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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NGO, ‘점령 치하’ 팔레스타인 건축물 기록한 사진집 발간

‘점령 치하 부동산’ 사진집, 억압과 궁핍 일색의 담론에 반증 제시

 
레가빔(Regavim)의 디지털 사진집에 수록된 팔레스타인 주택 중 한 곳의 모습. (사진: 레가빔)

이스라엘과 유대·사마리아(서안지구) 분쟁 지역의 토지 이용 정책을 감시하는 이스라엘 비정부기구(NGO) '레가빔(Regavim)'이 최근 유대·사마리아 전역에 위치한 100채의 팔레스타인 주택을 담은 사진집을 발간하며, 이스라엘의 탄압과 착취라는 기존 담론에 의문을 제기했다.

점령 하의 부동산(Real Estate Under Occupation)이라는 제목의 이 디지털 사진집은 화려한 대리석 계단, 대형 수영장, 분수대, 넓고 잘 가꿔진 부지 위에 우뚝 솟은 다층 저택 등 남다른 부와 호사를 보여주는 팔레스타인 저택, 빌라, 대저택들을 상세히 조명하고 있다.

레가빔은 사진집 서문에서 "우리는 탄압받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민족적 열망을 드러내는 건축적 요소, 그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가혹한 현실을 담아낸 디자인 요소, 그리고 점령으로 인해 재산을 약탈당하고 땅을 빼앗겼다는 한 민족의 투쟁 의지를 보여주는 구조적 요소들을 강조하고자 했다"며 역설적인 어조로 소개를 시작했다.

서문은 이어 "이어지는 페이지들을 통해 우리는 옛 영토와 새 영토 전역에 걸친 저택들의 모습을 바탕으로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경험하는 현실의 단면을 제시한다"며 "모든 벽돌은 그들이 겪는 탄압의 역사를 말해주고, 모든 계단은 점령 하의 비참한 삶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증언하며, 모든 안뜰은 자유롭게 살며 번영하고자 하는 열망을 반영한다"고 반어법적으로 꼬집었다.

유대 지역 헤브론 인근에는 1,100제곱미터(약 330평) 규모의 3층짜리 궁궐 같은 저택이 언덕 정상에 자리 잡아 주변 지대를 한눈에 내려다보고 있다.

입구에서 웅장한 대리석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테라스가 나오고, 이는 본관 3층 저택과 2층짜리 별채 게스트하우스를 연결한다. 웅장한 기둥들이 저택의 주된 건축적 모티브를 이루며, 깔끔하게 정돈된 잔디밭과 분수대, 정원, 야외 파빌리온, 차량 2대를 수용할 수 있는 실내 주차장이 자리하고 전체 부지는 조명이 완비된 외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멀지 않은 헤브론 인근의 또 다른 3층 저택은 장식용 아치로 마감된 기둥들이 770제곱미터(약 230평) 규모의 주 출입구로 이어져 보다 정갈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 저택 역시 높게 돋운 대지 위에 세워져 정원과 조명 벽체로 둘러싸여 있다.

사마리아의 베냐민 지역 북쪽으로 올라가면, 팔레스타인 마을 슈크바(Shukkba)의 한 언덕 경사면을 압도하는 거대한 다층 저택이 눈에 들어온다.

최소 4층 규모로 연면적이 4,800제곱미터(약 1,450평)에 달하는 이 거대한 저택은 올리브 과수원의 목가적인 풍경을 굽어보고 있다. 높은 기둥과 반원형 발코니, 완만한 계단으로 장식된 이 저택은 좌우 대칭형 부지 내에 대형 수영장을 갖추고 있으며, 양쪽 끝에는 지붕이 있는 파빌리온이 배치되어 있다.

또한 실내 전용 주차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계단식 외벽으로 둘러싸여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조금 더 북쪽으로 이동하면 사마리아의 팔레스타인 마을 마스하(Mas-ha)에 비교적 모던한 양식의 4층짜리 현대식 빌라가 나타난다.

간결하고 곧게 뻗은 직선 요소가 두드러진 950제곱미터(약 287평) 규모의 이 건축물은 계단식 올리브 밭을 내려다보는 여러 개의 발코니와 테라스를 갖추고 있다.

부지 내부에는 실내 주차장, 넓은 포장 안뜰, 별채 파빌리온, 자연 조경 등이 담장 안에 잘 조성되어 있다.

이번 사진집에는 현재 건축 중인 여러 미완성 저택들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 중 상당수는 이스라엘 최고 부촌에서도 보기 드문 수준의 호화로움을 보여준다.

레가빔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여러 촬영팀이 올해 초 단 하루 만에 서안지구 전역의 해당 부동산들을 직접 촬영했다.

레가빔은 이 사진들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주거 여건, 극단적인 결핍, 자원의 부족, 그리고 겸허하게 견뎌내는 고난에 대해 웅변하고 있다. 모든 이미지는 서안지구 도처에서 명백히 드러나는 잔혹함과 박탈, 빈곤, 그리고 점령의 멍에를 향한 절규"라고 덧붙이며 풍자를 이어갔다.

이어 "가혹한 점령의 그늘 아래서 이런 주거 환경을 조성해 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점령이 주는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갈수록 가속화되는 강제 이주, 혹독한 역경 속에서도 서안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은 유례없는 방식으로 '수무드(Sumud, 확고한 인내와 저항)'를 실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