 선거 봉쇄조항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계속 주장했다.

스모트리치는 “공개된 수치에 따르면 현재 봉쇄조항 아래에 있는 정당들이 이를 넘어설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라고 선언했다. 이어 유권자들에게 “여러분의 표를 쓰레기통에 버리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경찰과 보안당국은 유권자들의 투표를 방해하려는 중대한 시도를 막기 위해 전국 각지에 배치됐다.

노암 솔베르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긴 대기 줄에 관한 보고를 받았습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투표권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회복력을 보여주는 표현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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