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두바이 여객기 피랍 기도 사태, 이스라엘-사우디 간 이례적 공감대 형성…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긴 어려워”
수요일 대부분이 이스라엘인 승객이었던 텔아비브행 플라이두바이(Flydubai) 여객기 납치 기도 사건은 탑승객들이 사우디 측의 배려와 환대에 감사를 표하면서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 보기 드문 온기를 자아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수년간 이어진 안보 및 첩보 협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공식 단계에 머물러 있는 예루살렘과 리야드 간의 관계를 단숨에 크게 바꿔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객기가 사우디 북부 타부크의 프린스 술탄 빈 압둘아지즈 국제공항에 무사히 착륙한 뒤, 승객들이 모두 안전을 확보하고 부상당한 승무원들이 필요한 치료를 받게 되자 예루살렘과 리야드 당국자들 모두 안도와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공항 당국은 "터미널에서 승객들에게 필요한 제반 지원을 제공했다"며 민간 항공 운항과 승객 및 승무원의 안전에 관한 국제 협약과 조약을 충실히 준수했다고 밝혔다.
탑승객 중 일부 이스라엘인은 사우디 왕실 소유의 영문 매체인 아랍 뉴스(Arab News)와의 인터뷰에서 공항 측과 사우디 국민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이들은 사우디 측이 음식과 음료, 의료 처치를 제공하고 공항 터미널에 머문 몇 시간 동안 편안히 지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해 주었다고 전했다.
디지털 마케팅 업체를 운영하는 알모그 이탈리에(Almog Italie)는 아랍 뉴스에 공항 직원들이 "우리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주었으며, 지금까지 경험한 환대 중 최고였다. 다시 방문할 수 있기를 바라며 하루빨리 평화가 찾아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는 양국 간 핵심 소통 창구 역할을 해온 모사드를 통해 전달된 이스라엘 측의 요청을 단호히 거절했다. 이스라엘 공군의 C-130 허큘리스 수송기나 표식을 지운 모사드 항공기를 사우디 공항에 착륙시켜 승객들을 직접 데려가겠다는 제안이었다.
이러한 군용기 착륙의 대외적 모습(optics)은 국제사회에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의 암묵적인 국교 정상화 행보로 비칠 수 있었고, 이는 현재 리야드가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안이었다.
결국 플라이두바이 측이 승객들의 귀환을 위해 대체 민항기를 급파하기로 합의하면서 상황은 원만히 마무리되었다.
한 이스라엘 정보 당국자는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혹은 적어도 사우디의 대중 여론이 가시적인 이스라엘의 존재감이나 공개적인 관계를 맺을 준비가 여전히 되어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그는 "사우디는 현재 아무런 정치적 대가도 치르지 않은 채 이스라엘과의 안보 관계에서 실익만을 취하는 이른바 '비공식 파트너'의 입지를 누리고 있다. 이스라엘이 영리하다면 이러한 안보 협력을 지렛대 삼아 외교적 결실까지 이끌어내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 넓은 맥락에서 볼 때, 이번 사건이 양국 간에 긍정적인 정서를 형성했음에도 단기적으로 공식 외교 관계가 수립될 가능성은 낮다. 양국은 주로 미국의 중재 아래 요르단, 이집트와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수년간 비공식 첩보 및 외교 협력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최근에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정권의 역내 패권 확장을 추종하며 사우디를 공격해 온 예멘 후티 반군을 격퇴하는 작전에서 이스라엘이 사우디에 결정적인 정보 지원을 제공한 바 있다.
그럼에도 리야드는 국교 정상화로 나아가는 추가적인 진전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향한 불가역적인 경로에 대한 이스라엘의 확고한 약속에 달려 있다는 공식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사우디의 유명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들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비행기에 탔던 이스라엘 승객들은 끔찍한 트라우마를 겪은 동료 인간이며, 시련 끝에 전통적인 아랍식 환대와 친절로 대우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메디나에 거주하는 한 블로거는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보여준 지혜로운 대처가 "자랑스럽다"며 탑승객들의 안녕을 기원했다.
소셜 미디어를 비롯해 기성 언론과 정부 기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스라엘 인플루언서와 논평가들 역시 인도주의적 조치를 베푼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비슷한 수준의 감사와 존중을 표명했다.